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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예슬 Oct 06. 2021

꿈 일기 #12



배쪽은 새하얗고 등쪽은 회색빛인 늑대 한 마리를 길들이게 되었다.

늑대는 어딜 가든 나를 따라다녔고, 항상 손에 머리를 부비며 애교를 잔뜩 부렸다.

늑대를 데리고 달리기 시합에 나갔다.

1~3등을 엎치락뒤치락하며 선두를 달리게 되었다.

한명 한명 제칠 때마다 그 희열이 어찌나 짜릿하던지 꿈에서 깨고 나서도 그 저림이 심장으로 느껴진다.

심지어 뒤로 밀린 사람들도 늑대가 너무 멋지다 보니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응원해주었다.


구불구불 코너가 몰려있는 구간을 지나 경주의 중반 즈음에 다다랐다.

목이 말라 중간에 물을 주는 사람에게 물 좀 달라고 했는데, 열개 정도 되는 종이컵에는 팔팔 끓는 물만 있었다.

내정된 1등과 모종의 계략이라도 있었는지 자꾸 뜨거운 물을 내미는 그 사람을 뿌리치고 그냥 가려는데,

그 사람은 일부러 본인한테 뜨거운 물을 부어 마치 내가 그를 해친 것처럼 자작극을 했다.


당황한 나는 현장을 탈출하였고, 가족들을 데리고 외국으로 도망가려고 했다.

잠수함을 타고 형형색색의 물고기를 구경하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고민을 하던 와중에

현장에 있던 친구이자 형사에게서 연락이 왔다. 사태 파악이 되었으니 돌아와도 된다고. 경주를 마저 마치라고.

그 소식을 들은 가족들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해주었고, 결국 나는 그곳으로 돌아갔다.


현장에 돌아가니 어딘가에 숨어있던 늑대가 멋지게 등장하여 나를 태우곤 결승선에 도착하였고,

우리는 2등을 했다.


현장을 한참이나 비웠는데 어떻게 2등을 했을까?  꾸는 당시엔 당연하게 겼는데

꿈에서 깨고 생각해보니 내정된 1등이 그 뒤의 선수들도 다 처리를 한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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