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시간 에피소드 기록

우리 동네 八日市(요카이치) 사람들, 프롤로그

by 아초



카레 가게가 휴무인 날에도 할 일은 끝나지 않는다.

온갖 에피소드들이 생겼다 사라졌다 반복하는 나의 일상.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는 날들.



09시 30분 : 기상. 텃밭 일을 하러 가기 전 세탁기를 한 번 돌리고 대충 나갈 준비.

10시 30분 : 시부모님과 텃밭 잡초 정리, 흙 갈아 엎기, 시트 깔기 작업으로 전반전.

12시 00분 : 비가 와서 중단하고 매번 가는 네팔 카레 가게에서 점심 식사.

13시 00분 : 시부모님과 이사 갈 집 방문, 심을 채소 사러 원예용품이 있는 홈센터 두 곳 방문.

13시 30분 : 비가 조금 그쳐서 후반전 시작, 채소 심고 물 주기 작업.

15시 00분 : 텃밭일 끝, 집으로.


15시 15분 : 옷만 갈아 입고 휴식, 마트에서 얼음 사서 가게로.

15시 30분 : 곧 만두 가게 영업을 시작할 친구의 시식회를 위해 가게 정리.

16시 30분 : 친구 가게 도착, 함께 시식회 준비.

18시 00분 : 시식회 시작, 음료 만들고 수다 떨고 계산하고 영업 전반 이것저것.

20시 00분 : 시식회 끝, 다른 친구의 술자리 제안으로 서둘러 마감 시작, 시식회 정산과 마무리 대화.

21시 00분 : 정리 끝, 남편과 함께 친구들이 기다리는 타치노미야(서서 마시는 의자 없는 일본 술집)로.


21시 15분 : 우연히 친한 야키토리 집 사장님 시게노 상과 친구 J짱이 방문. 흥분 상태가 됨. 수다타임.

23시 00분 : 타치노미야 영업 종료로 1차 끝. 시게노 상이 우리 부부 계산을 해주고 가심. 친구들과 2차.

25시 00분 : 이자카야 영업 종료로 2차 끝. 친구가 하는 바에 가서 3차.

?시 ?분 : 즐겁게 귀가.


10시 00분 : 기상. 세탁기 한 번 돌리고 화장실을 몇 번 간 후 대충 외출 준비.

11시 00분 : 마트 가는 길에 생선 가게 사장님과 대화. 며칠 전 남편과 갔던 한국요리 가게에서 조금 대화를 나눈 옆 테이블의 남자 손님이 친구 분이셨다며 다음에 우리 가게 맛있어데이도 먹으러 와 주신다는 이야기. 그리고 오늘 마트가 휴무라는 이야기에 눈으로 직접 확인한 후 절망 후에 가게로.


11시 30분 : 위층 잡화 가게 친구 불러서 육수 냄비 같이 들어달라고 부탁, 육수 데우기.

11시 45분 : 육수 데우는 사이에 이벤트 안내문 인쇄를 부탁해 둔 걸 받으러 혼간지 절에 잠시 방문.


12시 00분 : 가게에서 가스불 끄고 밥 먹으러 가는 길에 어제 같이 한잔한 카페 점장 친구가 오전 일을 끝낸 모습을 보고 칭찬. 점심 먹으러 가자고 제안했으나 잔다고 해서 혼자 경양식 집으로.

12시 30분 : 아르바이트 하는 친구와 잠시 11월에 기획 중인 이벤트 얘기, 늘 먹는 세트로 시키니 셰프가 서비스로 치킨코코넛 카레와 탄두리 치킨을 주심. 코코넛이 너무 맛있어서 레시피를 물어봐야겠다고 생각.

13시 00분 : 식사 끝, 주방으로 가서 레시피 질문하니까 셰프가 이것저것 알려주시더니 갑자기 냉장고로 가셔서 조금 남은 거라면서 써 보라고 소스 하나를 꺼내주심. 받아서 잠깐 집으로.


13시 10분 : 날이 추워져서 세탁기에 담요를 돌리고 다시 가게, 아주아주 약불로 육수 데우기.

13시 15분 : 혼간지 절에 가서 이벤트를 함께 기획하고 있는 나스노 상과 수다 타임. 장 마사지를 하는 친구 분을 소개 받아서 예약, 나의 장 트러블과 나스노 상의 위 트러블 이야기. 임신 때 매일 토할 정도로 입덧이 너무 심했는데 그 후로 음식을 게우는 것이 습관처럼 된 것 같다는 나스노 상이 김은 게우기 가장 힘들고(?) 기껏 맛있는 거 먹었는데 다시 밖으로 내보내는 게 너무 아깝다는(?) 이야기를 듣고 박장대소.

14시 00분 : 이벤트에서 메인으로 기획 중인 타케톰보(대나무잠자리. 옛 일본 장난감) 대회를 위해 나스노 상이 받아 오신 핸드메이드 타케톰보를 나스노 상과 함께 테스트. 테스트인지 놀이인지 헷갈리는 시간.


14시 30분 : 가스불 끄러 가는 길에 잠을 자고 온 카페 점장 친구가 오후 영업 시작하는 걸 보고 칭찬. 칭찬하다가 2층에서 아로마 가게를 하는 부부(남편 분과 이벤트 같이 기획중)가 창문으로 손을 흔들어 주심, 1분만 들를 수 있냐고 하셔서 아로마 가게 방문.

15시 00분 : 이번 주부터 시작하는 전시를 소개해 주셨는데 완전 감동받음. 잠시 수다 후 다시 할 일 하러.


15시 15분 : 안내문과 이벤트 포스터를 절 주변 집들의 우편함에 꽂아 넣기.

15시 30분 : 집에 들러서 담요 널기, 친구가 하는 바에 가서 잠깐 수다. 오늘 저녁 친구들이 모여서 하는 디제이 연습회의 중심이 되는, 어린 친구의 팔깁스 디제잉 풍경을 보고 박장대소. 다시 밭으로.

15시 45분 : 아기 채소들 물주기.


16시 00분 : 가게에서 냄비 불 끄고 잠시 앉아서 인스타 멍때리기.

18시 00분 : 남편 퇴근. 냄비 보온 작업.


그리고 지금부터 할 일 :

남편과 함께 가게 장보고 영엽 준비하기, 밥 먹기, 음악 다운로드, 디제잉 연습회 참가..




바쁘고 바쁜 나의 24시간. 생활 반경 350m 이기에 일어나는 수많은 에피소드들. 몸이 두 개였으면 좋겠다.

물론 아무것도 안 하고 잠만 자는 휴일도 있기는 있다. 어제와 오늘이 많이 바쁜 날에 속한다.

그렇지만 이런 정신 없는 나의 일상도 아주 아주 많이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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