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게.
이젠 걱정하지 마. 내가 지켜줄게.
두부와 함께 잠이 든 첫날밤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낯선 환경에 적응할 수 있게 울타리로 두부의 공간을 만들어주고 쿠션과 장난감들을 넣어줬다.
혼자 있는 게 싫었던 건지 또 혼자 있게 될까 무서웠던 건지 두부는 무거운 울타리를 밀치고 울면서 계속 나에게 다가왔다.
"그래. 그 깟 배변 실수야 닦으면 되지. 네가 불안하지 않고 마음이 편하다면 괜찮아."
그냥 울타리는 걷어냈다. 그 재서야 불안 해하지도 않고 울지도 않았다. 그렇게 나와 두부의 첫날밤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 날밤 두부는 늦은 새벽까지 풀이 죽은 모습으로 가만히 침대에 엎드려 하염없이 현관문만 보고 있었다. 자기를 버리고 간 주인을 기다리는 것일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괜히 가슴이 먹먹했다.
이 작고 연약한 아이를 그렇게 두고 가버린 그 사람이 누군지 알 순 없지만 정말 원망스러웠다. 이제 태어난 지 막 5개월이 된 작은 두부는 짧은 견생 동안 세 번의 주인이 바뀌었으며 세 번의 가족이 바뀌었고 세 번의 집이 바뀌었다. 얼마나 혼란스럽고 무서울까? 두부 곁에 함께 누워 토닥여주며 말했다.
“두부야 이젠 걱정하지 마. 내가 지켜줄게.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강아지로 만들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