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가 알아야 할 숫자들
RFQ, CAPEX/OPEX, 그리고 Project Finance
처음 PM으로서 회의실에 앉았을 때 가장 당황스러웠던 건,
내가 모르는 기술 용어보다 숫자였다.
“이 RFQ 조건에서 Margin은 어느 정도 산정하셨나요?”
“이번 패키지는 Overhead cost 반영했습니까?”
“Developer 쪽에서 CAPEX를 너무 타이트하게 잡았는데…”
전문적인 설계 용어는 사전을 찾아보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숫자는 달랐다.
숫자는 그 회사의 전략, 계약, 사업성, 돈의 흐름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었다.
RFQ(Request for Quotation).
말 그대로 견적 요청서다.
발주처(Developer)가 EPC사에 TR/ITT를 발행하면,
EPC사는 기자재·시공사에 RFQ를 뿌린다.
공급사들은 견적서를 제출하고, EPC는 이를 비교·평가(TBE, CBE)한다.
여기서 오가는 건 단순한 가격이 아니다.
납기 준수 가능성
품질 보증 범위
리스크 분담 조건
RFQ 단계에서 이미 숫자는 협상의 무기가 된다.
EPC사는 단순히 기자재를 사고팔지 않는다.
원가 (Cost)
마진 (Margin)
오버헤드 (Overhead Cost: 인건비, 관리비 등 간접비)
이 세 가지가 결합돼 수익 구조가 된다.
여기서 중요한 건, 마진율이 높다고 좋은 게 아니다라는 점이다.
발주처는 항상 더 싸게, 더 빨리, 더 안전하게 원한다.
EPC는 그 사이에서 적정 마진을 지키는 줄다리기를 해야 한다.
CAPEX (Capital Expenditure) : 프로젝트 건설·설비 투자비.
OPEX (Operational Expenditure) : 운영·유지보수 비용.
해상풍력은 초기 CAPEX가 막대하다.
터빈, 케이블, 해상변전소, 항만 인프라까지 모두 포함되기 때문이다.
서남해해상풍력의 경우, 1MW 당 60억 정도에 준공했지만, 원자재 cost 및 물가가 많이 상승한 지금은 1MW당 80억까지도 해상풍력 CAPEX로 산정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와 개발사가 진짜로 보는 건,
장기 OPEX까지 고려한 총 사업성이다.
즉, EPC는 CAPEX를 관리하고, Developer는 OPEX까지 본다.
양쪽의 시야가 다르다는 게 흥미로웠다.
그리고 결국 모든 숫자는 PF(Project Finance)로 모인다.
PF는 프로젝트에서 발생할 미래 현금흐름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구조다.
은행과 투자자는 CAPEX/OPEX, IRR, NPV, DSCR 같은 숫자를 기반으로 대출 여부를 결정한다.
내가 처음 PF라는 말을 들었을 때 느낀 건 단순했다.
“아, 이건 기술이 아니라 돈의 언어구나.”
PM으로서 기술팀과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금융팀과 숫자의 언어로 대화할 줄 아는 능력이야말로 앞으로의 생존조건이었다.
결국 프로젝트의 성패는 숫자로 말한다.
계약금액, 공사비, 지체상금, 수익률, 현금흐름.
회의실에서 오가는 건 설계도가 아니라 숫자표와 엑셀 시트였다.
문과 출신으로서 처음엔 두려웠다.
하지만 동시에 생각했다.
“이 숫자들을 내 언어로 바꿀 수 있다면, 나는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겠다.”
1. Tender Request (입찰 요청서, TR) 발행
Developer(발주처) → EPC/엔지니어링사
프로젝트 범위, 계약조건, 기술요구사항(스펙시트) 포함
EPC사가 전체 패키지를 수주하기 위한 입찰 시작점
2. EPC/엔지니어링사 → 하도급업체(RFQ 발행)
EPC사는 패키지를 구성하기 위해 기자재/공종별로 RFQ(Request for Quotation)를 공급업체에 발행
RFQ발행시 MPS(Material Purchase Specification)와 같은 자재구매사양서가 첨부된다.
요구내용: 기술사양, 수량(BOQ), 납기, 보증조건 등
3. 공급업체 견적 제출 (Quotation Submission)
각 기자재/서비스 업체가 기술·상업 검토 후 견적서 제출
EPC는 Q&A/Clarification으로 불확실성 조율
**2~3과정에서 TQ(Technical Query)를 통해 입찰 참가사들은 발주처에 Clarification이 필요한 부분을 문의하여 명확히 한다. 다만 확정되지 않는 부분들은 Deviation을 통해 변경하거나, optional이나 TBD(to be discussed)로 표기하기도 한다.**
4. TBE (Technical Bid Evaluation, 기술평가)
EPC/발주처가 기술 충족 여부를 평가
스펙 만족, 인증, 납기, 품질, 유지보수 조건 검토
5. CBE (Commercial Bid Evaluation, 상업평가)
기술 통과 업체들만 가격·조건 비교
CAPEX/운송비/보증/지체상금(Penalty) 포함해 총 비용 경쟁력 평가
6. 협상 (Negotiation)
Shortlist된 업체와 가격·납기·리스크 배분 재협상
7. Contract Award (계약 체결)
최종 선정 → PO(발주서) 발행 또는 EPC와 하도급 계약 체결 (우선협상자로 선정 후, 최종 조율을 마무리하고, 계약하기도 함)
Developer와 EPC 사이에는 EPC 계약, EPC와 공급사 간에는 하도급 계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