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Self Love, 나를 가꾸는 것의 시작

세상에서 가장 쓸만한 것은 나 자신이라는 믿음으로

by 니나

심플한 삶의 지침에 따라 살다 보면 포장을 걷어내고 본질에 집중하게 되는데, 주변을 정리하면서 결국 돌아보게 되는 것은 '나 자신'이다.

보통 자신을 가꾼다고 하면 외적인 것이 먼저 떠오르지만 내면의 가꿈이야말로 정말 필요하다.

특히 엄마라면, 게다가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이라면 내 몸과 마음을 스스로 챙기지 않으면 아무도 챙겨주지 않는다. 내가 아프면 모두가 힘들어지는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에 항상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그야말로 셀프 케어를 해야 한다.


첫째의 육아휴직을 끝내고 복직한 지 6개월이 지났을 무렵, 출퇴근 길마다 이유 없이 눈물이 났다.

적응기간을 거친 후라 아이와 떨어지는 슬픔도 아니었고 회사 일이 힘들어서도 아니었다.

새벽같이 일어나 아이의 아침식사와 저녁식사를 준비해놓고 출근 시간에 쫓겨 화장은커녕 겨우 옷만 걸치고 뛰쳐나와 치열한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도착하면 다시 엄마의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똑같이 일하고 육아하는 남편도 물론 힘들었겠지만 아이가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한다는 이유로 저녁식사 이후 잠 들기까지 케어는 온전히 내 담당이 되었고, 남편은 그 시간에 테니스 레슨을 받으러 다녔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더 나와 함께 있고 싶어 한 것은 사실이었으므로 특별히 불만을 갖지는 않았지만 점점 몸과 마음이 지쳐가자 얼굴에도 생기를 잃었다.

(아이가 둘이 된 지금도 남편은 일주일에 4회씩 테니스 레슨을 계속 받고 있는데, 이 글을 쓰다 보니 갑자기 화가 나서 거실에서 TV 보고 있는 남편에게 괜히 화를 좀 냈다. 갑자기 화를 낸 건 미안하지만 생각해보니 화가 나기는 한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회사 안에 있는 심리상담센터를 찾았다.

상담사는 자신을 위한 시간을 얼마나 갖고 있냐고 물었고 나는 출퇴근 시간뿐이라고 말했다.

자신만의 시간을 꼭 가져야 한다고 조언해주었지만 어린이집과 하원 도우미 이모님에 의지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

상담을 마치고 들른 회사 도서관 서가에서 우연히 집어 든 김미경의 <인생 미답> 책에서 세상에서 가장 쓸만한 것은 나라고 했다. 가족을 돌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나를 사랑하고 가꾸고 스스로 보듬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메시지로 읽혔다. 그래,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케어하자. 정 시간이 없다면 작은 것이라도 나를 위해서 투자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근무하던 회사 사무실은 광화문에 있었는데 커피와 베이글이 맛있기로 소문난 카페에서 가끔 모닝커피의 여유를 즐겼다. 평소에는 '적게 쓰기'가 내 신조지만, 가끔은 나의 정서적 안정을 돌보기 위해 비싸지만 정말 맛있는 커피를 한잔씩 사서 마셨다. 메모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를 위해 좋은 연필을 한 자루 사서 긍정적인 문장들을 수첩에 적었다. 사각사각 거리는 소리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 이후로도 가끔은 소소하지만 나를 위한 작은 사치를 부리곤 한다. 예를 들어 자주 가는 중식당에서 남편은 짜장면을 먹을 때 나는 해물이 듬뿍 들어간 특밥을 먹는다던지, 과일을 씻어 낼 때 제일 크고 좋은 것을 내가 먼저 먹고 가족들에게 낸다던지 하는 것으로... (다소 유치하지만)


둘째 출산 이후에는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가꾸는 것에 더욱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겨울 첫째 아이를 시작으로 남편과 둘째까지 독감과 유행성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한 경험을 하고 난 뒤에는 내가 건강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마음이 우울하면 몸이 아픈 것과 마찬가지로 제대로 된 일상생활을 할 수가 없다. 아이들에게도 건강하지 못한 기운이 전해지기 때문에 더더욱 내 마음 건강도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능하면 건강한 음식과 몸에 꼭 필요한 영양제를 챙겨 먹고, 아이들이 일찍 잠들어 여유로운 시간이 생길 때마다 따뜻한 차 한 잔을 끓여 음미하며 책을 읽는다. 좋은 음악을 들으며 감정을 가다듬고, 간단한 스트레칭과 요가를 통해 몸의 밸런스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둘째가 조금 더 크면 하루 1시간 걷기를 통해 운동을 더 해볼 생각이다.


심플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하여 늘 비워내고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모든 것의 중심은 건강한 자신을 지키는 것에 있는 것 같다. 흔히들 엄마를 희생의 아이콘으로 표현하지만, 내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희생하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는다.

Self Love,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은 일과 가정을 모두 챙겨야 하는 워킹맘에게 꼭 필요한 지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