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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예슬 Mar 22. 2020

아주 옅은 바운더리



내가 품고 있는 모든 고민들,

그것이 남의 것이라고 놓고 보면 별 거 아닌 일들이다.

그 예로 우리는 친구들의 연애 상담에 있어서는 너무도 쉽게 해답을 제시한다.

세상사 별 거 아닌 것 같이 느껴질 때도 많다. 뭐 그런 걸 고민해? 답이 뻔한데?


그치만 나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엔, 사소한 일 하나에도 수시로 마음이 요동친다.

세상에 나 홀로 남겨져 존재하는 모든 아픔과 슬픔이 나를 짓누르고 있는 듯 느끼기도 한다.

그치만, 폭풍의 눈에서 빠져나오는, 그 아주 옅은 바운더리를 넘어서는 순간.

지난 시간 속의 나는 마치 타인이 되어 언제 그랬냐는 듯 모든 것들을 선명하게 마주하게 된다.


사람 사는 세상, 그를 채우고 있는 일들은 정말 '별다를' 것이 없다는 걸 알지만,

나의 모든 고통 역시 나랑 가장 가까운 이에게조차 별 것 아닌 흘러갈 시간으로 보일테지만.

나는 나의 조그만 세상 속에서 살고 있으므로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작은 것들에 마음을 다치고,

시간이라는 옅은 바운더리를 넘나들며 성숙하게 되겠지.


지난 시간들은 추억으로 고스란히 남을 뿐, 

그것을 되새기는 것은 아무런 힘이 없다는 것을 끊임없이 깨달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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