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을 새롭게 알아가다

두 번째 그 사람, 김하양 님

by 언디 UnD

먼저, 자기소개 부탁해.

안녕, 나는 35살 여자 김하양이야. 스타벅스에서 10년가량 바리스타로 근무했고, 지금은 개인 사업을 준비 중이야. 인생에서 처음으로 백수 생활을 하고 있어.


어릴 적 꿈, 장래희망이 뭐였어?

영화감독.


갑자기 자유 시간이 생길 땐 뭐해?

주로 혼자 노는 듯. 자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어지는 게 자유시간이니 아무래도 혼자만의 여유를 즐길 것 같아. 길을 걸으며 산책을 한다든가, 커피 한 잔 하며 생각한다든가, 책을 본다든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정말 누구보다 많은 사람을 만나왔을 것 같아. 그중에서 가까워지고 싶은 유형의 사람은 어떤 사람들이었어? 또, 반대로 멀리하게 되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이었는지도 말해줘.

자신이 하는 일에 프라이드를 갖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 그리고 세상의 기준에 좌우되지 않고 가능성을 믿고 살아가는 사람은 가까이하고 싶더라구. 반면, 늘 부정적이라던가 예의가 없는 사람은 함께 하는 게 힘든 것 같아. 사람이란 게 서로에게 영향을 주기 가장 쉽잖아. 나 자신이 보다 밝고 긍정적으로 살아가길 원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을 곁에 두고 싶어 하는 게 아닐까 싶네.


하양이는 무엇을 할 때 자부심과 성취감을 느껴?

꿈꿔왔던 것, 계획한 것을 해냈을 때 가장 성취감을 느끼는 것 같아. 한 그룹을 운영하는 리더로서 다른 리더들과 잘 소통하고 긍정적인 결말을 끌어냈을 때. '나는 어떤 리더인가'에 대해 자주 생각해 보는 편인데, 함께하는 팀원 또는 조원들이 나의 조언이나 나와의 대화를 통해 변해가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 자부심이 많이 느껴져. 최근에는 내가 속한 공동체 일원들이 함께 소통할 수 있도록 주도하고 이끌어 내는 역할을 많이 했는데, 나의 노력에 대해 다들 기뻐하고 좋아해 주는 모습이 뿌듯했어. 또, 평소에 워낙 집중력이 부족해서 요즘 앱 타이머를 맞춰놓고 집중하는 훈련을 하고 있는데,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과제들을 생각보다 빠르게 대처하고 마무리하게 되어서 성취감을 많이 느끼기도 했어.


최근 ‘행복하다’라고 느낀 건 언제야? 무엇 때문에 행복했는지, 그때 느낌과 생각이 어땠는지 말해줘.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어서 행복하다고 생각했어. 연말이고 새해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인사들이 오가고 덕담을 주고받고, 은사분들께도 인사드리고 하다 보니 내 곁에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함께 있구나 싶어 더없이 감사하더라구. 개인적으로 내 삶의 중요한 키워드가 '사람'이기도 하고, 인연이나 관계에 대해 유난히 깊게 다루는 타입이라, 사람이 나한테 더없이 소중하거든. 진정성 있는 관계는 돈으로는 결코 살 수 없는 것들이잖아. 그래서 더 기뻤던 것 같아. 힘들 때에 기댈 수 있는 어깨가 있고, 응원이 필요할 때 힘이 돼주는 사람들, 기쁜 일을 함께 기뻐해주는 사람들. 정말 멋진 것 같아.


사람들은 어떤 대상을 두려워하기도 하고,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될까 봐 두려워하기도 해. 네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지 말해줄 수 있어?

두려워하는 대상은 딱히 떠오르지가 않네. 관계 안에서 두려움보다는 피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 같은 부류들 말이야. 두려운 상황이라고 한다면,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나는 이거에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는 듯해. 관계의 '변화'를 두려워하는 걸 수도 있는데, 함께 했던 사람이 떠난다는 공포가 큰 것 같아. 그리고 물질적으로 부족한 상황도 견디기 힘들지. 많이 지출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내가 필요할 때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을 때 금전적으로 여유가 되지 않으면 그게 또 그렇게 스트레스더라구. 어쩌면 절실한 사람을 도와주고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마음일 수도 있겠고.


사람이 키워드인 너, 너는 분명 사람들을 정말 좋아할 것 같은데, 이런 너에게 가장 어려운 사람은 누구야? 왜 대하기가 어려울까?

최근에 알게 됐는데, 자기 얘기를 하지 않아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사람이 좀 어렵더라. 관계를 발전시키려면 서로가 서로에 대해 알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선 서로 각자 어느 정도 마음을 열어야 하잖아. 나도 개인적으로 빠르게 오픈하는 편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공식적인 관계에서는 오픈하는 영역이 있단 말이지? 근데 그것조차 안 하는 사람들이 있어. 뭔가 내가 '아' 하면 '어'까지는 아니어도 '아' 정도는 해줘야 하는데 가만히 있는 거야. 관계라는 게 상호작용인데 제 아무리 한쪽에서 밀고 들어간다 해도 상대가 핑퐁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 관계는 거기까지라고 생각해. 그런 사람들이 어렵지. 자꾸만 숨기려 하고 둘러대고 최소한의 오픈도 하지 않는 사람들. 어떻게 대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너무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니까.


죽어도 하기 싫은, 하기 버거운 일은 어떤 거야? 그 이유도 구체적으로 설명해줘.

