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조직 만들기 #13
안녕하세요?
인사 쟁이 조윤서입니다.
이번 편부터 발행하는 글에 변경되는 부분이 있으니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존 발행은 월요일이었으나 이번 편부터 수요일로 변경합니다.
어(언어체)체의 경우 '경어체'에서 '문어체'로 변경합니다.
오늘은 '직무 분석의 중요성'과 '간단한 직무 분석 실무'에 대하여 이야기하겠습니다.
'수평적 조직 문화 구축'은 간단히 구호나 단순한 마인드 교육만으로는 형성될 수 없다는 점을 수 차례 강조해왔다. 조직관리 시스템을 전체적으로 혁신해야만 수평적 조직 문화를 구축할 수 있으며 권한과 책임의 배분, 평가권의 배분, 절대 평가 도입 등 평가 시스템의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고 커뮤니케이션 방법과 업무관리 방법 등 다양한 조직관리 시스템도 변해야 한다.
이중 수평적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한 인사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전제 요건은 '직무 중심의 인사관리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직무 중심'의 인사관리가 정착되어야 객관적인 인사 평가가 가능해지고 객관적인 인사 평가가 가능해야 성과와 무관한 조직 정치를 효과적으로 감소시키고 조직 커뮤니케이션이 보다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수평적 조직 문화를 구축하기에 앞서 '직무 중심 인사관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며 이를 위해 반드시 '직무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직무 분석은 아래 도표와 같이 인사관리의 전(全) 체계에 있어 기초자료가 된다.
특히 직무 분석은 수평적 조직 문화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객관적 직무 평가'의 목적과 내용의 기본 축이 된다.
그러나 제대로 된 직무 분석은 상당히 어렵다. 조직 전체에 대한 직무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직무 분석에 대한 경험과 관련 지식이 풍부한 인사담당자가 있어야 하고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2년 이상 진행되는 직무 분석 업무를 할 수 있는 인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내부 역량이 없으면 직무 분석 관련 전문 컨설팅 회사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 또한 비용이 만만치 않다. 또한 부서의 직무를 전문적으로 아는 담당자를 선정하여 직무 분석을 위한 교육도 병행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인사 담당자는 직무 분석을 진행하고 싶어도 시작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원칙적인 직무 분석 프로세스는 아래와 같다.
인사담당자가 이러한 직무 분석 프로세스를 모두 알기에는 시간적, 경험적 제약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나는 인사 실무 담당자가 현업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간단한 직무 분석 방법론'을 소개할까 한다.
이전에 근무하였던 A회사 영업 1팀에서 근무 인원이 적어 업무가 증가한 탓에 팀원들의 야근이 증가하자 정규직 인원 1명을 충원하고 싶다는 요청을 받았다.
보고서를 검토해보니 해당 요청의 경우 타당성이 있었고 팀장과 함께 대표이사에게 이를 보고 드렸다. 대표이사는 '정규직 1명을 채용하는 것은 좋으나, 향후 팀에서 객관적인 근거 없이 주관적인 판단만으로 충원 요청이 있을 경우 승인해야 하는가? 또한 현재는 매출이 좋아 업무가 많을 수 있으나 매출 하락 시 업무가 감소할 수 있는데 이번 건부터 충원이 필요한 경우 객관적인 근거와 지속적인 업무 증가를 예상할 수 있는 자료를 첨부해야 승인할 것이다.'라는 피드백을 받았다.
이 당시 A회사는 외국계 회사로 국내에서 20년 역사를 가지고 있었지만 직원 수가 많지 않은 탓에 조직 직무 분석이 전혀 없었던 상황이었다. 나는 이전 대기업 근무 시 직무 분석 경험을 가지고 있어 바로 '영업 1팀의 직무 분석을 통해 대표이사님이 요청한 분석자료를 보고 할 수 있으나, 약 1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보고 드린 후 직무 분석 프로세스 중 필요한 부분만 도출하여 영업 1팀의 직무 분석 작업을 시작하였다.
이러한 직무 분석의 장점은 아래와 같다.
