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힐 땐 돌아가면 되지
오늘의 목적지는 전라북도 익산이다. 드디어 전라북도 입성이다.
오늘 머물 숙소가 오후 6시부터 들어갈 수 있어서 아침에 컴포즈 가서 따뜻한 라테 한잔 마시고 출발한다.
내가 어렸을 때 봤던 목욕탕이 눈에 보인다.
걷다가 추억이 돋는 목욕탕, 이발소, 슈퍼마켓이 보이면 본능적으로 사진을 찍는다.
막상 휴지통에 갈 사진들이지만,
사진 찍는 그 순간만큼은 과거를 회상시켜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사람의 마음 상태가 일을 하는데 꽤 중요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오늘은 약 27km로 평소 걷는 거리에 비하면 적게 걸리는 거리이다.
그러면 이미 마음속에 긴장이 풀려서 평상시보다 더 힘들게 걷게 된다.
20km도 35km의 마음가짐으로 걷게 되면 조금 더 수월하게 걷게 된다.
마인드 컨트롤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며 걷는다.
서울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기찻길도 보인다.
이런 길을 보면 꼭 사진으로 기록을 남겨야 할 것 같다.
날이 더워서 금방 지친다.
자연스럽게 땅만 보고 걷는다.
걷다 보면 전혀 관리가 되지 않는 도로들이 보인다.
그래도 길의 역할은 충분히 해준다.
오히려 그런 도로라도 존재해 주는 것이 순례객에게는 큰 안도감을 더해 준다.
깨끗하고 관리가 되면 좋겠지만... 더러우면 어떠리 길의 역할만 충실히 해주면 되지!
오늘은 마땅히 쉴 만한 장소를 찾기가 어렵다.
그래도 구름이 나에게 쉼의 공간을 허락해 준다.
바닥에 철퍼덕 앉아서 잠시 숨을 고른다.
쉬지 않고 완주할 수 있는 인생은 없다.
잘 쉬는 것도 기술이고 능력이다.
그런데 나는 쉬는 게 불안하고 쉬는 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
그래도 쉬고 걷다 보니 쉼의 필요성을 체득하게 된다.
집에 돌아가면,
아이들과 함께 공산성을 오르고 싶고, 저수지에 같이 가서 낚시를 하고 싶다.
쉴 수 있을 때 꼭 쉬자!
여행 갈 수 있을 때 꼭 가보자!
내가 경험한 것 만 나의 것이 된다.
시골길의 가장 큰 적은 개다.
오늘도 거대한 개들의 울부짖음에 깜짝 놀랐고,
목 줄 없는 개들의 위협에 생명의 소중을 느꼈다ㅠㅠ
솔직히 나에게 달려들면 발로 차 버릴 생각을 하고 있지만 막상 내 앞에서 큰 녀석들이 으르렁대면서 컹컹거리면 아무 생각 안 난다.
국토 대장정의 가장 큰 적 “목줄 없는 개”!
작은 마을 길로 와서 큰 도로처럼 전라북도 입성 표지판 같은 것을 볼 수가 없었다.
그래도 마을의 초석을 보며 지금 전라북도인지 알게 되었다.
서울-경기도-충청도-전라도...
한 단계 한 단계 나아가고 있다.
남들보다 느리더라도 방향을 잘 잡고 가고 있으니 포기하지만 말자
시골이라 그런지 눈에 띄는 식당이 없다.
그래서 오늘도 단백질 바와 물로 배를 채운다.
확실히 입맛이 없어도 속에 에너지를 넣어줘야 걸을 수 있다.
가다 보면 길이 막힐 때가 있다.
그러면 다시 돌아가면 된다.
비록 2.5km 더 돌아가 시간이 걸리지만 뭐 어떤가... 이런 게 삶이지
내 평생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된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
막히면 돌아가면 되고, 그것도 안되면 돌파하면 된다.
드디어 숙소가 보인다.
오늘은 햇볕이 쨍쨍하고 온도가 높아서 그런지 숙소가 보이니 다리가 더 쫙 풀린다.
숙소가 너무 외지라서 근처에 식당과 편의점이 없다.
들어가서 짐을 풀고 무려 왕복 20분 거리의 편의점까지 가서 저녁을 사 왔다.
역시 시장이 반찬이다. 아주 흡족한 저녁 상이었다.
먹고 나니까 피곤함이 몰려온다.
오늘은 피곤해서 그냥 자고 싶었지만 그래도 하루를 결산해 본다.
국토 대장정은 힘든 여정이다.
안 힘든 게 비정상이다.
그 힘든 여정 속에 내가 스스로 뛰어들었으니 조금만 더 즐길 거리를 찾아보자
그리고 한 번 더 웃어보자!!
오늘의 결산(누적 205km)
이동경로: 충남 논산시 논산 로망스 모텔 - 전북 익산시 익산 카카오 무인텔
이동거리: 27km
총비용:70,100원
1)간식: 2,900(컴포즈 라떼)
2)저녁: 17,200원(편의점)
3)숙소:50,000원(익산 카카오 무인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