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하지 않을 권리는 없나요? 책&영화 리뷰
*이 글은 소개하는 책과 영화의 약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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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즘 것들의 연애_ 연애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겁니다
저자인 우시쿠보 메구미 작가는 일본 20대 여성의 70%, 남성의 80%가 연인이 없는 일본 사회의 현상을 자료와 취재로 드러내고 그 배경과 이유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은 지금 자극적인 현실적 소재는 무서울 정도로 숫자를 통해 이야기되고 있다.
현실 주의자가 된 오늘의 젊은이들에게 연애는 가성비가 맞지 않는다
-주오대학 야마다 마사히로 교수
최근 친구가 오랜 연인을 떠나보냈다.
서른 넘으면 결혼을 할 수 있을 주 알았는데 지금의 친구는 금전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성숙함으로나 결혼은 꿈도 못 꾸겠다는 것이었다.
차라리 잘됬다며 결혼을 원하는 여자 친구를 보내며 술 한잔을 기울이는 친구의 씁쓸한 얼굴을.
이 책에서는 그들이 연애와 결혼을 통해 얻어질 이득을 가격 대비 가성비로 따지고 있다. 모든 것이 숫자 통계로만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나 또한 이러한 연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낯설지만은 않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 남들 다하는 스드메까지
돈이 없이는 감히 연애 조차 할 수 없는 지금, 현실이다
지금의 20대 남녀는 연애를 하지 않는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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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애에 대한 기묘한 상상 더랍스터(The Labster, 2015)
여기 또 하나의 기묘한 연애를 다룬 영화가 있다
커플이 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유예기간 45일 동안 짝을 찾지 못하면 동물로 변하게 되는 기묘한 커플 메이킹 호텔을 둘러싼 이야기 더랍스터이다
감독이 설정한 이 세계에서는 이분법적인 상황에 놓여있다.
처음 남주인공이 근시가 아니라는 이유로 아내에게 버림을 당해 커플 메이킹 호텔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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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비정상적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와는 동떨어진 먼 세상의 이야기일까?
‘서른 살이 되어보니 이곳은 흡사 전쟁터더라’
결혼 적령기의 두 남녀가 만나 결혼하기까지가 이리도 힘들일이었던 건가 새삼 느끼게 된다
하나둘 결혼하는 주변 지인들의 숫자만큼이나 가속도로 초조함이 몰려온다. 나 이대로 괜찮은 걸까?
영화 중 커플 메이킹 호텔에 입실한 남자 주인공이 기한 내에 짝을 맺지 못해 동물이 되어버릴까 두려운 마음에 피도 눈물도 없는, 즉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여자와의 관계를 위해 자신 또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척을 하게 되다 결국 들키게 된다
버려지지 않기 위해서 남들과 다르지 않기 위해 행해지는 호텔 안의 사람들의 비정상적인 행위는 가상의 세상 속에선 당연하게 행해진다.
정해진 기한, 결혼에 대한 압박감, 버려질까 두려움, 남들과 다른 존재로써의 불투명한 미래
아직도 단순히 영화로써의 가상세계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이건 현재다
영화가 보여주는 모습은 현재 우리와 매우 닮아있습니다_ 요르고스 란티모스
이 영화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서로 관계를 맺지 않고서 살아갈 수 없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느낄까, 그런 관계를 맺지 못하는 사람들을 다른 이들은 어떻게 평가할까에 대한 의문에서 영화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전했다
연애를 하지 않으면 실패한 인생을 사는 걸까?
그 기준은 언제부터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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