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 별, 리니, 현정, 소혜, 창아, 수경, 자현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예고한 대로 처음에는 『뉴욕열전』이라는 책에 나오는 ‘치마타’라는 말을 소개했어요. 이 책을 쓴, 이와사부 코소(Sabu Kohso)가 소개하는 ‘치마타’는 원래 ‘길이 걸쳐 있는 곳’이라는 뜻이고, ‘이별의 길’이나 ‘교차로’를 의미하지만, 사람이 집합하는 장소라면 어디라도 그 자리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교류와 교통의 공간’을 지칭하기도 해요. 각종 의식이나 축제의 공간, 퍼포먼스 공간, 시장, 정치적 주장을 할 수 있는 공간 등이 있다고 해요(526-7쪽). 사부 코소는 이 책에서 1980년대까지 뉴욕에 존재했으나 전면적인 도시지역 재개발(Gentrification)로 사라져간 치마타들―각종 파티, 클럽, 지하철 구내, 공원, 화랑, 이벤트 공간, 지역사회 공동정원, 퀴어 스페이스―과 거기서 일어났던 정치적 행위들을 기록해 놓았답니다. 이 책은 작년 부산대학교 비정규 교수 노조에서 천막농성할 때 천막에서 수경이 소개해줘서 읽게 된 책이라는 것도 다시 한 번 말하고 싶어요. 이렇게 쓰고 보니 다시 떠오르는 문장. 어디서 어떻게 어떤 책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고, 사건을 만나는가, 또 그 만남을 통해 우리는 어떻게 변화하는가?
2013.7.5. (양창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