현재 팀원들의 업무량을 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인원 채용의 필요성 여부, 정규직 혹은 계약직 채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직무 분석을 통한 인원 채용 시 업무 과부하를 감소시킬 수 있다
직무 분석을 통해 업무 과부하를 방지하여 조직 만족도를 향상할 수 있다
아래 이러한 직무 분석 경험을 요약하여 인사 기획 업무를 예로 이야기하겠다.(직무 및 과업은 설명하기 쉽도록 일부 생략)
분류 순서는 직군> 직렬> 직무> 과업> 세부과업 순으로 상기 표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세부 과업은 이메일/보고서 작성, 정보수집, 타 부서와의 회의, 팀원 면담 등 더 세분화된 요소로 구성될 것이다. 소요시간은 이러한 세부과업의 세부 요소들에 들어간 시간의 합을 의미한다.
상기 표에서 중요한 점은 정형/비정형 업무 개념에 대한 이해이다.
'정형 업무'란 매년, 매달 혹은 매일 같은 내용으로 반복되는 업무를 의미한다. 예를 들면, 인사팀의 급여 업무라던지, 생산직의 경우 제품 조립 등과 같은 업무이다. '비정형 업무'란 한 번 업무를 완료하면 동일한 내용의 업무가 다시 반복되지 않는 것을 의미하며 예를 들면 인사팀의 경우 승진/승급체계 개선 프로젝트 업무라던지 생산직의 경우 설비 개선 업무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정형/비정형 업무 구분의 경우 혼동될 여지가 있다. 만약 'HR 리스크 검토'라는 과업이 있다고 할 때 세부과업으로 파견직 법률적 리스크 검토, 정규직 연장근로수당 검토 이 두 가지가 있을 경우 세부과업은 한번 검토되고 대응방안을 적용시키면 다시 반복되기 어려우므로 '비정형'이라고 판단될 수 있으나 그보다 큰 분류인 HR 리스크 검토는 비정형적인 세부과업의 합으로 지속적으로 반복되기 때문에 정형 업무로 분류해야 하는 것이 맞는가?라는 문제이다.
그러나 HR 리스크 검토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해도 비정형 세부과업의 합이므로 이러한 경우는 비정형 업무로 보는 것이 맞다. 따라서 정형/비정형 업무 분류는 세부과업 분류체계로 생각하는 것이 판단의 혼동 여지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정형 업무는 지속적/반복적 속성으로 시간적 주기(월, 분기)나 매출의 증감에 따라 업무량이 정해져 있는 반면, 비정형 업무는 이슈의 발생 건수에 따라 업무량의 증감폭이 크다는 부분이다. 만약 정규직 채용에 대한 이슈로 현 직원의 업무 증가량을 보고해야 하는 경우 정형적 업무를 중심으로 업무량을 분석하여 보고해야 하며 일시적으로 업무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비정형 업무를 포함해서는 안된다. 정규직 채용은 일시적 업무 처리보다는 지속적으로 증가된 업무를 원활히 처리하기 위한 것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단, 비정형 세부과업의 합으로 이루어진 과업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업무량 계산 시에 포함되어야 한다(상사가 지속적으로 비정형 업무보고를 지시하는 경우와 CS 부서와 같이 고객들의 다양한 유형의 고충을 처리해야 하는 경우, 법무팀의 법률 및 계약 검토 등) 그에 대한 예사 그림은 아래와 같다.
또한 일회성의 프로젝트의 경우라도 진행 기간이 장기(2~3년 이상)적으로 예상되는 경우라면 업무량 계산 시에 포함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위와 같이 현업에서 정규직 1명을 급히 채용해야 하고, 대표이사는 채용 사유에 대해 객관적인 근거를 요구하는 경우, 직무 분석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에 해당하는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1] 팀의 직무 분석 전문가 선정
팀원들의 업무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고 전반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파악하고 있는 팀장이 적임자이지만 팀 내에서 팀원들이 맡고 있는 각 직무에 대하여 잘 파악하고 있는 선임자들을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인사팀 내 인사관리(HRM) 팀원이 공석인 경우 인사팀장과 인사관리 파트장을 직무분석 전문가로 선정하고, 직무정보 제공자는 당연히 파트장과 팀원이 된다.
