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 관련된 소소한 정보 7가지
드디어 방콕으로 출국하는 날.
출국 전 며칠간 서울은 지독한 미세먼지로 나를 괴롭혔는데, 이날은 세차게 내리는 장대비로 나를 괴롭혔다.
캐리어를 끌고 회사에 들러 출국해야 하는데, 도통 택시가 잡히질 않았다. 한 달이라는 시간을 무사히 보내기 위해 이것저것 챙겨담은 내 캐리어는 이미 20kg을 오버한 상황이었다.
1시간동안 온갖 수단을 동원해 택시를 잡아보려고 했지만, 결국 택시 잡는데는 실패한 나는 20kg 쌀 한가마니보다 체감 무게가 무거운 캐리어를 이끌고 지하철을 탔다.
다행히도 내가 지하철을 탄 구간은 모두 엘리베이터 또는 에스컬레이터가 완비돼 있어 그나마 괜찮았지만, 이미 내 몸과 영혼은 비바람으로 너덜너덜해진 상태였다.
이렇게 비바람에 젖은 내 캐리어는, 회사에서 다시 행사용 물품을 일부 운반하기 위해 속살을 드러냈다.
아아... 수하물 23kg까지던데 괜찮겠지...?
갑자기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회사 사무실 바닥에서 가방을 뒤져 기내 반입이 가능하면서 부피는 크지 않지만 무게는 꽤 나가는 물건들을 꺼내 백팩에 옮겨담기 시작했다(그래, 공항에서 하는 것보다 아는 사람들이 보는데서 하는게 더 나을거야!!!).
이럴 때 선택하는 물건들이 보통 액체류나 날카로운 물건 등은 제외한 책(의외로 책이 되게 무겁다), 카메라, 셀카봉 등이다. 역시나. 읽지도 않을 거면서 여행책자까지 합쳐서 3권이나 책을 담았다.
과연 세 권을 다 읽을 수 있을 것인가... 고민에 빠졌지만 어느 하나도 빼놓을 수 없다는 생각에 결국 세 권 다 백팩에 담았다.
이런 저런 고난을 겪어 도착한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직항편을 타고 이동하기 때문에 제2여객터미널로 갔다. 제2터미널을 이용하는 건 처음이었는데, 역시 새 건물이라 번쩍번쩍 했다.
그리고 이곳을 오는 순간 왜 대한항공에게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는지 알 수 있었다. 실제로 이 의혹이 사실인지 알 수 없지만, 건물 인테리어나 시설도 고급지다. 면세점도 으리으리하다. 나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는 명품 브랜드들이 즐비해 있었다. (관련 의혹: http://news.joins.com/article/22505208)
이 모든 걸 대한항공과 몇개 외항사(사실상 대한항공 독점)만 사용한다니... 아니 뭐 그렇다고요...(이상 음모론 좋아하는 1인)
그리고 5시간 반의 비행은 시작됐다.
내 옆자리에는 지인들과 단체로 여행가는듯 한껏 들떠있는 아주머니들이 앉았다.
백팩에 담은 책을 읽겠다는 다짐은 연기처럼 사라지고 나는 스르르 잠이 들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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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자 무사히 방콕에 착륙했다는 안내방송이 들린다.
그리고 기체 밖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뜨뜻 꿉꿉한 공기가 피부에 와닿는다.
아.
드디어 방콕이다.
온몸으로 방콕의 열기가 느껴진다!
한달간의 여정이 시작됐다.
방콕에 오기 전까지 이것저것 찾아보던 나는 몇가지 재밌는 점을 발견했다. 그리고 몇가지는 한 달 간의 방콕 생활에서 깨닫게된 점들이다.
마스터카드사에서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2016년 기준 1900만명 이상이 방콕을 방문해 마스터카드를 사용했다고 한다. 현금만 사용한 사람, 마스터카드를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계산하면 분명 그 숫자는 20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측된다.
