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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영주 Jul 14. 2018

완벽하지 않아서 더 특별한 여행노트 + 작성 TIP

글씨가 예쁘지 않아도 괜찮아 그림을 못 그려도 괜찮아



여행은 사람을 성장하게 하지만
현실로 돌아온 사람들은
그날의 공기, 그날의 생각까지도 
금세 잊고 만다


여행은 나를 성장시켰다. 하지만 정말 빠른 시간에 현실로 돌아온 나는 그날의 기억들, 소중한 말들 조차 잊어버리곤 한다


이번 여행엔 꼭 노트를 써야지 다짐을 하지만 쉽지 않다 

나 역시도 여행을 다닐 때마다 다이어리를 쓰려고 했지만 생각만큼 요령이 부족했달까. 매번 실패했었다

그래서 이번에 산티아고 까미노 길을 걸었던 여행이 제대로 썼던 첫 여행노트가 되었다


개인적인 일기가 있는 포스트입니다. 남의 일기 훔쳐보는 재미를 느끼 실수도 있습니다 


2달간의 장기 여행이 가져다온 여행노트[산티아고 까미노길]

첫 여행노트를 쓴 산타 아고 순례길은 정말 여행일기를 쓰기 너무 최적화된 곳이었다

매일매일 도착지점이 달라지고, 낮에는 걷고 저녁에는 쉬는 스케줄이라 항상 일기를 쓸 시간이 많으니까 말이다(산티아고 순례길 가시는 분들은 꼭 노트를 가져가시길)




그래서

별거 아닌 팁을 드리자면,


1. 노트는 켈리그라피용 스케치북 미니 사이즈 선택

산티아고 순례길여행노트(왼)/새로계획중인 여행노트(오)

노트는 켈리그라피용 스케치북을 추천한다. 사이즈는 손바닥 정도가 적당하고 또한 겉표지가 딱딱하고 고무 스트링이 달려서 더러운 여행가방에서도 최대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잡아주는 것이 좋았다

물론 내 선택이 정답은 아니다 줄이 있는 노트를 원하는 분은 더욱이 참고만 하길 원한다


2. 맨 첫 장에는 날짜, 이동구간, 날짜를 기재하자

걸었던 구간을 매일매일 적어 두었던 장

중요한 팁이라면 같은 형식으로 지속적으로 적어주는 것이다

ex) DAY1_ 출발지점 > 도착지점 (날짜)

또 다음 여행노트에는 페이지까지 적어볼 생각이다 그날의 그 기억을 페이지에 적어서 매일 꺼내 보는 것도 좋은  만약 페이지까지 적게 된다면 그때그때 기억을 좀 더 쉽게 볼 수 있지 않을까


3. 일정 그 다음장부터는 그날그날 일기를 작성한다

산티아고 여행이 끝난뒤에는 다시 여행 일정 페이지를 작성해서 구분해줬다


여기서 내가 왜 여행일차 초반에 작성했었는지 알 수 있는데, 여기서도 기본적인 틀을 유지하면서 일기를 작성했다

ex) DAY1/ 함께했던 사람/출발지> 도착지 또는 여행지 / 일기 /날짜

일기 쓸 때 주의_ 다꾸(다이어리 꾸미기)에 너무 신경 쓰지 말자 다꾸에 신경 쓰다 보면 쉽게 지칠지도 모른다. 매일매일 작성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에 충실하되 스트레스받지 않는 선에서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날의 나 자신에게 집중하자


4. 영수증 붙이기 (아무거나 말고 중요한 영수증)

리스본에서 묵었던 호스텔 영수증

흔히 여행 중 노트에 붙이려고 영수증을 킥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도 초반 여행 때는 외국에서 받은 영수증이 의미 있다고 생각해서 모두 모았다가 한꺼번에 다 버렸던 기억이 있다 (배낭여행객에게는 이것도 엄청나게 무거운 짐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셰비아 호스텔 영수증(묶은 날짜, 간단한 후기 정도 적어놓으면 좋다)

그때 이후로 의미가 될 만한 영수증을 추리기 시작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숙박시설 영수증, 박물관 또는 미술관 티켓 영수증(티켓이 있으면 필요 없다), 에피소드가 있었던 레스토랑 가게의 영수증(영수증에 꼭 일화를 적어 놓는 것도 팁) 등등 의미가 될 만한 영수증이 아니면 그때그때 폐기했던 것 같다. 


