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기상의 성공 관건은 전날 저녁에 달려있다. 지난 2020년부터 지금까지 새벽 기상을 이어오고 있는 내 경험에 비추었을 때 이 말은 틀림이 없다. 새벽 기상을 습관화하기 위해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었다. 흔히들 새벽 기상이라 하면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것만을 생각한다. 나 역시 그랬다. 전날 저녁 12시를 넘기고 1시가 다 되어 잠자리에 들면서도 새벽에 일찍 일어나겠다는 굳은 다짐을 했다. 결과는 뻔했다. 번번이 내가 계획한 시간에 일어나지 못했다. 설령 잠깐 눈을 뜨고 일어났다 해도 다시 잠들어 버리기 일쑤였다. 어쩌다 하루, 반짝 성공했을지라도 그다음 날이면 맥없이 무너졌다. 그때마다 원인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잠은 충분히 자야 한다. 내가 자야 할 시간은 충분히 확보되어야 한다. 새벽 시간을 더 길게 갖고 싶다면 그만큼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또 퇴근 후 저녁 시간을 어떻게 보냈느냐가 바로 새벽 기상의 성공 관건이다. 전날 저녁과 내일 새벽이 세트로 함께 움직이게 될 때, 비로소 새벽 기상이 익숙해지고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는 새벽 루틴이 내 의지대로 주도적으로 실행되었다.
회식이나 모임 등 저녁 식사 자리가 있어도 늦게까지 끌려다니지 않고 내 계획대로 시간을 쓰게 되었다. 타인에게 휩쓸리지 않게 되었다. 새벽 기상을 위해서는 늦어도 10시 30분에는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10시 30분에 잠자리에 들기 위해서는 늦어도 9시에는 집에 들어와야 한다. 등 나만의 시간 계획이 세워지게 되었다.
예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소파에 널브러져 있거나 저녁 식사 후 넋을 놓고 TV나 스마트폰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퇴근 후, 저녁 시간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게 되었다. 보통 직장인의 경우, 6시에 퇴근을 하고 집에는 7시에는 도착한다는 가정하에 취침 전까지는 약 3시간의 가용 시간이 주어진다. 이 3시간을 꽉 붙잡아야 한다. 이 시간의 밀도가 새벽 기상까지 연결되기 때문이다.
퇴근과 함께 저녁 식사와 뒷정리를 하는데 1시간, 집안 일과 아이들 살피기 1시간, 취침 전 나만을 위한 시간 1시간, 이렇게 크게 3개의 무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물론 세세한 시간 계획은 각자의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류한빈은『아침이 달라지는 저녁 루틴의 힘』에서 퇴근 후, 3시간을 통해 내가 원하는 나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퇴근 후, 또 다른 나의 하루가 시작된다. 고정된 시간인 ‘저녁 시간’을 잘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저녁 시간의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목표는 장기 목표와 단기 목표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장기 목표는 내 인생 로드맵의 최종 종착지와 같은 것으로 장기 목표를 세우기 위해서는 왜 그 목표가 나에게 중요한지? 나는 왜 그 목표를 세우고 싶은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다른 말로 표현해 보자면 그 목표가 나에게 주는 의미를 찾아야 한다. 단기 목표는 분기 단위, 한 달 단위, 작게는 한 주 단위로 쪼개어 볼 수 있다. 목표를 세웠다면 그에 따른 행동 계획을 세우고 바로 실행해야 한다.