방콕 도시 중심은 인구가 약 800만명, 광역권까지 합치면 1400만명에 이른다. 최소 1900만명이라고 보더라도 광역권 인구수보다 많은 관광객이 방콕을 찾았다.
(사실 서울도 2016년 외국인 관광객 숫자가 1300만명을 돌파하긴 했으나, 바로 직후에 중국발 사드 이슈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찾아보니 예전에 스펀지에서도 나온 적 있다고 하던데, 실제로 이번에 방콕에서 만난 태국인이 직접 해준 이야기다. 다들 시험 볼 때는 외우지만 나중에는 까먹어서 잘 기억 안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참고로 정식 풀네임은 끄룽 텝 마하나콘 아몬 라따나꼬신 마힌타라 유타야 마하딜록 폽 노파랏 랏차타니 부리롬 우돔랏차니웻 마하사탄 아몬 피만 아와딴 사팃 사카타띠야 윗사누깜 쁘라싯(กรุงเทพมหานคร อมรรัตนโกสินทร์ มหินทรายุธยา มหาดิลกภพ นพรัตน์ราชธานีบุรีรมย์ อุดมราชนิเวศน์มหาสถาน อมรพิมานอวตารสถิต สักกะทัตติยะวิษณุกรรมประสิทธิ์)이다.
해석하면, "천사의 도시, 위대한 도시, 영원한 보석의 도시, 인드라 신의 난공불락의 도시, 아홉 개의 고귀한 보석을 지닌 장대한 세계의 수도, 환생한 신이 다스리는 하늘 위의 땅의 집을 닮은 왕궁으로 가득한 기쁨의 도시, 인드라가 내리고 비슈바카르만(विश्वकर्मा)이 세운 도시"라고 (출처 : 나무위키)
1966년, 1970년, 1978년, 1998년 총 네번이나 열렸다!
나중에 교통체증과 관련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겠지만, 방콕의 교통체증은 정말 전세계 순위권이다. 고도의 인내를 필요로 한다.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가 익숙한 사람이라면 아마 성질버리기 딱 좋다. CNN이 GPS 제조업체 TomTom의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2017년도 퇴근길에 교통체증이 가장 심각한 도시 1위가 방콕으로 선정됐다. 참고로 2위는 멕시코의 멕시코시티이며, 3위는 루마니아의 부카레스트(부쿠레슈티)라고 한다. (조사에 따라 2위로 집계된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건 중요하지 않다!!! 일단 방콕에 와보면 그냥 월드클래스 라는게 느껴짐...)
태국에서 가장 더운 달은 4월. WTO 자료에 따르면 방콕의 최고기온이 가장 높은 때가 4월이라고 한다. (일평균 34.9도라고) 이 때문에 태국의 학교들은 대다수 5월부터 학기가 시작되고, 10월에 한 차례 방학을 가진 뒤 11월부터 2월까지 다시 수업을 한다고 한다. (이건 물론 학교들마다 다르지만, 대략적으로 이렇다는 의미)
(※ 참고로 개학을 하면 방콕의 교통 사정은 더 나빠진다고 한다!!!!!!!)
BTS는 Bangkok Mass Transit System의 줄임말로, 방콕 도심 곳곳을 연결하는 지상철이다. 태국 사람들은 BTS를 'Skytrain'이라고 부르는데, 실제로 방콕에서 BTS 역을 가리키는 표지판에 Skytrain이라고 써있다.
태국에서 방콕의 교통난을 해소하고자 대중교통을 고안할 때 캐나다의 SNC 라발린의 기술을 적용했는데, 밴쿠버의 지상철이 스카이트레인이기 때문티다. 밴쿠버에 한 번이라도 가본 적 있는 사람은 방콕의 스카이트레인을 타는 순간 매우 유사하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다들 아는 내용이라면 창피하지만, 하나씩 방콕이라는 도시에 대해 알아가는 게 나는 참 재밌고 그렇다....^_^ (딴지 거는 사람 없는거죠? 그런거죠?)
이렇게 나의 방콕 한달 체류기는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