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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안 Nov 12. 2022

9. 영업사원을 힘들게 하는 것들

부서 이기주의만은 아니다

부서 이기주의

솔직히 영업을 하다보면 외부고객보다 내부고객 즉 내부결재나 유관부서로부터 협조를 구하는 게 더 어려울 때가 있다. 개인적으로 밖에서 고객을 만나다보면 영업인데 회사에서 영업을 지원도 안해주냐고 반문할때면 바꿀 수 없는 회사사정인지라 민망할 때가 있다. 바로 부서 이기주의로 인한 영업지원의 부재.

아예 영업지원이 없냐고? 당연히 업무시간 내엔 영업을 지원해준다. 물론 부서마다 업무가 있고 담당자들의 개인사정이 있기 때문에 영업이 급하게 요청한다고 해서 몇십분만에 몇시간만에 일이 해결되지 않는 건 충분히 이해한다. 다만 전사적으로 영업이 요청하는 부분이 장기적으로는 큰 이득으로 다가올 게 분명한데도 각 지원부서는 단순히 업무가 늘어나고 비용이 더 들어간다는 이유로 영업의 요청을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때면 내 상급자가 해당부서에 다시 요청해서 업무를 두번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고 해당부서에 또 상급자가 있다면 별도로 내용을 이해시키는 미팅을 또 가져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는 그래봤자 얼마 더 버냐면서 그냥 시간만 더 쏟을 거 같으면 안하면 안되야면서 반문하는 부서도 있다. 해보지도 않고 본인들 일이 늘어나는 게 귀찮아서 요청을 거절하는 부분은 몇년을 일을 해도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


고인물

특히나 각 부서에서 10년 20년 넘게 한 포지션에서 변경이 없었던 고인물들의 경우 썩다 못해 냄새까지 날 지경인데, 자기말고는 다른 사람들의 업무에 일절 관심도 없고 관심을 가질 생각도 없는 경우가 많다. 아예 대화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대화를 시도하는 것조차 회의감이 들고, 결국엔 해당 고인물의 위에서 지시를 내려 고인물이 강제로 요청을 이행하도록 만드는 게 가장 빠르다. 솔직히 대화가 안 통할정도면 회사서 데리고 있는 게 마이너스인 경우도 있다.

고인물은 당연히 같은 업무를 10년 20년 했기 때문에 업무처리역량을 높이사지만 그 업무는 그만큼 발전이 없었을 수도 있다. 제자리에서의 20년이 회사에선 오히려 퇴보로 비춰져야 하는 게 아닌가. (물론 모든 상황은 다르기 마련이지만.. 단순히 영업입장에서는 가능성이 있는데도 업무가 과부화된다는 이유로 거절하는 건 아주그냥 갈때까지 갔구나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근무시간과 야근수당

모든 영업사원들이 전부 포괄임금제로 계약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일단 우리회사는 매년 포괄임금제 계약을 시행한다.


포괄임금제 정의


포괄임금제가 성립하기 위한 조건


특히나 근무시간이 유연하여 근무시간 트래킹이 어렵고 업무시간 이전 혹은 이후에 차량운행이 많은 영업직의 경우 포괄임금제를 적용하는 게 어찌보면 맞는 사항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포괄임금제의 최대단점은 주 52시간을 근무해버리거나 혹은 초과했을 경우 별도의 수당이 지급될 수 없다는 데 있다. 주 52시간을 일하려면 일10.4시간 정도 일하면 되는데, 보통 8시 출근에 1시간 휴게시간(점심)을 제하고 5시에 퇴근하면 딱 8시간이다.


일반적으로 영업직을 포함해 사무직을 제외한 직군들이 포괄임금제를 적용받지 않는데, 영업이 수주를 많이해서 생산이 영업수주물량을 쳐내기 위해 야근을 하면 야근수당이 발생하고, 8시간 이외의 수당을 칼같이 챙겨간다.


그치만 초과된 영업이익에 대해 모든 부서가 n등분 하는 구조인 회사에서 야근수당은 별도로 지급받지도 못하면서 밤새 접대해서 수주를 해서 100을 더 벌어와도 부서가 10개라면 영업팀은 10만 지급받게 된다. 그마저도 이사부터 영업인원들에게 공평하게 배분되니 실제 수주를 하느라 애쓴 인원은 죽써숴 개준 꼴밖에 더되지 않는다. 영업이 개같이 일해서 버는 족족 영업지원이니 생산에게 바치는 꼴인데 누가 영업을 하려고 하겠나.


