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째 키워드: 아침

시작, 생명, 에너지가 가득한

by 언디 UnD

아침 시간이 무엇인지 이야기하려면 잠을 떼놓고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평생 잠을 푹 잘 자는 편이어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잘 맞는 사람이다. 일명 ‘아침형 인간’. 아침 일찍 일어나 움직이면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고, 시간도 더 알차게 쓸 수 있어 하루를 길게 사는 기분이 들었다. 몸 컨디션도 좋고, 머리도 맑아서 산책을 하든, 책을 읽든, 운동을 하든 효율도 높다.


아침형 인간으로서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계속 행복하게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직장인이 되고 나서는 상황이 좀 달라졌다. 귀한 아침 시간을 돈 받고 남의 일 하는 데 쓰고 퇴근하면 저녁 즈음엔 에너지가 바닥나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었다. 업무 양이 많아서 퇴근 시간이 늦어지고, 피로가 쌓여도 나만을 위한 온전한 시간을 가지지 못했다는 억울함에 보상심리로 취침 시간은 더욱 늦어졌다.


그렇게 잠든 다음날 아침은 어땠을까? 눈은 뜰 수 없을 만큼 뻑뻑하고, ‘10분만 더, 5분만 더’를 외치며 조금이라도 더 침대의 품에 안겨있고 싶다. 1t보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잠을 깨우기 위해 억지로 샤워기 물을 끼얹는다. 도로 혼잡을 피하기 위해 출근 시간은 점점 더 당겨지고, 피로도는 더욱 높아지고, 업무양은 여전히 많은 악순환. 찬란하게 빛나던 아침의 시간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게 분명했다. 한 때는 기다려지기도 했던, 어느새 두렵기도 한 시간, ‘내일 아침’.


한편으로는 내가 하루를 어떻게 살았든, 어떤 상태로 잠이 들든, 수고 없이 아침이 찾아오는 것이 감사하고 감격스럽다. 정말 죽고 싶다고 느껴질 정도로 비참한 마음으로 울며 잠이 든다 해도, 눈을 감고 기다리면 깜깜했던 밤이 끝나고 어느덧 새로 뜬 태양이 틈새로 비집고 들어온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다는 느낌이 다시 사람을 살린다. 무조건적인 생명의 시간이다. 그 강력함을 모른척할 수도, 부인할 수도 없다. 또 다른 시작이다.


요즘엔 내 주변엔 육아를 하는 친구들이 많다. 친구들은 하나같이 아기가 아침에 정말 일찍 일어난다는 이야기를 전해주곤 한다. 아기들은 엄마 뱃속에서 내내 세상을 고대해서인지, 잠자는 시간이 아까운지 해만 뜨면 일어나 삶을 마구 누려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 같다. 나도 언젠가 저랬었지 하면서도, 날아갈 듯 가볍고 상쾌한 정신과 신체로 아침에 눈 뜨는 그 기분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는 갈망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아침은 아무도 억누를 수 없는 젊음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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