5. 사람들과의 대화 속 이야기 적어놓기

걷는 도중 대화를 각색해서 말풍선으로 남겨 놓았다 (왼)

함께했던 사람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특히 까미노 순례길의 경우에)

말이라는 것이 한번 공기로 흩어지면 아무리 중요한 말이었어도 쉽게 잊히기 마련이다

위로가 되었던 좋은 말들, 나 자신을 돌아보게 했던 다정한 일침도 모두 그날의 기억과 함께 말풍선으로 적어 놓는 것은 어떨까. 일기와는 또 다르게 그날 나눴던 대화가 어느 에세이 못지않을지도 모른다 


6. 현지인의 기록도 붙여놓기

여행을 하다 보면 현지인에게서 현지 말을 배우거나 하는 좋은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 영어가 서툰 나와 역시 영어가 서툰 현지인과의 대화에선 역시 현지 언어를 배우는 것도 대화를 늘려나갈 수 있는 좋은 팁

현지인에게 배운 숫자 새는 방법은 정말 남부럽지 않은 좋은 회화 책이 되기도 한다

일본 나오시마 섬 가는 방법을 세세하게 적어주었던 호스텔 직원

또 하나의 팁은 길을 물을 때는 호스텔 직원이나 현지인에게 부탁해서 지도를 간단히 그려달라고 하는 방법이나 가는 방법을 현지 언어로 적어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추천


7. 여행 노트에 함께 했던 꿀팁 재료들  

캘리용 붓펜(제일왼쪽부터)/종이테이프/네임펜/색연필/펜

귀찮겠지만 위에 5가지는 꼭 여행에 챙겨갔던 꿀 재료들이다

1) 캘리용 붓펜

가장 왼쪽에 캘리용 붓펜은 자주는 아니지만 여행 다니면서 그림 그릴 때 사용했고 물통이 휴대가 필요 없기 때문에 정말 잘 애용했던 것 같다.


▼ 여행 그림 관련 포스팅 바로가기

좋아하는 사진작가의 전시팜플렛을 붙힐 수도 있다

2) 종이테이프

두 번째는 종이테이프인데 여행노트를 쓰다 보면 테이프가 필요한 순간이 분명 온다. 종이테이프는 위에 덧붙여서 글씨도 쓸 수 있고, 종이테이프가 이번 여행 노트를 살렸다고 생각이 들만큼 절대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었다

네임펜으로 받았던 사인들

3) 네임펜/색연필

글쎄 꼭 필요할까? 아니다 은근히 있으면 유용하다. 

매번 펜으로 작성하다 보면 여행 노트 자체가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에도 있고 색연필은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하고, 네임펜은 좋은 글귀나 같이 다닌 친구들의 이름을 적을 때 사용했던 것 같다.

4) 펜 선택

펜은 무조건 자신이 글씨가 잘 써지는 펜으로 선택하도록 하자. 글씨를 정말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면 펜에 따라서 글씨체가 바뀌시는 분들이 많으실 거라 생각이 든다( 특히 요즘처럼 글씨를 잘 쓰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특히나 더 ) 공식적인 서류에 자주 사용하던 펜이 좋고 두 개 정도 챙겨가면 여분으로 좋다.

단 주의, 펜 똥이 많이 나오는 제품은 글씨가 잘 써진다고 해도 피하는 편이 좋다




여행노트를 마치며


이렇게 중간중간 동행과 함께 이야기 나눴던 것도 적어 놓고, 완성하지 못했던 그림들 (그 또한 추억) 좋은 글귀는 따로 적어놓기도 하고 하나의 근사한 여행 책이 되었다 (비록 나 자신밖에 안 보더라도 말이다)

거의 다 뜯어져 가는 여행노트

처음에 한국에서 가져간 다이어리를 분실해서 현지에서 급하게 사서 그런지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쓰면 쓸수록 종이가 뜯겨 나가 다행히 종이테이프로 간신히 연명하게 되었는데 그마저도 한 장 한 장 소중했었다



물론 아무래도 의미 있는 여행지(순례길)라서 그런지 길을 걷는 내내 생각이 끊이질 않았고, 그 머릿속의 생각들이 글로 쓰였기 때문에 여행 노트 작성이 쉬웠던 점도 있지만,

이왕 우리 여행 간 잠시 인스타그램 업로드를 멈추고 인생의 한 부분이 여행을 기록하는 것은 어떨까



▼ 순례길 여행노트 유튜브 영상으로도 확인해보세요

나의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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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행 다니는 백수, 아직 영혼은 디자이너, 내일엔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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