그렇기 때문에 영업에 대한 보너스나 인센티브 제도가 제대로 마련되어 업무에 대한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보상이 이뤄지는 시스템이 있어야 영업사원이 오래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고 본다.


보너스 & 인센티브

위에서 언급했듯이 보너스와 인센티브는 영업사원이 KPI달성을 넘어서서 초과수익을 만들어내게끔 만드는 원동력이다. 만약 이러한 제도가 없다면 영업사원이 호구가 아닌 이상 오래 근속하지 못한다. 특히나 숫자에 민감한 영업사원들이 타부서 배만 불리는 일을 몇년이나 지속할 수 있겠나!


목표매출을 달성하고 초과되는 수익에 대해서 %로 정산을 해준다던지 일정 기준을 넘어서면 10만원 100만원씩 더 지급한다든지 등 회사와 협의하여 해당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영업지원이나 생산을 비롯해 타부서 역시 고생하고 있만 고객이라는 사람들에게 시달리고 개인시간 쪼개가며 접대하는 영업들이 있어서 회사가 존립한다는 부분은 인정해줘야 한다고 본다.


아무리 작은 규모의 회사라도 생산이나 영업지원을 아웃소싱했으면 했지 영업사원이 없는 경우는 없다. 외국계지사장도 웬만하면 거의 영업을 겸하는 경우가 많다.


근무환경과 복지

보통은 영업사원에게 회사 법인차량(렌트카)를 지급한다거나, 자차를 이용하는 경우 주유비나 감가상각비에 따른 보상비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개개인에 따라 위 방식에는 장단점이 있다. 법인차를 모는 경우 별도로 차량보험이나 주유비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고, 회사업무에 자차를 쓰지않아 감가와 같은 부대비용을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업무시간 외 사용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자차가 별도로 있어야 해서 차량을 이중으로 관리해야 할 수도 있다.

자차를 모는 경우 가장 큰 단점은 감가다. 보통 1년에 5~6만을 넘게 타고, 시간에 쫓기다 보니 험하게 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보통 4~5년에 한번씩 새차를 구매해야 한다. 3~4천 하는 새차비용을 회사에서 지원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영업사원을 하지 않으려고 할 게 분명하다. 예전에 이직을 하려고 준비하면서 제안받았던 최고조건은 자차를 사용하되, 월100만원 지원(주유비 및 톨비 별도)을 받는 조건이였다.


이외에 영업사원에게 자유로운 연차사용는 크게 의미가 없는 게 어차피 내가 맡은 고객은 내가 케어하는 게 스스로도 마음 편하고 추후 문제가 없기 때문에 연차기간에도 중요고객의 요청사항이나 견적은 해야 한다. 이건 내 휴일과는 별개로 업무에 필수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감안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외에 규모가 있다면 경조사나 복지비지급 등 다양한 복지와 근무환경은 반드시 비교해보고 나에게 최적의 조건인 곳을 염두해두어야 한다.


상사

어렸을 때 부모님과 가장 많이 싸운 이유는 항상 나를 감시해서였다. 몇시에 학원가고 몇시에 학교는 끝났으며 누구랑 만나 뭘 먹었는지까지 물어보면 정말 감옥이 아닌가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영업직무에서도 너무 꼼꼼하게 내 일정과 사유를 체크하는 상사를 만나면 피곤할 수 밖에 없다. 본인이 직접 고객을 맡는 것도 아닌데 직접 핸들링하는 데 필요하지 않은 사항까지 보고받길 원한다면 "직접 나가서 고객만나서 여쭤보시죠"라고 툭 뱉고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본인도 그 과정을 거치면서 그러지 말아야지 라고 말하던 모습을 분명 기억하는 데 똑같이 행동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본인이 충분한 성과를 만들고 있음에도, 고객과 몇시에 만나고 몇시에 밥먹었고 얼마썼고 꼭 써야될 돈이였냐고 묻는다면 그 회사 오래 기약하진 말자.


노동조합

노조. 양날의 검과 같다. 분명 생산과 포괄임금제로 계약하지 않는 인원들에겐 금동아줄과 같이 느껴질 테지만 소수정예로 운영되는 영업은 노조에 들기도 눈치보일 뿐더러 노조에 든다고 할지라도 진급과 상사의 눈치 때문에 제 할말을 못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최근에는 영업도 노조에 가입해서 영업의 입장을 대변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부서특성상 가장 정보를 많이 들고 있기 때문에 생산이나 타부서 노조위원들로부터 정보를 제공하라는 압박에 시달릴 수 있으니 감안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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