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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태리 Jun 14. 2024

안식년이 필요해

동네에서 오티움을 배우다

<안식년>이란 단어를 처음 알게 된 건 병원전산실에서 일할때였다. 의사나 연구원들이 때로는 노동을 쉬고 해외연수가서 새로운 지식을 배우거나 리후레쉬하는 시간이 있었다. 어떤 의사분은 모든 연차를 모아 유럽한달 여행도 가셨다. 어떻게 한달 휴가가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근무를 많이 해 연차가 쌓이면 휴가 많이 주니 그걸 모으면 가능하단다. 당시 내눈에 일을 많이 한 분 보다 안식년을 가지시는 분들이 현명해 보였다.


나중에 가톨릭 신부님을 만나니 정기적으로 안식년을 가지셨다. 잘 쉬는건 인간을 이해하는 생각되었다




화섭씨에게 취직정보가 들어왔다. 주3일만 일하는 곳이고 추후 바뀔수도 있다한다. 추후 바뀌는것은 싫고 주5일을 원한다는 화섭씨. 본인이 원하는걸 정확히 안다. 주5일을 원한다고 의사를 밝히고 거절했다.



동네 구청 블로그에 오티움(잘쉬기)라는 주제로 핸드드립커피내리기 교실을 한다해서 화섭씨와 신청했다. 바리스타를 원하는터라 본인돈 오천원을 내서라도 신청하는 화섭씨. 구두쇠인데 본인돈 쓴다는건 원한다는것이다.


나도 평일에 휴가를 내서 같이 했다. 그사이 새로 생긴 동네 커뮤니티 센터는 시설이 무척 좋았다. 할아버지부터 중년 여성까지 커피에 진심이신지 질문도 다채로웠다. 난 한때 회사에서 탕비실 원두구매담당이어서 그라인더, 원두 등 도 구입한 경력이 있다. 평소 궁금했던걸 질문하니 커피에 대해 이야기하는것 만으로도 휴식이 되는 듯 싶었다.


집에 돌아와 화섭씨에게 핸드드립커피 내리고 싶은지 물어보니 하고프다 말한다.  내가 먼저 화섭씨를 홈카페 바리스타로 만들어주자 했다. 동네 커피용품점에 들려 핸드드립세트와 신선한 스페셜티 원두를 샀다. 화섭씨에게 물을 끓여 내려보라하니 제법 한다. 3인분을 내려 가족과 함께 했다. 커피원두는 체리열매라던데 신선한 향이 입안을 가득 메운다.아, 이게 진짜 오티움이구나.


안식년과 휴식의 시간은 충전을 시켜줄것이다. 우리 가족도 안식년을 가진 의사, 연구원, 신부님처럼 사람이고 잘 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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