죽어도 하기 싫은 일이라. 머리 숙이는 거 잘 못하는 것 같아. +사과도. 대놓고 낯간지러운 표현도 잘 못 하는 것 같고. 거짓말도 힘들긴 해. 상황에 따라 해야 될 때가 가끔 있기도 하니까. 뭐 이 중에서 하나만 꼭 집으라고 한다면 머리 숙이는 것과 사과하는 것. 사람을 그렇게 좋아하는데 의외로 이걸 잘 못 해. 지금 생각해보니 아쉬운 소리 하는 걸 죽기보다 싫어하네. 자존심이 무척 세고, 적을 최대한 만들고 싶어 하지 않는 성향도 한 몫하는 것 같아. 회사 내에서 업무적으로도 전적인 내 책임이 아님에도 도의적으로 사과해야 할 때, 동생과 싸우고 나서도. 뭐 사실 이건 동생뿐 아니라 누구와든 다툼 후에 사과를 해야 할 때. 그게 너무 힘든 것 같아.


들어본 말 중 가장 상처가 되었던 말이 있어? 또, 반대로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말은 어떤 게 있을까?

한 가지 잊을 수 없는 말이 있긴 해. 난 학교를 자퇴했다가 또 다른 일을 하다가 다시 공부를 하다 해서 대학교 졸업을 늦게 했거든. 다시 공부하기 이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진급시험을 봤는데, 단체 면접에서 사자성어로 자기소개를 하고 한자와 뜻풀이를 하라는 주문이 있었고, 잘 해냈다고 생각했어. 근데 대뜸 면접관이 나한테 "잘하는데 생각보다 가방끈이 짧네"하더라구. 학교에 대한 생각보다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찾는 게 먼저라 생각해서 자퇴를 한 거였는데. 그 말을 듣고 정이 떨어졌지. '아, 저런 리더 밑에서 일해봤자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시험에서 떨어진 뒤에 두 번 다시 진급시험은 보지 않았어. 그리고 보란 듯이 공부에 집중하기 시작했지. 좋았던 말은... 다리 놓는 사람이 되라는 말. 신앙적으로 멘토인 분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다리 놓는 사람이 되라고 해주신 말인데 뭔가 사명감이 느껴지는 말이었어. 그리고 난 항상 네 편이야. 널 믿어. 이 말도 좋았어.


하양이가 생각한 스스로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 있을까?

나의 장점은 스스럼없음. 나의 단점은 집중시간이 짧고 헤픔.


너를 가장 골치 아프게 하는 일, 사람, 사건이 있으면 말해줘.

뭐든 좋아하는 것도 일이 되면 힘든 것 같아. 성격은 무지 강압적인데, 막상 환경이 강압적인 건 힘들어해서 기한이 주어지고 그 안에 해결해야만 하는 제약조건이 힘든 것 같아. 현재로서는 내가 하려는 사업. 골치 아프게 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고. 떠올려보면, 골치까지는 아니지만 어릴 적 추억들이 사실 나는 별로 즐겁지가 않아. 부모님이나 동생들은 즐겁게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는데 왠지 난 기억하고 싶은 즐거웠던 일이 없는 기분이랄까.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게 흐려지거나 미화된 걸 수도 있지만.


“나는 나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Yes or No? 만약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면, 그게 뭔지도 말해줘.

"잘"까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yes. 난 슬퍼서는 잘 안 울고 화가 나거나 억울하면 그렇게 울어. 최근 2-3개월 전 심적으로 엄청나게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었는데, 방법이라면 일단 미치게 울면서 기도하고 사람들을 찾아가는 거. 그냥 사람들은 아니고 신앙적으로 선배님들. 그러니까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목사님들 찾아가서 그분들과 대화를 해. 그럼 그렇게 위로가 될 수가 없어. 사람을 통해 뭔가 내 마음에 영적인 무언가가 들어와 움직이는 느낌이 들거든.


하양이의 사랑을 색깔로 표현하면 어떤 색일까?

사실 좋아하는 색깔은 연두색이나 파란색, 빨간색류이지만 사랑의 색깔은 노란색일 것 같아. 따뜻함, 배려가 담긴 노란색이 내 사랑의 색깔인 것 같아.


스스로 생각할 때, 나는 사랑을 받는 것이 어울린다. 혹은 사랑을 주는 것이 어울리는 사람이다. 둘 중 어느 쪽이야?

어울린다는 말은 왠지 모르게 좀 슬픈 것 같고, 사랑을 주는 걸 잘하는 사람인 것 같아. 사랑을 받는 걸 원하기도 하지만. 주는 것에서 더 기쁨을 느끼고 상대방이 내 사랑을 받음으로써 날 사랑한다고 느끼기도 하는 것 같아. 근데 받는 것도 무지 원하는 사람인 듯. 하하.


사랑하는 상대로부터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때는 언제야?

나와 소통하거나, 관계 맺고, 함께 시간을 내어 만나고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할 때. 그리고 나에게 배려해주는 손길들이 좋아.


과거로 돌아가 10년 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슨 말을 해주고 싶어?

충분히 열심히 살고 있어.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더 집중해 보고 주저하지 말고 도전해봐. 다 할 수 있어.


10년 후 미래의 하양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잘 살고 있어. 멋지다. 지금까지 걸어온 너의 모든 길. 지금 네가 하고 있는 그 일을 나는 응원해. 누려.


이번 기회로 사람에 죽고 사람에 사는 사람이 하양이란 걸 알 수 있었어. 인터뷰 당해줘서 고마워.

질문에 답하는 데에 한 시간이나 걸릴 줄은 몰랐는데, 덕분에 재미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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