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를 살기 위한 걷기
서울둘레길 156km를 2021년 11월부터 걷기 시작해 2025년 11월에 다 걸었다. 걸을때마다 매번 브런치에 글을 썼다. 다시 읽어보니 총 17번 걸었다. 스템프 갯수는 26개니, 쉬운길에선 두 코스를 걷기도 하고, 어려울땐 스템프 1개를 찍기도 했다.
그 글에서 공통점으로 나오는 내용이 있다. 그 사이 둘다 갱년기 불면증 생긴것. 화섭씨는 한결같이 토요일에 서점가는 루틴이 있기 때문에 일요일만 걸었다는 것. 그리고 나란히 걷지 않는다. 언덕이나 계단이 나오면 빨리 먼저 올라가 버리는 화섭씨 습관때문에 나란히 걷기 힘들다. 그래도 간식은 같이 먹고, 도장을 같이 찍었다.우리 남매는 20대에는 마라톤훈련을 했고, 30대에는 걷기대회에 참석하곤 했다. 내가 50대, 화섭씨가 40대가 되어 둘레길을 가니 내 체력이 화섭씨와 나란히 갈 정도가 안된다.
그래도 화섭씨는 먼저 간 후 일정 기간마다 쉬면서 기다려줬다. 20대때는 내가 페이스메이커를 해줬는데, 이제 화섭씨가 페이스 메이커를 해준다.
때로는 스템프 찍는 곳을 지나치기도 했고, 비가 오면 맞기도 했다. 예상치 못한 문제가 터지면 화섭씨는 당황하거나 짜증내면 내가 해결했다. 화섭씨는 속도를, 나는 예외를 해결하며 나아갔다.
오래 걸으면 길이 주는 평안함이 있다. 때로는 둘이 예전에 자유롭게 마라톤 훈련을 했을때가 그리워진다. 그런데, 지금 몸은 관리를 꾸준히 안해 마라톤을 못하니 아쉽지만 걷는다. 지금여기 할수 있는것에 집중하자. 그게 행복의 비결이니.
브런치 기록을 돌아보니 3월, 9월, 10월, 11월에 많이 걸었다. 너무 덥거나 추우면 화섭씨는 걷기 힘들어서다. 이런 연유로 내년 3월이 되면 다른 길을 걷기로 화섭씨와 약속했다. 그전까지 겨울동안 실내 홈트 하면서 몸을 잘 만들어놔야겠다.
지금, 여기 할 수 있는 것에 몰입이 행복의 비결이다. 갱년기를 잘 보내기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그러니 계속 걷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