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욕심이 많다. 특별히 일 욕심이 많다. 남들보다 더 많은 성과를 내고 싶고 더 많이 이루어내고 싶다. 그런 열망 때문인지 제풀에 꺾여 넘어질 때가 많았다. 목표도 거창했다. 처음 새벽 운동을 시작했을 때다. 아침 달리기를 계획했다. 나에게 아침 달리기를 한다면, 적어도 한 시간 이상은 뛰고 또 온몸이 흠뻑 젖을 만큼 땀을 흘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운동은 삼 일을 넘기지 못했다. 급기야 몸살까지 났다. 빨리 살을 빼고 싶다는 욕심,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해야 한다는 지나친 바람이 불어온 결과였다. 그 당시 나는 늦둥이 막내 육아로 인해 운동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었다. 걷기 운동은 고사하고 집 밖으로 나오는 것도 힘들 때였다. 그런 내가 갑자기, 또 과도하게 욕심을 부렸으니 금방 지칠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부정적 감정이 올라왔다. ‘역시 나는 운동과는 거리가 멀어. 무슨 운동이야. 그냥 하던 대로 살자.’라며 체념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유명한 운동 인플루언서의 짧은 숏츠 영상을 보게 되었다. 딱 봐도 몸짱인 그 사람은 자신의 운동 비법을 하루 한 번 팔굽혀 펴기로 꼽았다. 무슨 내용인가 궁금해서 관련된 영상을 찾아보니 그 몸짱 유명인도 나처럼 운동치, 몸치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매번 목표를 크게 잡고 무리하게 계획해 수도 없이 나가떨어졌다고 했다. 이후 팔굽혀 펴기, 한 번만 하자라는 작은 목표를 잡고 매일 실천했다고 한다. 21일을 꾸준히 실천하고 나니 자기 자신이 그렇게 대단해 보일 수가 없었단다. 이후 하루 두 번, 세 번 일정 기간을 두고 운동량을 늘려갔다고 한다. 여기서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매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목표가 하루 운동량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라니. 이후 자신에게 팔굽혀 펴기를 매일 하는 사람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했고 꾸준히 하다 보니 팔에도 힘이 생겨 횟수를 늘리는 일이 그리 고통스럽지 않았다고 했다. 오히려 성취감과 해냈다는 자신감이 커지니 꾸준함으로 나아가는데 큰 동력을 제공했다고 했다. 그의 이야기를 반신반의하며 나도 시작해 보았다.
아파트에 사는 내가 매일 잊지 않고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운동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다. 바로 계단 오르기였다. 계단 내려가기가 평소 운동을 잘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무릎에 무리가 올 수 있다기에 내려갈 때는 엘리베이터를 사용하고 무조건 집에 올라올 때는 3층까지는 계단을 사용하기로 했다. 숨이 가빠질 만하면 3층에 도달했다. 힘들지 않았다. 이 계단 오르기를 매일 실천했다. 21일을 넘기고 한 달을 넘기니 3층까지는 날아다닐 정도가 되었다. 이제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5층까지는 계단을 이용했다. 3층보다는 조금 힘들었지만, 그간 단련이 되었는지 가뿐히 할 수 있었다. 5층, 7층까지 문제없이 올라갈 수 있었다. 이제는 9층 우리 집까지 계단으로 올라간다. 아주 특별히 바쁜 일이 아니고서는 집으로 올라갈 때는 계단을 이용한다. 점점하면 할수록 계단 오르기가 쉬워졌다. 또 다리에 힘도 생겼다. 이 일을 계기로 나는 어떤 일이든지 많이 하는 것보다는 꾸준히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오래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나의 화두가 되었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학교에서 독서 교육을 할 때도 한꺼번에 많은 독서도 좋지만 단 하루 10분이라고 꾸준히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지도했다. 특히 글쓰기 교육에도 이 원칙을 적용했다. 10분 글쓰기 방법에 관해 연구하고 학생들을 글쓰기의 세계로 이끌었다. 