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경험자가 전하는 진솔한 이야기

암이 아닌 앎, 우리는 희망을 선택했다, 캔드림 협동조합 공저

by 이윤지

내 SNS 알고리즘에는 독서와 관련된 게시물뿐 아니라 투병, 간병, 극복, 완치 등의 게시물도 상당 부분 차지한다. 그러던 중 얼마 전, 암 경험자와 가족이 만든 대한민국 1호 협동조합인 ‘캔드림 협동조합’ 계정을 알게 되었다. 암 경험자와 가족의 실질적인 사회 복귀에 필요한 경제적 회복 지원을 미션으로 삼고, 여러 기관과 협업하며 다양한 연구, 개발, 사업을 펼치는 곳이다.



최근 이곳에서 암 경험자 12명의 실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들의 용기에 감사한 마음과 새로운 삶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책을 구매했다. 나 또한 두 자녀가 모두 희귀 질환을 진단받고 몇 년간 깊은 상실의 시간을 보냈다.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그 시간을 조금씩 견뎌냈고, 현재는 과거의 나를 위로하듯 이제 막 가족이 희귀 질환을 진단받았거나 나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에게 위로와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하고 있는 입장이다. 질병명은 다르지만, 나와 비슷한 길을 거쳐온 분들의 경험담일 것 같아 설레는 마음으로 택배를 기다렸고, 책을 읽는 내내 저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기분으로 깊이 공감하며 읽었다.



<암이 아닌 앎, 우리는 희망을 선택했다>는 글만 나열된 책이 아니라, 미술 작품과 어우러진 구성이라는 점에서 특히 인상 깊었다. 이제 막 암 진단을 받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사람이라면, 같은 암을 겪고 이를 지나온 사람의 이야기가 간절히 궁금할 것이다. 그렇게 검색을 하다 보면 이 책에 닿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만약 흰 종이에 검은 글자만 빽빽하게 이어진 책이었다면, 마음이 너무 무거워 선뜻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 같다. 중간중간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미술 작품과 함께 구성된 편집은 독자의 상태까지 세심하게 배려한 듯 느껴졌고, 그 덕분에 마음도 눈도 한결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누구든 자신이 암에 걸릴 것이라 상상하며 살아가지는 않는다. 암은 그렇게 예고 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다. 이 책 속 저자들은 꿈 많은 20대 여성이기도 하고, 어린 자녀를 둔 40대 엄마이기도 하며, 한 가정을 책임지는 40대 가장이기도 하다. 어떤 이는 의사로부터 남은 시간이 6개월이라는 말을 듣고, 또 어떤 이는 죽음을 준비하라는 말을 듣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끝까지 삶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극복해 나간 이야기를 담담하면서도 희망적으로 들려준다.



저자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앞만 보고 바쁘게 삶을 살아가다 갑작스럽게 암 진단을 받으며 인생이 멈춘 듯한 순간을 맞이했고, 그 멈춤 속에서 비로소 깨닫게 된 것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 깨달음은 놀라울 만큼 비슷했다. “자신을 새롭게 돌아보게 되었다는 점, 운동과 건강의 중요성, 긍정적인 생각의 힘,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이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암을 이겨냈다’는 방향보다는, ‘암을 통해 삶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는 메시지가 더 깊이 와닿았다. 저자들이 전해주는 지혜를 마음에 새기며, 나 역시 하루하루를 더 가치 있게 살아가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그럴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혹시라도 언젠가 주변에 마음으로 감당하기 힘든 질병을 진단받은 지인이 생긴다면, 이 책을 조용히 건네고 싶다. 희망을 선택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말없이 전해주고 싶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