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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랑 Mar 30. 2021

더현대서울에서 먹을만한 게 없다

지하1층 맛집 분석, 5층 6층에 대한 후기

지난 달 오픈한 더현대서울이 핫하다.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시국에 오픈 열흘만에 200만명이 왔다갔다고 하니 엄청난 기세다. 그 중에 나도 세 번이나 다녀갔으니 그 붐에 일조한 셈이다. 코로나19 확진자도 몇명 발생했는데, 사람이 그렇게 많으니 그럴만도 하다.



그런데 이 트렌드를 보니 어디서 많이 봄직한 느낌이 든다...


바로 스타필드. 스타필드 하남이 오픈한건 2016년 9월. 50일간 420만명이 다녀가면서 하루 평균 8만명 이상이 다녀갔다. 서울이 아닌 외곽인데도 방문객수는 어마어마한 수준. 그리고 두달만에 방문객수는 6만명대로 줄어들었다. 과연 더현대서울의 기세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3번을 다녀오고 나서 느낀 더현대서울에 대한 내 생각을 적어본다.



오픈 시간(10시30분)에 맞춰 방문한 더현대서울.


코로나19 시대로 사람들의 활동 공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공간으로 옮겨갔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은 옮겨간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을 자극할만한 '재밌는 곳'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 온라인이 주지 못하는 오프라인만이 줄 수 있는 경험과 체험이 있다면 사람들은 기꺼이 발걸음을 옮겼을 것이다.


지난 달 26일 오픈한 더현대서울이 그런 점에서 아주 좋은 자극제가 되었다.

일반 소비자층을 끌어들이면서 백화점의 얼굴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식품관인 지하1층에 대해 평가해보자.


지하1층 식품관의 좋았던 점

1. 서울에 핫하다는 곳은 다 모았다.

카페 레이어드, 카멜 커피, 테일러 커피 등 서울에서 핫하다는 카페하며, 청기와타운, 르프리크, 까폼, 브뤼서리서교 등 핫하다는 레스토랑도 많이 모아왔다. 폴앤폴리나, 통인스윗, 르쁘디푸, 마얘, 플리퍼스 등 디저트/베이커리도 힘을 쏟았다. 입구에 곧바로 보이는 에그슬럿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줄서는 곳 중 하나다.



2. 푸드트럭 코너

푸드트럭 코너는 마치 서울도깨비야시장이나 유럽 어느 광장 같은 기분을 맛보게 한다. 그동안 정형화된 푸드코트의 느낌을 잘 바꿔낸 모습. 키오스크도 적절히 활용해 주문 받는 단순노동도 줄이고.



3. 수준급인 슈퍼마켓의 MD

슈퍼마켓인 테이스티서울 마켓 내부에 신선식품 셀렉션이 좋다. 다른데선 좀처럼 보기 힘든 화식한우도 가져다 놓고, 샤퀴테리도 수준급이다. 사실 슈퍼 쪽은 신세계(이마트)계열이 더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식품관 아니라 슈퍼) 꽤 훌륭하다.



4. 현대백화점이 직접 운영하는 매장

직접 현백에서 운영하는 국내 지역별 명인의 토속식품을 소개하는 '명인명촌' 브랜드. 공간도 따로 마련해 모던하면서도 전통적인 느낌을 살린 배치하며, 클래식한 고급 전통식품 뿐만 아니라 현대적인 식품도 우리것으로 사용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점은 아주 마음에 들었다.


지하1층 식품관의 아쉬운 점

1. 생각보다 새로운 건 없다.

핫한 곳은 다 모았지만, 그렇다고 새로운 건 없었다. 사람들이 오자마자 줄서는 에그슬럿은 이미 코엑스에 있다. 가장 사람 왕래가 많은 곳에 배치한 베즐리 같은 베이커리는 현대에서 운영하는 베이커리인듯. 그밖에도 기존의 유명한 F&B 레스토랑/카페들을 모아뒀지만, 이곳만의 스페셜 메뉴 같은 것은 좀 부족한듯. Sooty 이외에는 이곳에서만 찾을 수 있는 매장이 부족한 것 같다.


2. 집에 식사로 사가고 싶은 게 없다.

식품관이라면 이곳에서 먹고가는 것 뿐만 아니라 집에 가져가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사려는 사람도 많다. 식사 대용으로 구매해서 집에 가져가는 것. 그런데 여기서 포장 가능하게 판매하는 것들은 대부분 베이커리나 디저트류. 식사가 아니라 후식이다. (물론 빵을 식사 대신 먹으면 할말 없음). 유명 레스토랑이나 F&B 가져왔지만, 집에 만들어진채로 가져갈만한 건 거의 없는듯 하다. 만두 족발 떡복이 이정도만 생각했다면 큰 오산. 원바이 위쿡이 있긴 했지만, 이건 그냥 밀키트 수준이라... 이런 점은 좀 아쉬웠다.


