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W GREY, NO.1
"나는 관종(관심종자) 아빠입니다."
젊다. 그를 만난 세 시간 동안 젊다란 단어가 계속 머릿속에 남았다. 교편을 잡았던 분이라 생각할 수 없었다. 나의 학창 시절 학주(학생주임 선생님)와는 달랐으니까.
수십 년 동안 잡았던 교편을 내려놓고, 어쩌면 그때보다 지금을, 보다 더 뜨겁게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서양화를 그려요. 서울과 여수를 오가며 전시도 하고, 주에 한 번 지역신문에 칼럼을 기고해요. 소규모의 디너쇼도 진행하고요.
저는 ‘관종’이에요. 지난달엔 젊은 친구들이나 하는 투 블록 컷도 해봤어요. 생각보다 잘 어울리던데? 그리고 제가 곧 1인 잡지를 창간해요. 괜찮다면 이 프로젝트를 소개해도 될까요?
하고 싶은 게 육십이 넘어도 참 많네요. 집사람이 힘들어하죠. 그러면서도 30년을 같이 살았지만요, 허허.
아빠, 입사 첫 해 둘이서 제주도 다녀오고 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게 5년 만이네. 어땠어? 프로젝트를 보자마자 아빠 생각이 나더라.
아빠, 그거 알아? 인사동에 가면 나는 아직도 아빠 생각을 해. 나 초등학교 때 인사동에서 아빠 작품으로 전시회 했잖아. 그때 정말 멋있었거든.
아빠! 나는 아빠가 정말 멋있고, 당당하고, 매력적인 사람이란 걸 알았으면 좋겠어. 요즘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것 같더라. 스트레스받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사랑해.
전날 뉴욕에서 돌아왔다고 했다(한다). 열정이 시차를 극복한 상태. 촬영이 이보다 수월할 수가 없었다. 카메라를 피하지도, 불편해하지도 않았다. 끼가 넘쳤다. 말 그대로 물을 만난 물고기였다.
'기회가 없어서'
그래. 기회가 없었던 것뿐이다. 우리는 그저 기회가 되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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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R / CREATIVE DIRECTOR
권 정현 Junghyun Kwon
EDITOR IN CHIEF / SALES
여 대륜 Daeryun Y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