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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예슬 Jul 23. 2017

푸키 아줌마



여행을 다니다 보면 우리나라 만큼 유흥 문화가 발달된 나라도 없다는 걸 알게 된다. 겨우 밤 12시만 넘겼을 뿐인데도 대부분의 펍들은 문을 닫고, 밤 거리엔 인적이 드물어진다. 런던 해크니 지역 강가에 위치한 선상 펍에서 이탈리안 친구들과 맥주를 즐기던 중 어느덧 밤이 왔고, 쟈코모는 아직 열려 있는 펍을 안다며 자주 가는 펍으로 우릴 안내했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펍에 도착하니 분위기는 한참 무르익어 가고 있었고, 우린 처음 보는 사람들과 함께 건배를 외치고 춤을 추었다. 하지만 그 가게 역시 새벽 1시가 되자 영업을 종료하였고, 밖으로 나와 잠깐 담배 한 개피씩 피우며 아쉬움을 달래던 우리들. 그런 우릴 향해 요란스러운 패션의 한 여자가 다가왔다. Pooky Mooky 라는 이름 역시 요란했던 그 여자는 그 펍의 단골 손님 중 하나였다. 푸키는 자신의 집이 바로 근처라며 자기 집으로 가 같이 놀면 어떻겠냐고 우릴 초대했다. 술도 들어갔고 잔뜩 흥이 올라있던 우리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의 초대에 응했고, 작고 낡은 그녀의 차를 타고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마치 타로 카드 마스터라던지 마약상의 은밀한 공간과 같은 느낌을 잔뜩 풍기던 그녀의 집 천장엔 미러볼이 달려 있어 온 방 안이 알록달록했고, 검정색 고양이 한 마리가 지저분한 방 안을 여유로이 누비고 있었다. 처음 만난 그녀와 거실에 둘러앉아 우리는 그렇게 엉뚱하고 신비로운 새벽을 함께 했다. 그리고 서로가 꿈 꾸는 미래를 나누며 서로를 위한 따뜻한 마음을 나누었다.


런던의 진정한 언더그라운드를 맛 보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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