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도 용기 아닐까?
웹소설에 도전한 적이 있다.
간단한 단편을 써서, 웹출판사 문을 두들겼고 여러 출판사에 넣었다.
정중한 말로 내 소설이 당사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적어주신 편집자님도 계셨고,
어떤 분은 정말 상세하게 왜 내 소설이 출판될 수 없는지 적어주신 편집자님도 계셨다
그리고, 그 중 한 출판사가 다행이 출판을 해주겠다고 했다.
너무 기뻤다.
그렇게 나는 웹소설가가 될 거 같았다.
만약, 웹소설에 도전하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무료 연재로 시작해도 좋고 이렇게 각 웹출판사를 찾아서 해당 원고를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보내면 편집자님들은 다들 잘 읽고, 피드백도 반드시 주신다!
내 닉네임이 박힌 첫 웹소설이 나오고 그걸로 난 그래도 조금은 수익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내 웹소설은 그닥 인기를 얻지 못하고 사그러 들었다.
신경써서 출판을 도와주고, 글에 대해 충고도 해 주신 담당 편집자님에게 너무 죄송했다.
두번째 작품부터는 조금 나아지겠지 생각했다.
그렇게 거의 1년 동안 새로 작품을 2개 정도를 썼다.
하나는 10화(1회 4,300자 기준) 정도 썼는데 편집자님에게 아웃 당했다.
그리고, 2번째 작품은 35화까지 썼는데... 편집자님에게 인트로가 너무 약하다는 평과 함께 다시 써달라는 메일을 받았다.
모든 소설이 그렇지만, 특히 웹소설은 첫째!
1화에서부터 5화까지 독자를 사로잡아야 했다.
다시 1화부터 쓰면서 알았다. 이 소설은 더 못한다고.
내가 만든 주인공들은 그들의 매력을 응집해서 쏟아내지 못했다. 슬프게도 내 글 실력이 따라주지 않았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시간을 끌며 썼지만,
아무리 빈 페이지를 드려다 보고, 다시 글을 읽어보아도 독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무언가가 뿜어져 나오지 않았다. 머리 속에서는 주인공들이 날아다니는데 글에서는 기어 다녔다.
그렇게 결국 난, 편집자님께 사죄의 메일을 드렸다.
거의 8개월을 끌고 있던 내 분신같은 녀석을 놓아주기로 했다고, 아무래도 이 작품은 힘들 거 같다고 보냈다.
이렇게 밖에 하지 못하는 내가 너무 한심했지만, 한편으로는 약간 홀가분했다.
그러면서 나에 대해 깨달았다.
첫째. 만약 생각하는 작품이 있다면 반드시 3개월 안에 끝을 낼 것.
둘째. 웹소설을 많이 쓴 선배들의 충고에 따라 각 화마다 아웃라인을 잡고 내용을 정리할 것
셋째. 10화까지 써 보고 주인공의 매력이 잘 보이지 않으면 그 글을 바로 접을 것.
내가 쓰고 싶은 글이 무엇인지 다시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
글을 쓰는 걸 중단하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은 욕심도 있다.
하지만 난. 욕심만큼 열심히 하지 않았다. 너무 많은 핑계를 대고, 도망다녔다.
읽는 건 참 쉬운데, 쓰는 건 왜 이다지 힘든건지.
그래도 머리 속에 날아다니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욕망이 날 다시 노트북 앞으로 데려올 거라 믿는다.
열심히 하지 않고, 핑계대고 도망가겠지만...
이제는 글쓰는 패턴을 조금 파악했으니 이게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다시 난 출발선에 섰다.
매번 출발만 하지 않기 위해 이를 꽉 깨물어본다. 완주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 다시 돌아 출발선에 선 나는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다.
그래도 고개 빳빳이 들고 신발끈부터 쎄게 묶기로 했다. 뻔뻔하게. 다시 뛰어볼 요량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