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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랑 Sep 01. 2020

[책리뷰] 노력은 '저기'하지 않는다

태도에 관하여, 임경선 에세이

MBA 일기를 써야한다는 압박감에, 다른 주제로 글을 쓰지 못한것 같다.

최근 읽었던 책들에 대한 나의 생각을 보다 자유롭게 글을 써보려고 한다.



지난 4월 생일 선물로 지인에게서 받은 책.

임경선 <태도에 관하여>

독서를 즐겨하지 않는다는 지인이 가볍게 읽으려는 마음에 시작했다가 참 좋아서 나에게도 선물해줬다.

에세이를 즐겨 읽지 않는 나지만, 읽고 난 후에는 헛헛했던 마음을 보듬어주는 듯한 책이었다.


머리를 싸매고, 속으로 끙끙 앓으며 고민하던 삶의 장면 장면마다 이런 식으로 헤나가면 좋을 것이라는 삶의 태도 5가지를 소개하는 책이었다.


자발성

관대함

정직함

성실함

공정함


작가는 담담하면서도 어느정도 삶의 경험과 연륜을 통해 얻은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는데, 여러모로 공감이 갔다.


책을 읽으며 마음에 든 구절이 몇군데와 함께 내 생각을 적어볼까 한다.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더 했다고 손해봤다며 억울해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반대의 경우로도 인생의 많은 날들을 채우게 될 테니까.

사랑하는 사람과 일생을 함께하면서 마음먹으면 좋은 태도라는 생각.


사랑하는 사람? 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가족 중에서 형제에게 내가 더 손해본다고 억울해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보다 훨씬 어렸고, 오빠라는 존재를 인정하지 못하던 시기였다. 많이 싸우고 갈등하기도 했는데, 결국 형제도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면 내가 유일하게 기댈 혈육일텐데. 너무 팍팍하게 굴었나 싶다.


가끔은 오빠에게 미안해진다. 두 살 터울 오빠인데, 가끔은 오빠답지 못하다고 생각해 투정부리고 무시한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나를 챙겨주는 건 오빠 뿐이었던 것 같다.




"If everybody loves you, something is wrong.
You can't please everybody."
- Paulo Coehlo

이 책에서 인용한 문구인데. 정말 가슴에 와닿았다.

'내가 나다울 수 있는 인간관계'를 제외하고는 놔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 나에게 적이 아무도 없다는 것은 반대로 나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사람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이 말은 <미움 받을 용기> 와도 이어지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 직장에서 나를 싫어하던 그 인간의 존재가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인간은 내 앞에서는 입도 뻥긋 못했으면서, 뒤에서는 내 욕을 그렇게 하고 다녔다.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은 당연히 그 얘기를 나에게도 해주었고, 함께 분노해주었다. 그렇게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과 더 응집하고 결단력을 갖게 만들었다.


그 때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모든 이에게서는 배울점이 있다.

그것이 장점이든 단점이든.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고 확신해도 조직 밖에 나가서 처음 맞닥뜨리는 자유는 바로 '아무것도 없는 그 자체'다.
없던 일을 내가 만들어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때, 그 때 느끼는 자유의 무게는 조직 속에서 느꼈던 통제의 무게보다 곱절은 무겁고 부담스러울지도 모른다.

아마 처음 내가 퇴사하고 나서 느꼈던 감정. 대학원 가기까지 2달 남았을 때 그 아무거나 다 해도 되는 자유로운 시절. 나는 이런 기분을 느꼈다.


"아무것도 할 일이 없는데 괜찮은걸까?"

"이렇게 늦게까지 자도 괜찮은걸까?"


뭔가 알아서 일이 주어질 때가 편하고 좋았다는 생각도 들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그런 관습들은 내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게 힘을 기르는데 방해가 되었던 것 같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결정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연습이 되지 않은 사람은, 조직에서 독립해 나왔을 때 겪는 그 불안감은 엄청날 것 같다. 그런 고민거리를 조직생활을 경험해본적 있는 작가가 이야기하기 때문에 참 공감이 많이 가는 부분이었다.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몰입하는 기분은 생생히 살아서 숨쉬고 있다는 실감을 안겨준다.
그렇게 조금씩 걸어나가는 일, 건전한 욕심을 잃지 않는 일은 무척 소중하다.
결국 열심히 한 것들만이 끝까지 남는다.


인생을 살면서 포기하고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특히 내가 잘하지 못하는 일, 해본적 없는 일에 직면했을 때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요령도 피워보고, 포기하겠다고 마음을 놓은 적도 있지만, 나는 10번 중 7번은 끝까지 해냈던 것 같다. 100% 다 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 30% 정도는 손을 놓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결국엔 열심히 했던 것들만 머릿속에 남는다. 후회없이 최선을 다했던 경험들은 머릿속에 남아 나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어 교훈을 남긴다.


그리고 그 무슨 일이던 간에 최선을 다한 사람에게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 결과가 성공적이든 아니든, 그 노력이 값지고 의미가 있기 때문에. 분명히 배울 것이 있기 때문에.

노력은 '저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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