[2] 직무 분류표 작성
직무 분석에 필요한 직무 정보를 모두 담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여 상기 직무분류표를 요약하여 아래와 같이 직무분류 양식을 구성해 보았다.
[3] 업무처리 소요시간 계산
첫 번째로는 상기 표에서 정형 업무는 업무량 계산 시 포함시키고, 비정형 업무 중 장기적인 시간이 소요되는 업무와 세부과업의 내용은 비정형이나 과업 자체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을 고려하여 업무량 계산 시 포함시킨다. 일시적이고 단기(1년 이내)에 완료될 수 있는 비정형 업무는 제외한다.
두 번째로는 세부과업의 구성요소를 구체적이고 프로세스별로 나열한다.
즉 급여지급이라는 세부과업의 예를 들어보자.
급여지급 세부과업은 상기와 같이 25개의 구체적인 프로세스 요소로 구분할 수 있다(회사별로 상기 프로세스 상이). 세부 프로세스에 소요된 시간은 총 24.8시간으로 급여지급 세부과업에만 몰두한다면 하루 8시간 근무 기준 총 3일이 소요되는 과업이지만 다른 업무들도 처리해야 하므로 급여 작업은 보통 급여 지급일 7일 이전부터 시작해야 무리 없이 해당 세부과업을 완료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세부과업 별로 처리 소요시간을 계산하여 합산하면 각 직원에게 배정된 직무 별 매월 소요시간을 산정할 수 있다.
[4] 산정된 업무 소요시간으로 정규직 인원 채용 여부 검토
그렇다면 상기 인사관리파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매월 산정된 소요시간을 확인해보니 인사팀장 80시간, 파트장 250시간, 팀원 250시간을 소요한다고 가정해보자.
1) 1인당 주휴일을 제외한 실제 소정 근로시간은 대략 174시간 정도로 계산 방법은 아래와 같으며 1일 8시간, 한 주 40시간 근로를 전제로 하여,
365(일)/7(일)을 하면, 1년 약 52.14주
52.14(주) X 40(시간)을 하면, 1년 2,085.71시간
2,085.71(시간)/12(개월)을 하면 173.8시간
실제 173.8시간이 매 월 소정 근로시간이라 할 수 있다(계산 편의상 공휴일 제외)
2) 인사팀장은 4개의 파트를 담당해야 하므로 한 파트당 매월 평균 43.5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데(174(시간)/4(파트)=43.5시간) 인사관리파트에만 실제 80시간을 소요하고 있으므로 36.5시간(80-43.5=36.5)을 초과하여 업무처리에 소요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파트장과 팀원은 1인당 매월 250시간을 실제 근무하고 있는 경우 76시간을 초과 근무(250-174=76)하고 있으며 초과되는 실제 근로시간을 더해보면 총 188.5시간(76(시간) X 2(명)+36.5=188.5시간)이 된다.
3) 따라서 인사관리파트에 정규직 1인을 추가 채용하기 위해서는 그에 해당하는 174시간의 업무량이 필요한데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현 인원의 초과 근로 시간이 188.5시간이 되므로 정규직 1인 추가 채용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4) 만약 업무소요 초과시간이 174시간이 되지 않고 대략 150시간이 되는 경우, 정규직 1인을 채용하기에도 하지 않기에도 애매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정규직 외 계약직을 채용하거나 혹은 다른 파트에 업무 과부하 여부를 확인하고 초과된 업무량이 있는 경우 정규직을 채용하여 인사관리파트와 일부 다른 파트의 업무를 담당하게 하면 된다.(동일 직무 내 한해)
이번 편에서는 실제 현업에서 즉시 적용해 볼 수 있는 간단한 직무 분석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상기 예시들을 채용과 연관 지어 이야기하였을 뿐 세부적인 요소만 조금 더 추가하면 직무 평가 및 직무 교육 분석에서도 어느 정도 통용이 가능하다.
조금 더 구체적인 직무 분석론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할 예정이고 다음 편에서는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을 위한 인사평가 설계 방법론'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조직진단 및 HRM Consultant 조윤서
joyunseo@naver.com
상단 이미지 출처: GS 칼텍스 홈페이지(https://goo.gl/V7wdt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