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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태리 May 19. 2024

안나(목화)와 엘사(금수) 자매 공존기

겨울왕국을 보고 명리를 떠올리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 한때 동화 습작도 했던 터라, 단순한 이야기에 숨은 진리를 좋아한다. 디즈니 영화에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한때, Let it go 노래로 히트를 쳤던 <겨울왕국(The Frozen)>은 아름다운 노래와 가사가 많아 싱어롱버전을 극장에서 관람하기도 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이 영화를 봐서 알 테지만, 이 영화엔 많이 다른 성격을 가진 자매가 나온다. 명리를 알고, 이 영화를 보니 또 다른 시선으로 보인다.

명랑하고 감정이 금방 드러나는 성격을 지난 안나는 오행 중 목화의 성격을 드러낸다. 낙천적이고 (지나치게 낙천적이라 처음 보는 남자의 프러포즈를 받아들인다), 감정을 숨기지 않고, 따뜻하고, 진솔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만난다. 이런 성격은 봄과 여름을 상징하는 목화의 성격 같다.


반면, 언니 엘사는 비밀이 있고(얼음으로 만드는 마법이 있고 이걸 통제하지 못해 힘들어해 사람들을 아예 안 만난다), 마음을 다치면 냉정해진다. 사람들이 자신을 이해 못 한다고 생각하고, 얼음궁전을 짓고, 얼음 드레스를 입고 혼자 지낸다. 이런 성격은 가을과 겨울을 상징하는 금수의 성격 같다.

이 지구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다. 이런 사계절의 특정 부분의 에너지가 사람에게 가서 성격을 형성한다는 게 명리다.


봄과 여름, 즉 목화의 에너지를 가진 사람은 안나처럼 따뜻하고, 친절하며, 낙천적이고 마음을 연다. 들에 나가면 새싹이 돋고, 꽃이 피는 봄과 녹음이 우거지고 찬 아이스커피가 맛있고, 얼음 계곡도 즐거운 여름의 에너지이기 때문에 내면에 걱정이 적다. 집이 없어도 밖에서 자도 되고, 들판의 지천으로 깔린 나물을 캐 먹거나 계곡에서 물고기를 잡아먹으면 되니 마음은 태평하고 낙천적이다. 이런 사람들은 사람들에게 온기를 준다.


반면 가을과 겨울, 즉 금수의 에너지를 가진 사람은 곧 닥쳐올 긴 겨울을 준비해야 되기 때문에 걱정이 많다. 불안을 현실적인 대처의 에너지로 쓰면 좋은데, 지나치면 비관적이고, 두렵고 긴장해서 찬물을 끼얹는 말도 한다. 겨울에는 최소한의 에너지만 써야 하기 때문에, 마음이 인색해지고 최대의 불행, 한파와 긴 추위를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의 여유가 없이 방안에 처박힐 수 있다. 작은 온기에 기대어 책을 읽으며 깊은 사고에 빠질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다른 안나와 엘사와 자매로 만나다니.. 친구였다면 헤어지면 되고, 부부였다면 이혼하면 되지만, 세상의 유일한 혈육관계였던 둘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먼저 노력한 건 낙천적인 안나이다. 추운 겨울산에 숨은 언니를 찾아가 진심을 이야기한다. 엘사는 처음에는 방어적이었지만, 결국 따뜻한 자매애를 확인한다. 안나가 얼음인간이 되는 마법에 빠지자 엘사는 따뜻한 마음을 회복한다.


명리에서도 목화의 사람과 금수의 사람이 만나면 두 자매처럼 서로를 이해 못 할 수 있다. 목화는 낙천적인데, 금수는 냉정한 이야기를 한다. 그 이야기가 목화의 발산과 일벌림을 꺼뜨리는 찬물 같은 대화면 둘은 서로 이야기하기 싫어진다. 목화는 지나친 낙천성을 내려놓고, 현실적인 금수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 목화는 금수의 찬물의 말로 감정이 상할 수도 있다. 목화의 그 감정뒤에는 어쩌면 남에게 인정을 바라는 인정욕구가 숨어 있을 수 있다. 나와 다른 남이 내 생각과 다른 이야기를 해도 감정이 상하지 않으려면, 내 안의 숨은 욕구가 뭔지 보면 된다. 결국 남이 내 욕구를 실현시켜 줄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선을 긋고 다름을 존중하변 된다.


금수는 지나치게 낙천적인 목화의 이야기가 허무맹랑한 것처럼 들릴 것이다. 그래서, 과도하다 생각하고 냉정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인간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불완전한 행동을 통해 부족함을 알고 발전해 나간다. 그게 목화의 배우는 방식이다. 금수는 지나친 완벽주의로 지나친 부정성에 빠질 수 있다. 결국 어느 정도는 목화의 온기와 희망과 낙천성을 배울 필요가 있다. 서로 다르지만, 서로 배울 게 있다.


지구에는 사계절이 존재한다. 각 계절 다 쓰임이 있다. 모든 것은 변하고, 상황이 달라지니 어떤 에너지가 쓰일지 모른다. 그러니 서로 다른 사람들은 각자 다름을 존중하고 이해하면 좋겠다. 갈등은 쓸데없는 에너지를 낭비시킨다. 다양성과 초개성의 시대다. 다름을 이해하고, 각자의 장점을 존중하는 태도는 겨울왕국의 안나와 엘사 자매에게 배워야 할 미덕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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