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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랑 Nov 28. 2019

[MBA일기#00] 내가 국내MBA를 택한 이유

서울대 MBA를 선택한 이유와 준비과정

나는 멀쩡하게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대학원을 갔다.

그것도 일반 대학원이 아니라 경영전문대학원(MBA)에 진학했다.


나의 소개에도 써있지만, 나는 대학 학부 때 영문학을 전공한 소위 '문송녀'다.

학부 2학년으로 올라가던 시절, 다른 동기들 대다수가 이중전공으로 경제학 경영학을 선택하던 가운데 나 홀로 이중전공으로는 정치외교학을 공부했다. 다들 왜 골랐냐고 물어봤다. 핑계를 대자면 이렇다. 당시 나의 아버지는 응용학문은 학부에서 배울 필요가 없다고 하셨다. 경영학적 소양은 정 필요하다면 졸업 후 MBA에 진학하면 되지! 라고 하셨다. 그 때 그 말이 기억이 남아서일까. 몇가지 고민하던 가운데 정치외교학으로 이중전공을 선택했다.


그래서 난 세상에 어떤 정치인이 대통령이 되어 집권을 하고, 전세계 정치 판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아도, 경제나 경영 지식은 전무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면 같은 업계가 아니면 일반 기업에 다시 취업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다 회사에서 여러가지 일을 겪으면서 대학원에 진학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로는 여러가지를 들을 수 있는데,


1. 일에 대한 회의감

2. 사람을 환장하게 만드는 상사

3. 이 회사에서 20년 뒤 내 모습

4. 다른 일에 대한 호기심

5. 휴식


이걸 간절하게 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학원에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소위 해외 명문 MBA라고 하는 미국의 MBA를 진학하려고 하니 몇 가지 장벽이 내 앞을 가로막았다.


1. GMAT 점수

: 생각보다 GMAT 시험이 어려웠다. 읽어보면 무슨 소리인지는 이해가 가는데, 정답을 맞추는게 쉽지 않았다. 이걸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꽤나 필요했다. 그것도 회사와 병행하면서 공부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당장 때려치고 싶은데 때려칠 시기가 늦어지게 된다.


2. 진학 시기

: GMAT 점수를 얻고 지원서를 쓰게 되면 2020년에나 대학원을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내 나이 3X살... 결혼도 안한 미혼여성이 감당하기에는 조금 버거운 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 어마어마한 학비

: 소위 기둥뽑힌다고들 하던가. 2년동안 미국에서 MBA를 다니면 집안에 기둥이 뽑힐수밖에 없다. 학비만으로 2억 정도 깨지고, 생활비까지 합치면 쉽게 3억은 깨진다. 3억이 뉘집 강아지 이름도 아니고. 결국 내가 funding을 받아야할 곳은 부모님인데, 부모님께 더 이상 신세를 지고 싶지 않았다.


4. 해외 생활과 한국 생활에 대한 갈등

: 공부하기 위해 2년 해외생활하는 건 큰 문제가 아니었다. 다만, 다녀오고 나서도 한국에서 계속 생활할 수 있을것인가가 고민이었다. 난 한국에서 살고 싶고 해외는 잠깐 머물러가는 정도만 살고 싶은데, 아무래도 해외에서 살고픈 사람들이 더 미국 MBA를 많이 한다고 들었다. 그러다보니 선택지가 점점 줄어들었다.


이런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다 보니, 결국 남는 건 한국에서 MBA를 하는 것이었다.

과연 국내에서 MBA를 하는는게 얼마나 의미가 있는 것일까? 제대로 공부는 하는 것일까?

이런 다양한 고민이 들었는데, 그래서 결국 나는 2가지로 방향성을 좁혔다.


1. 한국에서 MBA를 가더라도 좋은 학교에 가고 싶다

2. 기왕이면 공부도 제대로 하고 싶다


이 두가지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곳을 찾았다. 특히나 1번 조건을 만족시키려면 내가 다녔던 학부보다 좋은 학벌이라고 여겨지는 학교에 가야했다. 또, 여러 MBA 중에서 full-time으로 학생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는 학교를 원했다.


그렇게 고심한 결과 서울대 MBA카이스트 MBA 2가지가 후보에 올랐다.


둘 다 좋은 학교이고, 둘 다 프로그램이나 학생들 후기는 좋아보였는데,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서울대 MBA는 하반기부터 학교를 시작하는 반면, 카이스트는 상반기부터 시작한다는 것. 카이스트는 2020년부터 다녀야했고, 서울대는 2019년부터 다닐 수 있었던 것이다.


최대한 빨리 학교에 가고 싶었던 나는 결국 서울대 MBA를 택하게 됐고, 현재(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MBA) 19학번)에 도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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