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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성 Jan 0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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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박 육아 졸업을 선언합니다.

독박 육아 졸업을 선언합니다.

 2019년 겨울의 어느 날 새벽. 나는 단추 몇 개를 풀고 구부정한 자세로 갓난쟁이 아들에게 젖을 물리고 있다. 2-3시간 간격으로 수유를 해야 하는 어린아이를 육아 중이란 말은 엄마 역시 그 시간 간격으로 잠을  편히 자지 못한다는 말이다. 더더군다나 일하고 돌아온 후, 불편한 아내의 안중을 살피며 가시방석이었을 그를 위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는, 밤 중 아이가 칭얼거리면 거실로 데리고 나오는 거다. 수유가 끝난 후 아들을 안고 등을 두드리다 거실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이 서글퍼 한참을 쳐다본다. 


 '나는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자식과 가족 그리고 그에 따른 가족들을 위해 희생을 감내하며 평생 사신 엄마를 보며 그런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가장 싫다 생각했던 모습 그대로 닮은 유리창 너머의 모습이 나인지 엄마인지 망각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자아의 확립하는 과정에, 아동은 자신보다 더 훌륭하다 판단되는 사람, 특히 동성부모를 이상화하여 강한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여 그 행동을 모방하려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욕구의 좌절, 무반응 등으로 자아가 건강히 확립되지 못한다면 허약해진 부분을 채우기 위해 이상화할 대상을 찾는다고 한다. 평생 계속되는 과정이다.



 "이제 하고 싶은 거 하며 맘 편하게 살아. 엄마가 도와줄게" 

환갑인 친정엄마는 불혹은 앞둔 딸의 산후조리를 위해 매일 문 넘어와 주셨다.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연신 손자가 이쁘다며 안고 있다. 지난밤 나의 혼잣말이 거기까지 들린 건지, 이 공간에 아직 맴돌고 있는 건지.. 그녀와 나는 언제나 서로를 측은한 존재로 바라보고 있다. 영화「82년생 김지영」의 엄마 미숙처럼 나의 어미 또한 자식을 위한 자신의 희생을 스스로 다짐하는 듯하다.


 "난, 하고 싶은 거 다하며 사는데. 엄마나 몸 관리해요"

프로이트는 부모에게 의존하는 유아 시기에 부모와 자식 관계에서 만족감을 기초해 부모의 중요성이 과장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한다. 아동은 자신의 만족 경험을 통해 모든 것을 채워주는 부모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한다고 한다. 그 시기를 지나 욕구와 관계없이 부모에게 생긴 '이상화'는 방어적으로 표현되는데 예로 들면 저항할 수 없는 정도로 매력적인 어머니는 역설적으로 가까이 갈 수 없는 존재로 느껴질 수 있다. 언제나 내 곁에 있는 그녀를 있는 힘껏 밀어내며 꼭 붙잡고 싶은 아이러니한 마음들. 



 "다들, 너무한 거 같아."

 "응? 뭐가?"

 아들의 백일 잔칫날, 양가 부모님이 집으로 오셨고 거실 한쪽 끝에 앉은 친정엄마는 연신 무릎을 만지고 있었다. 양가 식구들의 축하 속 별 탈 없이 보낸 잔칫상을 정리하며 입을 뗐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 누구도 아닌 내 안의 내가 만든 이상 적인 모성상이 스스로를 불행하게 한다면 이 단편적인 희생은 필요하지 않을지로 모른다. 임신과 출산 그리고 양육의 부담을 서로가 공감하고 이해하며 수용해 준다면 아이가 커가는 이 시간이 인간적인 성장을 위한 학습 과정이지 않을까?!

막막대해 같은 육아를 행복과 평화로 마냥 연결할 수는 없겠지만, 온 가족이 함께 하며 시행착오하는 과정 또한 추억일 것이라 함께 나누고 즐기자 말하고 설득하고 통보했다.


 그러니 출산 후 육아의 부담으로 무기력증과 우울감이 왔을 때에는 적극적인 남편과 주변의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억울하다는 마음속 파장이 울린다면 지금 상황을 뒤흔들어야 한다는 신호이다. 엄마의 불안정한 심리는 아이의 애착과 문제 생겨 지능, 사회성, 정서 발달 등에 이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엄마와 아이가 행복한 길로 방향을 트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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