3. '우리것'을 찾기 힘들다

최근 F&B 분야 전반에서 우리것에 대한 재해석이 유행이다. 전통주만 해도 탁주부터 시작해 청주 증류주 등 전통 방식을 고증하거나,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양조장이 많아지면서 그 종류도 다양해졌다. 그런데 그런 아이템들은 부족하다.

먹거리도 마찬가지다. 강정이넘치는집을 비롯해 현대적으로 전통 다과나 병과를 해석하고 만들어내는 곳이 많은데. 떡이며 강정이며 요즘 우리것을 재해석하거나 전통을 이어가는 맛집에 대한 셀렉션은 부족하다.

명인명촌이 있다고 하지만, 여긴 간장 된장 기름 등 식자재나 요리에 쓸만한 재료들을 파는 곳이다. 식사나 간식으로 먹을만한 것들이 많지 않다.



4. 다양한 식생활패턴을 고려한 매장이 부족하다.

최근 글로벌 트렌드는 비건이고 친환경, 그리고 키토제닉 같은 다양한 식이방식과 가치관을 유지하는 사람이 많다. 대체육을 만드는 업체도 늘어나고, 다양한 식이방식에 알맞는 메뉴를 개발하고 밀키트를 판매하는 회사도 많아졌다. 그런데 더현대서울에서는 그와 관련된 공간이 별로 없는것 같다. 여의도 근처 직장인과 주민들을 타겟으로 한다면, 업무 미팅 등으로는 지키기 어려운 내몸을 위한 '이너뷰티'를 위한 음식을 찾는 사람 수요도 많을텐데, 이걸 잘 잡지 못한건 아쉽다.



이후 5,6층 공간도 방문해봤다.

사실 더현대서울이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이 아닌가 싶다. 축구장 13개 면적 공간인데, 이 공간을 아주 널찍하고 여유롭게 사용했다. 빌딩숲이 빽빽한 여의도를 생각하면 정말 호화로운 공간 사용이다.

1. 빌딩 숲을 자연채광 실내 공원으로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도시에서 생활한다. 빌딩숲 사이를 매일 왕복하며 사무실 또는 실내 공간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런 이들에게 인간 본능적 원초의 시절을 자극하는 '숲내음',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는 개방된 공간을 좋아하는 건 본능과도 같다.

답답한 콘크리트벽의 굴레를 벗어나 넓게 트인 공간을 보면 "와아-" 라고 감탄사가 먼저 나오게 된다.


2. 파리 그랑팔레를 연상시키는 '그린돔'

아마 더 현대서울의 5층 사운즈포레스트와 6층은 그런 목적으로 지었을 것이다.

과학적으로도 인간은 천장이 높고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는 개방감 쾌적함 자유를 느끼며 창의적인 생각이 더 잘 떠오른다고 한다.

아직은 약간 듬성듬성하다는 느낌이긴 하지만, 마치 유럽의 잘 가꿔진 공원을 걷는 기분이다. 특히 그린돔은 마치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 같은 느낌.


3. 대형 폭포는 마치 시암 파라곤

1~4층 사이로 보이는 12미터에 달하는 폭포는 저절로 셔터를 움직이게 만든다.

가운데가 뻥 뚫린 유선형 공간 구성은 마치 태국 방콕의 시암파라곤을 연상시키는 듯하다. 싱가포르나 방콕의 고급 쇼핑몰을 떠올리게 한다.


4. F&B 라인업은 생각보다 아쉽다

이런 공간 구성과 인테리어는 100점 만점에 120점을 주고 싶다. 다만 아쉬운 건, 입점 식당들. 생각보다 식당 라인업은 아쉽다.

5층 번패티번에서 식사를 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나중에 따로 업로드할 예정 (한마디로 아쉽다는 얘기).

6층도 하이엔드 또는 힙한 레스토랑이나 비스트로가 들어올거라고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은듯 하다.


5. 한국판 아마존GO?

재밌었던 건, AWS와 협업해서 마치 'AMAZON GO' 같은 무인 매장. 실험적으로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인것 같다. 최근 무인판매기나 무인편의점을 위한 서비스나 디바이스 만드는 스타트업도 많아진다고 하는데, 흥미롭다. 다만, 나는 현대백화점 앱도 깔아야 하고 사람도 많아서 포기했지만, 정말 그냥 가져가기만 해도 되는건지 실험해보고 싶긴 했다.


ALT.1에서 전시도 보고싶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포기. 다음번에 기회되면 가보는걸로.




이렇게 둘러보고 나니, 새롭게 보고 즐길 수 있는 체험 공간은 잘 만들어뒀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먹는 것에 진심인 나에게 새로운 미식체험은 크게 느낄 수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

그래도 당분간, 이곳이 주는 공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경험은 사람들을 끌어들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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