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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영주 Jan 09. 2017

빨간실 (赤い糸)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영화 드라마이야기





#


현실





이십대 후반 서른중반의 여자 3명이 모이면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곤한다


직장인 3년차 Y "나 자신도 건사하기 힘든데 부양할 가족까지 생긴다는게 두럽다.

결국엔 모든게 엉망이게 되버릴거 같은 그런 생각이든다."







서울 생활 9년째,

아직은 먼 미래같은 결혼이라는 제도가
어색한 사람으로 지내고 있다



..

직장인여자라면 다들 생각한다. 서울에서의 결혼은 현실이라는 것을..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꼭 일을 해야 살아갈 수있다고 생각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결혼한 선배들을 보면서

자신은 도저히 할 수없다고 느낀다.











#


운명을 믿지 않지만 믿고 싶어질때




지구상에 65억 인구가 있고, 신이 아무리 전지전능 하다지만

그 많은 사람의 앞날을 미리 알고 정해놓을리가 없다.

그런 불필요한 수고를 할리가 없다.

그래서 나는 운명을 믿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그것은 운명이었다고 믿고 싶어질 때가 있다.

지난 날을 돌아보며 그것은 운명이지 않았을까
변명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드라마 "연애시대" 중-




운명을 믿지 않아 버리게 된 현실이 가혹함에도 그렇게 우리는 운명이라는 단어에 대해 기대를 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왜냐하면 이러한 운명을 향한 사람들의 기대가 다양한 영상 컨텐츠를 통해 지속적으로 노출 되고 있기 때문이다.


tvN드라마 <도깨비>

 실제로 요즘 도깨비란 드라마에서도 인연을 점지하는 신인 월하노인이 이슈화 되기도 했다

(결국 월하노인은 아니였지만서도..)


월하노인이 운명의 빨간실은 묶어두면 하늘이 정해준 배필이 된다는 중국의 민간전설에서 따온 이야기이다. 즉 만날사람은 언젠가 꼭 만나게 되고 수많은 인연이 겹치고 겹쳐 현재를 만든다는 것




이런 도깨비와 도깨비 신부란 존재 또한 사람들의 운명에 대한 기대에서 부터 시작한 것이 아닐까?


현실세계에 사는 월하노인이 운명을 점지어 준다.. 결국 엉키고 엉켜도 서로 붉은실로 연결 되어 있어 언젠가 만나게 되어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이야기인가?













#


빨간 실,

아카이 이토 (赤い糸),

무스비 [結び],

인연,  




 일본에서 특히 운명의 남녀에게는 서로의 새끼 손가락을 이어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빨간실이 있다라는 전설을 매우 좋아한다.  러한 붉은실에 관련한 모티브의 수많은 소설, 영화, 애니매이션 까지 다양한 컨텐츠를 통해서 운명적 사랑을 그려내고 있다.   그중에 가장 좋아하는 두가지 작품을 통해 각기 다른 모습의 붉은실 그리고 운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너의 이름은 (君の名は。, your name. 2016)

"잊고 싶지 않은 사람, 잊으면 안 되는 사람, 나에게 소중한 사람

너의 이름은"

도쿄에 사는 소년 ‘타키’와 시골에 사는 소녀 ‘미츠하’는
 서로의 몸이 뒤바뀌는 신기한 꿈을 꾼다
 낯선 가족, 낯선 친구들, 낯선 풍경들...

 절대 만날 리 없는 두 사람
 반드시 만나야 하는 운명이 되다



사실 이 포스트를 준비한 이유 중에 하나였던 "너의 이름은" 이라는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최근에 본 영화 중 가장 인상깊게 보았던 작품이었기도 하고, 역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색감, 음악, 운명적 스토리 삼박자가 어우러져 큰 시너지를 내고 있다.




영화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붉은 실(赤い糸)과 무스비(結び)는
일본에서 인연(縁)을 뜻하는 상징적 요소 이다.



이 영화가 가장 크게 감동적이게 느껴졌던 이유 하나도 관객의 운명에 대한 기대감이 아니였을까

그리고 현재의 어떠한 이유에서 만날 수없었던 운명 또한 결국 인연을 이루어 가고, 해피엔딩을 꿈꿀 수있다는 점이 아닐까




하지만 물론 이 영화는 단순한 판타지 로맨스만을 표방하고 있는 작품은 아니다. 다양한 좋은 영화들이 그러하듯 심층에 유성이라는 요소를 통해 또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다.


혹자는 이러한 유성낙하에 대한 요소를 동일본 대지진과 비교하고 있다. 하지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동일본 대지진이 이 작품을 만든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은 아니다"라며 "대지진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 사람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현재를 붙잡고 싶은 마음을 담은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라고 말한다.


기적과 같은 영웅, 또는 운명 이야기를 통해 기적을 바라는 마음은 이런 말도 안되는 현시국에 가슴아파 하고 있는 우리 마음의 상처를 잠시나마 보듬아 주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붉은실로 연결된 운명에 대한, 어쩌면 조금은 판타지스러운 동화같은 이야기

"꼬이고 엉키고 끊어지고 이어지고 그것이 무스비 그것이 시간"



"이 말을 하고 싶었어, 네가 이 세상 어디에 있건 꼭 다시 만나러 갈 거라고."










#


어쩌면 이것이 현실




연애시대(Alone in love,2016)

자꾸 엇갈리는 인연, 하지만 결국엔 다시 연결되는 운명의 실


위의 영화가 좀더 판타지 스러운 풋풋한 운명로맨스에 대한 시작을 이야기 한다면 동명 일본소설 연애시대를 모티브로 하는 한국 드라마 연애시대는 이별을 했지만 그들 사이에 맴도는 운명의 빨간실에 대한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무엇보다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이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가 회자되는 이유는


이혼한 부부의 이야기이지만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앞으로 사랑을 할 사람, 사랑이 끝난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 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

한가지 에피소드라면 연애시대를 집필한 박영선 작가는

개인적으로 멜로장르를 좋아하지 않는 타입이라고 한다.



작가는 "누군가를사랑할 땐 이 사람이 아니면 죽을 것만 같은 운명적인 사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잊어 버리게 된다"라고 말할 정도로 처음부터 장르에 대한 고민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연애시대'원작을 읽고 일상 속에서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여서 결정적으로 맡게 되었다고 한다.

운명적인 사랑이 아니어도 덤덤하게 우리의 일상을 풀 수 있으니까 말이다.       



사랑을 하고 있을 때도 일상이고, 지나고 나서도 일상이다.






드라마 연애시대 중_행복한 과거의 동진과 은호

"언젠가는 변하고 언젠가는 끝날지라도

그리하여 돌아보면 허무하다고 생각할지라도
우리는 이 시간을 진심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슬퍼하고 기뻐하고 애닳아하면서
무엇보다도 행복하기를 바라면서

고통으로 채워진 시간도 지나고
죄책감 없이는 돌아볼 수 없는 시간도 지나고
희귀한 행복의 시간도 지나고
기억되지 않는 수많은 시간을 지나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

우리는 가끔 싸우기도 하고
가끔은 격렬한 미움을 느끼기도 하고
또 가끔은 지루해 하기도 하고
자주 상대를 불쌍히 여기며 살아간다.

시간이 또 지나 돌아보면
이 때의 나는 나른한 졸음에 겨운 듯
염치 없이 행복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가 내 시간의 끝이 아니기에
지금의 우리를 해피엔딩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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