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킁개 Jan 25. 2023

적당한 무게감

딱 기분 좋을 만큼만 느껴지는 무게.


반려동물들에게서 느껴지는 적당한 무게감이라는 것이 있다.


누군가에겐 손바닥 위에 올려둔 작은 앞발 하나의 무게, 누군가에겐 손바닥 베개를 해줬을 때 느껴지는 적당한 머리의 무게, 또 누군가에겐 반려동물이 무릎에 올라왔을 때 느껴지는 무게일 수도 있다.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딱 기분 좋을 만큼만 느껴지는 무게.

난 그 적당한 무게감이 너무 좋다.

내 몸에 두부가 몸을 기대고 누웠을 때 느껴지는 적당한 밀림의 무게에서, 두부가 무릎에 엎드려 내 손목에 턱을 괴고 누웠을 때 느껴지는 적당한 눌림의 무게에서, 팔베개나 손베개를 해줬을 때 느껴지는 두부의 작고 귀여운 무게에서 그것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겨울이 좋다. 두부가 침대로 올라와 이불을 열어 달라고 부탁을 하는데 이불을 들어주면 내 품으로 쏙 들어와 팔베개를 하고 잠을 청하기 때문이다. 그때 느껴지는 두부의 체온과 작은 머리에서 느껴지는 그 무게감이 너무너무 좋다. 왠지 모르겠지만 포근하기도 하고 아늑하기도 하다. 그렇게 두부를 안고 있을 때 새근새근 두부의 숨소리도 들리고 따뜻한 두부의 체온이 느껴지는데 그것들이 하루의 힘듦과 피로를 잊게 해 주고 행복한 기분으로 잠에 빠지게 만들어준다.


나는 반려동물들에게서 느껴지는 적당한 무게감이 좋다.


작가의 이전글 두부견주님 광안리에 유기견이 있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