일단 실행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장기, 단기 목표가 세워졌다면 망설일 필요가 없다. 시작하자. 단 여기서 다시 한번 짚고 가야 할 것이 있다. 마인드컨트롤! 고된 하루를 끝낸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저녁이 되면 피로가 몰려온다. 퇴근과 함께 집에 가면 바로 침대에 누워버리고 싶다. 운동도 자기 계발도 하고 싶지만, 체력적, 정신적 부담이 밀려온다. 당연하다. 예를 들어보자. 힘들고 피곤해서 누워있지만 불안한 미래 때문에 잠은 오지 않는다. 결국 핸드폰만 뒤적거리게 된다. 그러다 잠이 드는데, 이런 저녁 시간은 아무리 쉬어도 상쾌하게 않다. 쉬었지만 제대로 쉰 게 아니기 때문이다. 계획한 것을 실행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음의 원칙을 기억하라. “시작은 최대한 작게 해서 허들을 낮추고, 불필요한 욕심에 과도하게 질주하는 것을 멈추자.” 저녁 시간을 활용하려면 작은 활동부터 시작해야 한다. 훨씬 부담이 줄어든다. 부담이 없으니, 마음도 가벼워진다. 움직일 수 있게 된다. 만약 퇴근 후 내가 꼭 해야 하는 일이 ‘좋아하는 일’이라면 크게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오래 할 수 있지만, 대개의 자기 계발이라는 것이 때로는 내가 부족한 것을 메꾸기 위한 것들이 더 많다는 것을 볼 때 ‘잘하자’보다는 ‘꾸준히 하자’를 목적으로 삼아보면 어떨까? 계획과 함께 작은 도전으로 시작한다면 망설이지 않게 된다. 하고자 했던 것들을 할까 말까? 고민하지 말고 꾸준함을 목표로 삼아보자. 그래도 계속 신경 쓰인다면, 고민거리, 이유, 그에 대한 반박 등을 메모장에 끄적여 보자. 생각을 글로 표현해 보면 정리가 될 수도 있다. 아직 닥치지 않은 쓸데없는 걱정과 불안 때문에 내가 망설일 필요가 없음을 깨닫게 된다.
계획을 세우고 마인트 컨트롤이 되어 실행하기 시작했다면 이제는 조금 더 디테일을 갖추자. 똑같은 1시간도 3시간의 효과가 나오도록 만드는 것이다. 짧은 시간 내에 집중하고 최대한 성과를 끌어낼 수 있는 기법, 한 가지를 소개하겠다. 바로 포모도로 기법이다. ‘포모도로’ 기법은 시간을 잘게 쪼개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의 하나로, 여기서 ‘포모도로’는 ‘토마토’를 뜻하는 이탈리아어이다. 이는 1980년대 후반 프란체스코 시릴로(Francesco Cirillo)가 제안한 것으로, 토마토 모양의 요리용 타이머를 이용해 이 기법을 실행한 데서 유래됐다.
포모도로 기법은 25분간 집중해서 일이나 공부를 한 뒤 5분간 휴식하는 방식을 4번 반복하는 사이클로 이뤄져 있다. 즉, 업무 시간 전체를 25분 작업과 5분 휴식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25분씩 연속 4번의 작업을 마치면 15∼20분 정도의 더 긴 휴식 시간을 갖게 된다. 포모도로 기법으로 밀도 높게 저녁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다음의 조건들을 생각하며 실천하며 좋다.
1. 오늘 할 일의 목록과 순위를 정할 것
2. 타이머를 25분으로 맞춘 뒤 일에 집중할 것
3. 25분이 되면 하던 일을 멈추고 5분 동안 휴식할 것
4. 이를 4번 반복한 뒤 15~20분간의 보다 긴 휴식을 가질 것
포모도로 기법을 기억하며 저녁 루틴 시간표를 만들어 보라. 퇴근 전 10분만 오늘 저녁에 해야 할 일을 작성해 보고 내가 가용할 수 있는 시간과 적절한 시간대를 찾아 그 일을 집어넣어라. 이때 저녁 루틴 시간표는 나를 가두고 감시하는 귀찮고 답답한 족쇄가 아닌 내가 삐끗 어긋날 수 있거나 길을 잃어 헤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나를 지켜주는 지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보이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진다. 저녁 밀도를 높인다고 퇴근 후 오직 공부에만 매달리거나 나만을 위해 시간을 쓸 수는 없다.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할 땐 하고, 놀 땐 놀고’가 목표다. 목표와 그 목표에 따른 나의 의미를 찾고, 작게 시작해서 실행력을 높이고 포모도로 기법으로 밀도를 높인 루틴 시간표를 장착한다면 쓸데없는 고민은 반드시 줄어든다. 저녁 시간도 미니멀리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시간표 대로만 움직이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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