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렇게 느껴질 때

by 언디 UnD

이해를 바라는 내가 잘못되었던 걸까.


사람의 이해의 폭은 너무나 좁고, 자의적이다.

이해가 되지 않기에 이해만 하면 그다음은 전부 해결된다고 생각되지만,

그 이해가 본질적으로 불완전하다면 본의아니게 속거나 속이는 꼴이 된다.

내가 이해하고 싶은 대로 외부를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상대를 이해했다고 믿는다.

끝없는 악순환.


당신의 이해는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의 이해도 당신에게는 가 닿지 못한다.


이해는 긍정적인 것 같으나, 사실은 가치 중립적이다.

이해가 되더라도 진정 받아들일 수 없다면, 나에게 새로운 움직임을 일으키지 못한다면, 그 가치값은 0이다.

아는 것이 얼마든지 많아도, 사람 사이에 많은 말과 설득이 오가더라도, 손 쉽게 꼬인 매듭을 풀 수는 없는 것이다. 엉켜버린 실을 해결하는 방법은 두 가지. 시간을 들여 부지런히 한 가닥 한 가닥을 붙잡고 되짚어 따라가거나, 단번에 가위로 끊어버리거나. 관계에 있어서 쾌락주의이거나 효율을 추구하는 사람은 가위를 택하고 말 것이다. 불필요한 고통도 싫고, 시간을 질질 끄는 것도 싫을 테니.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껴질 때, 나는 아주 작은 소음도 없는 진공의 공간에 붙박히고 싶다.

어쩌면 그것은 앞서 스스로 목숨을 버린 자들이 기대한 죽음 이후일지도. 하지만 그렇게 어두운 것은 싫다. 스위치가 꺼져버리듯 단숨에 사라지는 의식을 기대하는 건 아니다. 살점이 부패되지도 않고, 아무런 소리도 전달 될 수 없는 소도와 같은 공간에서 잠깐 마음을 정리하고 싶다. 방해받고 싶지 않다. 다른 사람에게 악을 행하거나 피해를 입히지 않으면서도,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욕구에 침해되지 않는 오로지 나만을 위한 이기심에 젖고 싶다.


이해 받지 못함은 서글픈 것이고, 서운한 것이다.

이해 받지 못함은 피로한 것이고, 잠이 오지 않는 것이다.

이해 받지 못함은 깊은 동굴 속 독거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누구에게나 가장 빛나는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