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 지능에서 평균으로 가기까지

by 보통엄마

4년 전인 만 5세 때.

아이는 갑작스러운 경련으로 하루아침에 뇌전증 진단을 받았다.

같은 병을 진단 받은 부모님들이 다 같은 마음이겠지만... 정말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일이었다.

소아 뇌전증 그거 맞는 약만 찾으면 괜찮다,

2년 정도만 약을 먹으면 된다라고 했는데...


리 아이는 여기에 해당사항이 없었다.

1년간 아이는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나빠지기만 했다. 경련은 매일 늘어가기만 했고, 모든 발달은 퇴행만 했다.

케톤식이를 시작하기 전, 아이의 경련 사항을 기록해놓은 달력을 보면... 단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아이는 짧든 길든 매일 같이 경련을 했다.

절망 그 자체였다.

아침에 눈을 뜨면 달력에 더는 아이의 증상을 기록하지 않기만을 바랐는데... 하루이틀 지날수록 그건 불가능 쪽에 가까워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2021년 7월 케톤을 시작한 뒤

매일 같이 이어지던 아이의 경련이 기적같이 사라졌다.

경련을 잡고 보니 이번엔 발달 퇴행이 문제였다.

1년 동안 경련으로, 독한 약으로 인지저하가 와서 경련이 잡힌 뒤에는 곧바로 인지검사를 시행했다.

웩슬러 검사 결과 76점으로, 아이는 경계선 지능 판정을 받았다.

학교에 입학한 후에는 한글 읽고 쓰는 걸 어려워 해 난독증 검사를 받아봤더니 역시나...

난독증이 맞다는 판정을 받았고 관련 수업도 들어야 했다.


웩슬러 검사 결과에서는 작업 기억력이 좋지 않아 아이는 방금 가르쳐 준 것도 자꾸 까먹었다.

덧셈 뺄셈도 헷갈려 했고, 3+4 문제가 여러 번 반복되서 나와도 아이는 그 문제가 나올 때마다 손가락을 펴 3과 4를 반복해서 더했다.


보통 아이들처럼 되려면 이대로 놔두면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다. 한번에 안 되고 두번에 안 되면 세 번 ,네 번, 다섯 번... 계속 반복했다.

어느덧 아이는 3+4도 한 번에 계산하게 됐고, 자음과 모음 하나 하나 조합해 읽지 않고 한 번에 보기 시작했다.

매일 저녁 짧으면 한 시간, 길면 두 시간씩...

일요일 빼고는 매일같이 붙잡고 시켰다.

1년, 2년... 아이는 정말 천천히... 아주 조금씩... 나아졌다.

약을 줄이면 좀 더 나아졌고, 약을 빼면 또 좀 더 괜찮아졌다.


그리고 얼마 전... 3년 만에 웩슬러 검사를 받았다.

또 경계선이 나오면 어쩌나... 날짜가 잡힌 이후 매일 걱정이었다.

걱정과 염려 속에 검사를 받은 결과...

점수는 99점.

23점이나 오른 점수로 평균이었다!

다른 건 문제가 없으나 집중력이나 처리 속도에 문제가 있어 이 정도지만... 조금만 좋아지면 점수는 더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이제야 한 시름 놓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공부를 시키다가도... 쉬운 것도 이해하지 못하고

금방 까먹어버리는 아이가 답답해 그만하라고 화를 낸 적도 많고... 아이를 붙잡고 울어버린 적도 있었다...

그래도 지금까지 쉬지 않고 할 수 있었던 건...

울면서도 하겠다고, 끝까지 하겠다고 하는

아이 덕분이었다.

아이가 하기 싫다고, 안 하겠다고 드러누워 버렸다면 그냥 포기해버렸을지도 모르겠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오늘도 나누기 문제집을 풀고 있는 아이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괜히 마음 한구석이 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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