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에 대한 직면 (수신제가치국평천하에서 수신을 제일 먼저 해야 한다)
난 어릴 때 무척 부끄럼이 많았다. 어린 시절 사진 중 수줍음에 몸을 배배 꼬고 찍은 모습도 있다. 친구도 잘 못 사귀었다. 흔히 학창 시절 생각하면 떠올린다는 단짝 친구도 별로 없다.
국민학교와 중학교 때는 공부도 잘 못했다. 고등학교 진학 상담 시 “넌 인문계 가면 다른 아이들 들러리 될 테니 상고 가라”라고 담임이 이야기할 정도였다. 나중에 고등학교 올라가 성적을 올려 인서울대학에 한 번에 붙었을 때 그 담임에게 합격증을 날려주고 싶었다. 하여튼 난 그때 외톨이였다.
지금까지 연락하는 가장 오래된 친구는 고등학교 동창이다. 그때부터 자율적인 공부습관이 붙어 성적도 올랐고, 그 친구도 사귀게 된 것 같다. 대학에선 더 많은 친구를 사귀었지만, 그 전 시대가 워낙 외톨이 기억이 많다.
그래서인지 외로움을 잘 탔다. 여러 가지 배경 중 타고난 기질도 한몫한다. 내 또래 친구들과 다른 생각을 많이 했다. 나중에 에니어그램으로 내 성격을 보니 감성이 풍부한 사람인데, 환경이 그 감성을 받아주지 못했다. 진로도 취직 위해 공대를 갔다. 내 감정을 공감할 환경이 아닌 길을 가고 있었다.
살면서 나 혼자만 남들과 다르게 튀고, 혼자만 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았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외로움이 밀려왔다. 여러 사람과 있어도 소리를 내도 전달될 거 같지 않은 상태 말이다.
연애는 F학점이었다. 딸은 아버지와의 관계가 연애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했다. 툭하면 화를 냈던 아버지가 두렵고 낯설고 어려웠다. 당연히 남자도 두렵고 낯설고 어려웠다. 외로움을 채워준 데이트나
연애의 기억이 많이 없다. 나중에는 오히려 남자들이 유치하고 덜 성숙하게 보여 내쪽에서 멀리 했다.
30대에 우연히 팬클럽 게시판에 쓴 글이 히트를 쳐 유명해지고, 한 달 후에 팬클럽 회장이 되었다. 그때 사람을 모으고 이벤트를 하는데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때부터 무의식에 외로움을 해결하려면 내가 사람들을 모으면 된다고 착각했던 것 같다. 그 이후 외롭다 치면 나도 모르게 사람들을 모으고 있었다. 어딜 가나 반복적으로 그러고 있었다. 물론 그 모임이 순탄하게 잘 흘러가기도 했지만, 한순간 갈등으로 어그러지기도 했다.
최근에도 비슷한 행동을 나는 반복했다. 명리 심화반에 새로 들어갔다. 단톡방에서 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사람들을 연결시키고 있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분위기 좋게 만든다 좋아했다. 내가 있어 좋다고 했다. 그러다 멤버 중 한 분과 대화 중 내가 결례를 하게 되고, 기분이 상한 그분이 단톡방을 나가게 되었다. 화해를 하려 했지만, 일이 어긋나 결국 난 엄청난 욕을 먹고 상처를 받고, 내가 그 단톡방을 나와 심화반 코스를 환불받았다.
공부야 동영상 반복 청취권을 구입해 혼자 하면 된다. 그런데, 이번에는 나를 쥐고 흔드는 블랙홀 같은 나의 외로움에 대해 피하지 말고 직면해 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