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장노년

햄버거 점심

by 긍정태리

화섭씨는 새 직장에 잘 적응중이다. 서울둘레길 완주 후에 만찬이 없어서 축하겸 점심을 샀다. 메뉴는 둘다 좋아하는 햄버거다.


내년에 걷기로 한 코스는 <양평 물소리길>이다. 계획을 이야기하니 끄덕이며 좋다는 화섭씨. 햄버거를 잘 먹고 복지관 운동프로그램에 대해 논의했다. 12월분이 종료되었다. 근처 복지관에 물어보니 중증장애인 전용프로그램밖에 없단다. 화섭씨 이전 직장이기도 한 복지관에 전화했다. ARS가 나온다.


"20세미만 청소년은 1번, 20세에서 49세 성인은 2번, 50세이상 장노년은 3번.."


화섭씨는 50대는 안됐지만 3번이라는걸 안다.이전에 담당분이 장노년팀이라고 하셨던걸 들었다.


마침 담당자분이 받으셨다. 내년에도 운동 프로그램을 하고싶다하니 1월에 개설될때 문자를 준단다. 담당자분이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단다.


지난 운동 모임때 화섭씨가 사타구니 부분이 찢어진 바지를 입어 속옷이 보였다고. 마침 여벌 옷이 있어 빌려줬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집에서 엄마에게 들은적 있다고 감사하다고 했다. 화섭씨가 자기생각에 빠지면 자기옷 찢어진것도 모른다고 앞으로 주의하겠다고 했다. 1월에 여벌옷 돌려드리겠다고 하고.


난생 처음 겪은 화섭씨 실수다. 앞으로 빨래 갤때 잘 봐야겠다. 이처럼 헛점도 있지만 잘 익어가고 늙어가보련다. 인생은 미완성이고, 있는그대로 받아들이면 부족함도 특성일 뿐.


여하튼 속옷도 보여주며 친해진(?) 복지관이 생겨서 좋다. 각구마다 서비스가 다른데 화섭씨에게 잘 맞는 서비스를 찾아서 좋고. 나이 들면 하나둘씩 없어질텐데 그나마 남아있는것에 몰입하기로 했다.


복지관에서 선물 받았다는 화섭씨 가방. 이걸 매면 제법 의젓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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