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를 하게 된 출발점은 이것이다
< 에필로그 >
누구나 크게 한번 삶을 바라보는 태도가 바뀌게 되는 계기가 있다. 나에게 그런 시기는 고등학교 3학년 때였다. 누구보다 욕심이 많았지만 현실과 이상사이의 괴리가 심했던 그때, 공부라는 허들을 넘기에도 벅찼던 그 시기에 나에게 가장 힘든 문제는 사람 간의 관계였다. 지금 나에게 가장 큰 무기가 되었던 인간관계의 처세는 그 어린아이가 짊어지기에는 너무나 가혹했고 탈출하고 싶었던 힘듦이었다. 잠이 들지 못한 채 밤을 꼴딱 새우고 어느 날처럼 교복을 입고 그 어느 때보다 평소답게 인사를 건네고 집을 나선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장 위층으로 올라가 가방을 내려놓고 밑을 내려다보았다. 지금처럼 조금만 버티면 나아질 거라는 희망 혹은 막막했던 시간을 헤쳐나갈 힘이 없었던 그 시기에는 작은 나들바람에도 흔들렸고, 조그마한 압박에도 움츠러들던 때였다. 차디찬 자리에서 한없이 나약한 나 자신을 발견하고 펑펑 울었던 그때가 시간이 흐르고 나를 가장 강하게 만들어줬다. 어디 하나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방황하던 시기에 지금이 그때보다 더 힘들어?라는 척도가 되어 자기중심을 잃지 않게 만드는 하나의 중심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