한꺼번에 많이 하기를 기대하고 또 한 번에 많이 가르치려고 하면 교사인 나도 힘들고 학생들도 지쳤다. 반면 조금씩 나누어 지도하고 매일 하도록 유도하면 더 오래 실천할 수 있었다. 학년이 끝나는 연말에는 아이들이 훌쩍 성장한 것이 눈에 보였다. 학기 말에는 학생들과 함께 동시집 출간이라는 큰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많은 사람이 성공을 위해 빠른 결과를 원한다. 하지만 진짜 성장은 욕심이 아닌 ‘꾸준함’에서 나온다. 성장 마인드셋이란, 노력과 학습을 통해 스스로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 믿음이 있는 사람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매일 조금씩 나아가려는 자세를 갖고 있다. 욕심은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게 만들고, 비교와 조급함을 불러온다. 꾸준함은 하루하루 쌓이면서 자신을 서서히 바꾼다. 매일 1%씩 나아가면 1년 뒤 우리는 지금보다 37배 더 성장해 있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저자 제임스 클리어는 큰 사고 후 일상조차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는 욕심을 내려놓고 하루 1분 운동, 한 페이지 독서부터 다시 시작했다. 이 작은 습관을 꾸준히 이어간 결과, 그는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습관 전문가가 되었다. 그는 말했다. “하루아침에 인생은 바뀌지 않지만, 매일의 습관은 인생을 바꾼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당장 대단한 결과를 내기보다 오늘 실천 가능한 가장 작은 행동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꾸준함을 실천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작게 시작하기 – 부담 없는 첫걸음(핵심: 시작을 쉽게 만들어야 꾸준히 할 수 있다.)
영어 공부를 결심한 사람이라면, 하루 2시간 목표보다 ‘하루 2개 단어 외우기’부터 시작한다. 운동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헬스장 등록보다 ‘매일 아침 10분 스트레칭’부터 시작한다. 작을수록 좋다. 시작이 쉬워야 실패의 부담도 적다.
2. 과정에 집중하기 – 결과보다 실행(핵심: 결과는 통제할 수 없지만, 행동은 통제할 수 있다.)
블로그 방문자 수에 집착하지 않고, ‘매주 1편 글쓰기’에 집중한다. 시험 점수보다 ‘오늘 문제집 몇 페이지 풀었는지’에 집중한다. 결과는 따라오게 되어 있다. 실행에만 집중하자,
3. 루틴 만들기 – 습관의 자동화(핵심: 꾸준함의 비결은 ‘결심’이 아니라 ‘자동화’다.)
매일 아침 기상 후 바로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하는 루틴을 만든다. 퇴근 후 집에 오면 운동복부터 입기처럼 환경에 루틴을 심는다. 습관화되면, ‘할까 말까’를 고민하지 않게 된다.
4. 자기 피드백 주기 – 작은 변화 감지하기(핵심: 자신을 칭찬하고 기록하면 동기가 유지된다.)
일주일에 한 번, 일기나 노트에 실천한 내용을 기록한다. "지난주보다 더 오래 집중했네", "이번엔 하루도 빠지지 않았네"처럼 작지만, 긍정적인 피드백을 준다. 피드백은 동기를 유지하는 연료이기 때문이다.
5. 완벽주의 내려놓기 – 부족해도 계속하기(핵심: 완벽보다 중요한 건 지속이다.)
오늘 10분만 공부했어도 “그래도 안 쉰 게 어디야”라고 인정한다. 운동을 못 한 날, 스트레칭 5분 만이라도 해서 ‘끊기지 않게’ 한다. 매일 잘할 필요는 없다. 매일 하려는 자세가 중요하지 않을까?
이 5가지 방법을 실천하면, 꾸준함을 통해 특별한 의지가 없어도 지속 가능한 습관이 된다. 작게 시작하고, 과정을 사랑하며, 자신을 응원하고, 실수를 용납하면. 그것이 진짜 성장의 길임을 알게 된다. 성공은 ‘빠른 길’을 찾는 것이 아니라, 멈추지 않고 ‘지속하는 길’에서 나온다. 욕심 대신 꾸준함을 선택하자. 사부작사부작 가다 보면, 언젠가는 내가 바라는 목표에 나도 모르게 다가갈 날이 온다. 오늘의 작은 실천이 내일의 변화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터널 안에 머무를 것인가? 터널의 끝까지 갈 것인가? 단, 터널의 끝은 반드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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