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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킁개 Jan 04. 2023

오랫동안 함께 할 준비

오래오래 행복하게,

가끔 나의 SNS에 남아있는 아주 오래된, 화질도 좋지 않은 어린 강아지 사진을 열어보곤 한다. 

내가 군입대를 하고 동생이 데려 온 시베리안허스키. 동생의 신발과 같은 크기의 아주 작고 소중한 그의 이름은 아톰. 


가족과 함께 나에게 면회도 왔었고 내가 휴가를 나가면 가장 먼저 뛰어와 반갑게 맞아주었다. 장난기도 많고 애교도 넘치던 그런 강아지였다. 그런데 내가 일병 휴가쯤 나왔을 때 어디에도 아톰이 보이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했다. 그때 무엇이 잘못된 건지, 혹시나 놓친 증세가 있었는지 알아차리고 대처했었다면 어떻게 바뀌었을까? 하는 후회가 많이 들었다. 


그때의 기억 때문일까? 나는 두부를 데려오고 며칠 동안 인터넷을 통해 각종 정보와 팁들, SNS에 떠도는 정보들 또한 가리지 않고 읽고 또 읽으며 외우고 공부했다. 혹시나 두부가 기분이 좋으면 어떻게 행동하는지, 몸이 아프면 어떻게 하는지, 기분이 좋지 않을 땐 어떻게 하는지, 어떤 음식이 좋고, 어떤 음식이 좋지 않은지 공부했다.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갈수록 두부만의 습관과 행동패턴이나 특징을 알아가겠지만 공부를 해가면서 두부와 오랫동안 함께 할 준비를 했다. 


오래오래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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