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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태리 Jun 13. 2024

엄마의 애완텃밭

아침이면 부르는 그 소리

우리집은 구옥이다. 젊은 시절 방황해 나도 그다지 돈을 많이 못 번터라 집을 사지 않고 엄마의 구옥을 내돈으로 수리해 쓴다. 예전엔 아파트에 못 사는게 열등감이었지만, 샷시를 바꿔 보온력을 높이고, 욕실을 개조하고, 보일러를 바꾸니 살만하다. 무엇보다 좋은건 마당이 있어 사계절을 느끼는거다.


빗소리를 좋아하는 토토로. 내 인생에 빗소리를 못 듣는다면 많이 아쉬울것 같다. 난 외모도 빗소리 좋아하는것도 토토로 닮았다.


한때 독립해 오피스텔 9층에 산적 있다. 제일 아쉬운건 땅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못 듣는 거다. 토토로처럼 빗소리를 좋아하는 나로선 아쉬운 일이다. 나중에 기수련 강의에서 들으니 사람이 땅과 가까이 살 때 건강하다고 한다. 나는 고층에서  사는것보다 저층에 맞는 사람이란걸 알게 되었다.


여하튼, 그 마당에 도시 사는 들고양이도 오고, 새끼도 3마리 낳아 담벼락 위를 걷는다. 뽕나무가 있는 텃밭도 있다. 엄마가 애정하기 때문에 난 그 텃밭을 <애완텃밭>이라 부른다.


텃밭 작물들은 나보다 더 엄마말을 잘 듣는다. 상추, 케일, 고추, 콩, 오이, 호박, 가지들이 그 작은 텃밭을 가득 운다. 도시인 서울 쌍문동 살면서 이렇게 작물을 잘 가꾸기 쉽지 않다. 길 가던 사람들이 멈춰 보고 어찌 이리 잘 하냐고 칭찬하고 간다. 애완텃밭은 울 엄마의 자부심이다.


엄마는 여름이면 일찍 일어나 텃밭에 물을 주러 가신다. 아침이면 작물들이 부르는 소리가 들리신다나. 멀리서 부르는 소리를 듣고 into the unknown을 부르는 엘사도 아니고, 울 엄마는 작물과 아바타처럼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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