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식이치료를 시작한 지 다음 달이면 벌써 4년째다.
한창 친구들과 과자 사먹고 떡볶이 사먹으며 어울릴 나이인데...
그냥 한번 먹어볼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할 텐데...
친구들이 먹는 맛있는 간식들을 다 참아낸다니 내 아들이지만 신기하고 대견하다.
며칠 전엔 아이가 종이컵에 떡볶이를 가득 담아들고 집에 들어왔다.
집 근처 교회에서 수요일마다 떡볶이를 공짜로 나누어주는데 그걸 가져온 것이었다.
"넌 왜 안 먹냐길래 난 엄마 갖다줄거라고 해서 가지고 온 거야! 엄마 먹어!"
식이치료 전에는 매운 걸 못 먹었던 아이라 떡볶이를 해준 적이 없고...
식이치료 이후부터 지금까지는 탄수화물이 높은 떡은 먹지 못해 해준 적이 없으니...
아이는 태어나서 한번도 떡볶이를 먹어본 적이 없다;;
떡볶이가 무슨 맛인지, 떡이 얼마나 쫄깃쫄깃한지... 아이는 모른다.
다른 친구들은 다 먹었을 텐데, 안 먹고 싶었냐 물어보니...
자긴 냄새를 맡아봤으니 괜찮단다.
기특하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속에서 온갖 감정이 뒤엉킨다.
아이는 올해부턴 학교에 도시락을 가져가서 먹고 있다.
원래는 집으로 데리고 와서 점심을 먹이고 다시 학교로 보냈는데...
학교에서 안전상의 이유로 이제는 더이상의 점심 외출은 불가라고 했다.
도시락이 상하면 어쩌나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급식 직전에 도시락을 가져다주어도 된다는 허락하에
나는 매일 점심시간, 학교로 도시락 배달을 간다;;
집에서 데려와 먹일 땐 대충대충 해 먹이고 보냈는데...
친구들은 급식, 아이는 혼자 도시락을 먹어야 하니 메뉴가 엄청 신경쓰인다.
아무래도 급식엔 과일이나 요거트 같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들도 함께 나오고,
급식도 맛있는 것들이 나오다보니,
혹시나 아이가 급식을 더 먹고 싶어하지 않을까...
걱정이 됐는데...
탄수화물은 적고 단백질은 많은 식단이다 보니
다행히 아이는 급식보다 본인 도시락을 더 좋아한다.
다 나아서 이제 도시락 말고 급식 먹어야 하지 않겠냐고 물어보면...
안 된다고, 도시락이 더 좋다고 하니;;;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지만...
그저 잘 먹어주니 고맙고,
매일 깨끗해진 도시락통을 보며 힘을 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