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모험가의 국토 대장정 네 번째 이야기(천안-공주)

한 번에 하나!

by 서툰 모험가

오늘의 일정은 천안 두경역에서 공주 정안(정안 광정 파크)까지의 여정이다.

오늘부터 조금 더 일찍 일어나서 걷기로 했다.

아침 일찍부터 시작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숙소에 일찍 도착해서 빨리 쉬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부지런히 준비해서 아침 06:10분 즘 출발한다.

내 걷기의 루틴은 50분 걷고 10분 쉬 기이다.

그런데 언제나 첫 출발 했을 때는 에너지가 넘쳐서 2시간 정도를 죽 걷는다.

이렇게 숙소를 뒤로 하고 걷다 보니 내가 수십 번은 읽어 보고 울림을 주었던 “유관순”열사가 나온다.

이 땅의 독립을 위해서 힘써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두 시간 정도가 걷고 나자 몸에서 한계가 왔다고 아우성을 친다.

그래서 근처에 커피집을 검색하는데 한쪽 구탱이 “히트 로스터리”라는 카페가 나온다.

첫째 날의 로스터리 실패는 금세 잊고 또 커피를 찾고 있는 나를 보니... 나란 녀석은 커피를 정말 좋아하는 녀석이구나 싶다^^

다행히 8시에 오픈해서 한창 영업 중이었다.

들어가서 무거운 가방을 내려놓고 추천해 주시는 드립커피(필터커피) “콜롬비아 엘 트리운포 수단루메”를 주문했다.

그런데 직원분이 상당히 여유롭고 진지하게 정석적으로 커피를 내려주신다.

일단 여기서 합격이다!!

더 감사한 건 손님마다 주문한 커피를 각자의 자리로 써빙해 주시는 것이다.

(이디야에서 근무했던 기억을 생각해 보면 꽤 큰 서비스이다.)

기대를 안고 한 잔을 마셨는데 내가 마셨던 라이트 로스팅 커피 중에 세 손가락에 꼽힌다.

나는 한 때 라이트 로스팅에 빠진 적이 있었다.

그런데 입맛이 바뀌어서 중강배전을 선호하게 되었는데도 오늘 커피는 너무 맛있게 마셨다.

아파트 한가운데 상가에 위치했는데 이쯤 되니 매일 이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동네 분들이 너무 부러웠다.

더 충격적으로 감사했던 것은 커피를 다 마시고 가방을 들러 메고 나가려고 할 때,

남자 사장님께서 “국토 대장정 하세요?” 묻는다.

“네”라고 대답해자 잠시만요 하시더니 바로 콜드브루(더치커피) 한 잔을 만들어주셨다.

눈물 나게 감사했다. 커피를 주셔서 감사한 것도 당연히 있지만 응원의 마음이 정말 큰 감동과 힘이 되었다.

이렇게 맛있는 커피를 뒤로하고 나는 부지런히 또 걷는다.

내 경험이 너무 적어서 정답이 될 수 없지만, 국토 대장정을 하기에는 5월이 참 좋은 날씨인 것 같다.

햇 볕이 뜨거운 것 같으면서도 뜨겁지 않고 바람이 선선히 부는 게 날씨 때문에 여정이 크게 힘들지는 않다.

다만 오래 걸으니 발바닥이 아픈 게 문제인데,

이렇게 중간중간 발바닥의 열기를 식히고 쉬면 나같이 매일 운동을 안 하는 사람도 하루에 30km 내외는 괜찮은 것 같다.

쉴 때마다 당을 보충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도대체 공주는 언제쯤 나오는 걸까?

내가 가본 지역 중에 가장 넓었던 지역이 경기도 남양주인데 천안도 체감상 그렇게 넓게 느껴진다.

슬슬 공주가 나올 것 같으면서도 안 나온다.

끊임없이 걷는다.

오늘부터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걸으려 한다.

하루에 딱 한 가지 주제만 생각하고 걷자! 다짐해 본다.


나는 교회를 다닌다.

오늘은 “교회”가 무엇인지 어떤 곳인지 끊임없이 걷고 생각하고 쉬곤 했다.

그러니 발걸음이 한결 편했다.

걷다 보면 다리 사이를 지날 때가 있다. 3초 정도 그 그늘을 지나며 차가운 공기가 내 몸을 덮을 때 그렇게 행복하고 쉼이 될 수가 없다.

교회는 그렇게 지친 이들에게 행복이 되고 쉼이 되어야 하는 역할이 필요한 것 같다.

무학산을 가로 질로 공주로 향하는 길이다.

나는 길을 잘 모른다 네비가 가라는 데로 간다.

가다 보니 산이 나온다. 그러면 오르면 된다.

가다 보니 강이 나온다. 그러면 건너면 된다.

중간중간 버티기 어려울 때 잠시 앉아서 초코바 하나 먹어주고 뱀에게 말을 걸어주고 걷다 보면...

그렇게 포기만 하지 않고 버티며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목적지에 앞에 와 있게 되더라

드디어 공주 입성이다.

그렇게 좋을 수 없다.

공주야!! 반가워

일월 휴게소에서 숙소까지 한 시간이 걸리지 않아서 점심은 PASS

대신 커피 한잔 하며 쉰다.

걷고 또 걷다 보니

드디어 숙소인 광정파크가 나왔다.

얼마나 기쁜지 숙소 앞에서 웃음이 절로 나온다.


숙소에 들어가면 다시 나가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들어가면서 국토 대장정의 성지인 공주 정안 bhc치킨점에서 치킨 한 마리를 샀다.

내가 알기로는 동네에서 bhc 치킨을 사면 음료를 이제 안 준다.

그런데 여기 사장님은 콜라를 챙겨 주신 것 같다.(내 착각 이어도 치킨 맛나게 튀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간의 교훈을 삼아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씻고 바로 빨래를 했다.

당일 치를 안 빨면 다음날이 너무 힘들다.

그렇게 옷을 빨고 앉아서 치킨 다리 하나를 뜯는다.

지금 뜯는 닭다리 하나는 그 어떤 것도 부럽지 않은 최고의 만찬이다!!

밥을 다 먹고 욱신 꺼리는 내 다리에 휴족을 붙여준다.

여정기간 내내 휴족을 붙이고 잔다.

나름 괜찮은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오늘도 꽤 멋진 일정이었다.

여정 기간 동안 응원 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힘이 났고,

숙소에 일찍 도착해서 여유가 있었고,

중간중간 아내와 우리 아이들을 위해 콩트 영상도 찍어보았다.


나는 많은 일을 한꺼번에 하면 일을 잘 수행하지 못한다.

이 번 여정에서도 많은 것을 얻어 가려고 하지 않는다.

딱 두 개만 붙잡고 싶다.

“나” 그리고 “가족”

이 두 개도 큰 욕심이지만 욕심 내 보고 싶다.


오늘의 결산(누적 124.8km)

이동경로: 충남 천안시 두정역(천안 스카이 모텔) - 충남 공주시 정안 광정파크

이동거리: 33km

총비용:75,050원

1) 간식:9,800원(히트커피/일월휴게소 CU커피)

2) 저녁:25,250원(bhc치킨 21,000원/주전부리 간식)

3) 숙소:40,000원(공주 광정파크)

서툰 모험가의 국토 대장정 네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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