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미니 301과 떠나는 여행 2_ 리스본 편. 벨렝 탑
이제 여행 다이어리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체력적으로 많이 지친다. 그 무엇보다 이제 닥쳐올 현실이라는 거에 심리적으로 많이 지치는가 보다
2017.9.4 리스본 여행노트에서
긴 여행의 끝자락이었던 리스본은 참 다양한 감정에 휩싸이게 만든다
어쩐지 계획 하나 없이 정처 없이 걷게 되기 일수고,
지나가는 남자의 담배연기에 사람이 그리워져 함께할 동행을 구했다가도 알 수 없는 지침에 다시 혼자가 되었다가
여행 온 가족들을 보면 지난날의 우리 가족여행이 떠올라 울적해지기도 한다
여행자에게 사치일지도 모르는 늦잠을 자고
잠시 침대에 누워서 여기가 한국인가 리스본인가 하는 엉뚱한 몽상에 빠지기도 한다
지치지 않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는 자신은 예상하지 못한 장기여행의 딜레마이긴 하다
특히 강행군(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은 다음이라면 말이다.
'아, 오늘은 벨렝 지구에 가야겠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버스를 조금 타 벨렝 지구에 도착.
네이버 맛집을 찾아갔다가 다시 걸어가다 보면 다리가 너무 아프다 싶을 때쯤 도착하게 되는 벨렝 탑.
가는 길에 보니 벨렝 탑엔 입장 시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차 늦었구나'
가지 말까 라는 마음이 들다가 어쩐지 발이 멈추지 않아서 그냥 터벅터벅 다시 걸었다
막상 도착하고 나서 너무나 아름다운 장관에 서둘러 카메라를 들 수밖에 없었다.
다행이다 오늘도 힘을 내서 여행해서,
밤이라 서늘했는데도 불구하고 혼자 이리저리 사진도 참 많이 찍었다. 거의 한롤은 다 쓴 모양이다
문득 가족끼리 여행 온 무리들을 보고는 울적해지기도 하고 여행노트를 꺼내 그 그리움을 글로 적어 보기도 한다
잠깐 일몰 사진의 간단한 팁을 드리자면
많은 분들이 일몰을 보기 위해 무리해서 한국을 생각해서 스케줄을 잡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해가 늦게 지는 유럽에서 정처 없이 사진을 찍다 보면 막차를 놓칠수있다 (심지어 아직 해가 지지 않은 경우에도 버스가 끊기는 경우가 많음) 특히 대중교통이 잘 돼있지 않은 도시 근교의 경우엔 더욱이 일찍 버스가 끊기기 때문에 꼭 버스 스케줄을 참고해야 한다
그렇다. 내 이야기이다
이 사진들을 다 찍고 막차를 향해 얼마나 뛰었는지 등이 서늘해졌던 기억이 난다
아쉬운 듯 그렇게 떠나는 게 좋아
그래야 서로가 서로의 기억 속에 좋은 모습만 남으니까
2017.9.3 리스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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