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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랑 Jun 03. 2018

방콕한달살기 #04 AIS, 탁신 그리고 태국

태국 전 총리가 태국 최대 통신기업의 주인?

일을 병행하면서 자세하게 이야기를 쓰려다보니 주 2회가 한계인 것 같네요. 이야기 상에서는 곧 방콕으로 출국이니, 출국한 이후에는 시간의 흐름보다는 제 멋대로 글 연재를 할 예정입니다.



탁신 친나왓 전 태국총리는 태국 최대 통신회사인 'AIS(Advanced Info Services)'의 창업자이자 오너였다.


(왜 탁신 이야기가 나왔는지 궁금하면 https://brunch.co.kr/@iamyehrang/11 지난 번 브런치를 읽고 다시 읽기를 추천)


탁신 친나왓 전 총리(만 69세). 인상이 중국인처럼 생겼는데, 실제로 조상이 화교인 걸로 알려져있다.

AIS는 태국 3대 통신사(AIS, True, DTAC) 중 1위 통신사업자로 한국의 SK텔레콤 같은 회사다. 가입자는 약 4000만명으로, 태국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1986년 설립됐으며, 처음에는 컴퓨터 렌털 비즈니스로 시작했다. 1990년에 처음으로 모바일 폰을 서비스하기 시작하면서 태국 통신시장을 접수하기 시작했다.



모회사는 Intouch Holdings(구 Shin Corporation)로,  원래 이름은 'Shinawatra Computer Service and Investment(친나왓 그룹)'로, 정부가 독점하던 무선호출기와 이동전화 사업에 진출해 벌어들인 돈으로 재투자하면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태국의 컴퓨터, 이동전화 시장을 석권했으며, 태국 최초로 위성을 쏘아올려 케이블TV 시장도 장악했다. 이로서 탁신 전 총리는 억만장자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2016년 기준 AIS의 연매출은 약 5조2000억원이며, 같은 기간 순이익은 약 1조500억원을 올렸다.


친나왓 그룹의 AIS 지분을 사들인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홀딩스. 싱가포르 정부다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기업 등에도 다수 투자하고 있다.

탁신 전 총리는 2006년 친나왓 그룹이 보유하던 AIS의 지분을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 홀딩스에 팔아넘기며 AIS 사업에는 손을 뗐다. 현재 테마섹이 지분 42%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싱가포르텔레커뮤니케이션(싱텔) 등이 2대 주주다.



물론 탁신이 사업을 키우는 과정에서 100% 본인의 힘으로만 사업을 성공한 건 아니지만, 탁신 전 총리가 뛰어난 사업가인 점은 분명하다. 사업 시작 10년만에 태국에서 손꼽히는 부자가 됐으며, 사업하는 과정에서 정재계에 넓은 인맥을 확보하게 된다.



이후 1994년 외무장관직에 발탁된 것을 계기로 태국 정계에 입문한다. 1997년 부총리직까지 올랐는데, IMF 외환위기 당시 탁신이 큰 손실을 보지 않은점 등이 주목되면서 인지도가 높아졌다. 이후 타이락타이 당을 창당하고, 2001년 총선에서 집권정당이 됐다. (당시 500석 중 248석을 차지). 왕실과 군부 중심의 전통적인 태국 주류 엘리트 집단은 탁신과 그 지지자들에 대해 불편함을 갖기 시작한다.


사업가 출신이라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대중적인 행보를 보였는데, 30바트 의료보험정책, 농가채무 지불유예, 농어촌 지역 개발 지원, 마약퇴치 작전 등의 정책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동시에 남부지역 반군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시민단체 활동 등록을 의무화하면서 그들을 통제하거나 돈으로 언론을 매수하는 등 이중적 모습을 보이는 등 반대세력도 급부상하게 된다.


2005년 치뤄진 총선에서도 탁신이 이끄는 집권당이 500석 중 375석을 차지하면서 압승을 거두게 된다. 하지만 탁신을 못마땅히 여긴 군부가 다시 움직이면서 2006년 9월 유엔 총회 참석 차 탁신 전 총리가 자리를 비우자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다. 이에 그는 정권을 상실하게 된다. 이후 군부가 탁신의 비리를 폭로하며 탁신 정권의 정당성에도 흠집이 가기 시작한다.



테마섹에 AIS의 지분을 넘기면서 대규모 탈세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방콕 국제공항을 지금의 수완나품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공항검색장비 비리혐의 등도 밝혀졌다. 이 때문에 탁신 전 총리는 태국 내에서 많은 비난을 받았으며, 입국이 금지되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그의 정책으로 을 주로 하면서 태국 내에서도 가장 빈곤한 것으로 알려진 북부지역 등에서 압도적 지지가 계속됐다. 2007년에 열린 총선에서도 친탁신계 정당이 승리를 거두는 등 그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몰랐다. 심지어 2011년 총선에서는 정치경험이 거의 전무한 그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 전 총리가 오빠를 팔아(?) 총선에서 승리를 거뒀다. 총리직을 수행하다 지금의 태국 총리인 쁘라윳 짠오차 군 총사령관의 쿠데타로 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탁신 전 총리를 지지하는 '레드셔츠'의 시위 모습.


그리고 탁신 전 총리를 지지하는 '레드셔츠' 세력과 그에 반대하는 '옐로셔츠' 세력이 수차례 충돌했는데, 아직까지도 그 움직임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태국인도 아니고, 태국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도 아니며, 태국이라고는 휴양으로밖에 가본 적 없는 내가 그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단지 그의업적을 아주 짧고 간단하게 살펴봤을 뿐이다.


다만, 짧게나마 그에 대해 살펴보면서 나는 근현대사 대한민국의 '박정희' 같은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공과 과를 모두 가지고 있는 인물이고, 여전히 그를 그리워하는 세력이 남아 만들어낸 것이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 정계 경험이 거의 전무했던 잉락 전 총리를 그녀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계경험이 없다는 게 아니라 한 카리스마적 인물의 후광으로 그 혜택을 받은 인물이라는 점에서 유사하다는 의미)

가가 성숙해가는 과정에서 어떠한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은 강력한 추종자가 생기는듯하다. 이렇듯, 태국과 한국은 전혀 다른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민주화되는 과정에서 유사한 사례와 인물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국을 앞두고, 조금은, 아주 조금은 태국이라는 나라를 이해하게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알면 알수록 태국은 흥미로운 나라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며칠 뒤 나는 한 달 간의 방콕 출장을 위한 짐을 싸기 시작했다. 

한 달...이라는 시간동안 해외에 체류해본적이 많지 않아 짐을 어떻게 싸야할지 고민이 많았다.

실데 내가 챙겨간 가방은 이 캐리어보다 훨배 크고 꽉꽉 가득차있었다고 합니다(.. )

그리고 내 가방은 온갖 물건으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수화물 무게 제한이 얼마더라...? 23kg? 에이 설마 그건 안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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