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니면서 조직문화나 시스템을 바꿔보려는 시도를 했다. 반영이 된 몇 가지도 있고 말도 못 꺼내본 것도 많은데, 코로나라는 특수환경이 작용한 부분도 있어서 전부 회사가 받아들여주지 않았다고 하기엔 한계가 있다.
[받아들여진 부분]
영업 인센티브
처음 영업으로 입사했을 때 가장 "??!" 했던 부분이다. 영업사원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매출을 만들어왔을 때 초과달성한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의 노력을 인정해 주는 영업조직이 많다고 알고 있었다. 급여설명당시, 영업에서 10억을 초과달성하든, 100억을 초과달성하든지 상관없이 모든 부서가 공평(?)하게 나눠가진다고 했다.
영업직은 초과근무수당 없이 접대도 하고, 고객시간에 맞춰 영업시간 외에도 새벽이든 저녁이든 고객을 응대하곤 한다. 물류, QA, QC, 생산, 구매팀 역시 매출발생에 기여를 하지만 정해진 시간 외 근무는 초과수당을 받거나 포상휴가형식으로 보상이 주어졌다.
반면 영업은 차량지원(법인차량렌트, 유류비, 톨비) 및 법인카드(접대용)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타 부서의 시기질투를 받곤 했다. 그럴 때마다 본인들이 고객들을 상대해 가며 영업을 해오진 않을 거면서 지원은 지원대로만 타가고 싶어 하는 부서원들이라는 생각이 지워지지가 않았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이동해야 하는 영업직의 특성상 차량지원이 없다면 굳이 영업직을 해야 할 이유가 단언컨대 1도 없었는데 말이다. (심지어 '공평함'을 주장하며 타 부서와 연봉테이블도 같았다)
다행히 1년 차 때 노력한 만큼 성과가 좋아, 2-3년 차에 대리로 조기진급을 하면서 연봉인상비율이 높았다. 그러나 연봉 자체가 낮아 크게 이익이라는 계산이 서질 않았고 그 당시 다른 회사를 알아보면서 연봉인상을 비롯한 Final Offer를 받았으나 이미 충성고객으로 만들어놓은 Network를 많이 활용하지 못할 거라는 최종결정은 하지 못했다.
회사에는 이때 슬쩍 이직생각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보상체계가 안 좋다는 의사를 어필했다. 결과적으로 일정 항목을 정해두고 해당 항목을 달성하면 10점을 주는 식으로 인센티브제가 도입되었다.
예를 들어, 5억 이상 계약 1건 달성(마진율 45% 이상)과 같은 항목들이었는데, 10가지 정도 항목이 있었다. 두세 가지는 아예 달성이 불가능할 정도로 말도 안 되는 항목들도 있었는데,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킬 거라며 경영진에서는 바꾸지 않았다.
또 인센티브 도입당시 어떻게 인센티브제를 도입하면 좋을지 의견이 갈렸는데, 가장 크게 갈린 부분은 다음과 같다.
Option 1: 항목을 달성한 1명이 10점을 독식.
Option 2: 항목을 달성한 1명과 Supporter 1명을 지정해서 8점-2점 혹은 7점-3점으로 점수를 분배하여 가져가기.
영업팀 전부 공개적으로 발언을 했고, 나를 포함해 딱 2명이 Option 1을 택했다. 당연히 일한 사람이 일한 만큼 가져가는 게 맞다는 이유에서였다. Supporter라고 하지만 사실 같은 팀 팀장이나 타 팀 부장들을 넣을 수밖에 없었고 굳이 도와준 이유를 찾아 기재하는 것도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한 팀에 2-3명을 거느린 팀장은 가만 앉아서도 3명의 팀원이 1번씩 Supporter로 기재하게 되면 6~9점을 먹을 수 있는 구조였다. 누가 봐도 상급자들만 좋은 인센티브제도였는데 정작 일을 제일 많이 하는 나를 포함한 2명이 Option 1을 골랐고 부장들을 포함해 라인을 타려는 동기까지 Option2를 골랐다 (정말 실망스러웠다)
결국 인센티브제는 Option 2로 선정되었고 육아휴직에서 돌아와 3개월도 채 근무를 안 한 직원조차 인센티브를 챙겨가는 꼴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인센티브를 수령하자마자 며칠 후에 사직서를 제출한 이유이기도 하다. 자리에 앉은 사람들만 나눠먹으며 입으로만 공평함을 언급하는 꼴이 너무 우스웠다.
동시에 내가 회사나 가게를 운영해 사람을 쓰게 되면 과연 나도 똑같이 공평함을 들먹이며 내 편의에 맞게만 운영을 하려고 할지 걱정이 되긴 했다. 하지만 이런 일을 겪고, 고인물들의 잔치가 싫어서 회사를 관둔 만큼 1명과 일하더라도 서로가 존중하는 환경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받아들여지지 않은 부분]
외부교육
코로나를 특수상황이 전제되긴 했다. 하지만 기존에 부장들, 과장들, 심지어 대리급도 다녀온 외부교육을 진행하지 못했고 교육출장을 3년간 1번도 다녀올 수 없었다.
사규에 따라 요청하기도 했으나 코로나 이유로 반려당했으며, 코로나가 끝나면 보내주겠다는 얘기도 들었으나 코로나 이후(23년) 교육일정에도 반영이 안 되어 굉장히 실망스러웠던 기억이 남는다. 그리고 계속 비용문제를 들면서 교육을 보내주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부장급에서는 제주도 출장이며 해외출장을 만들어서 다녀오는 걸 보면서 굉장히 회의감이 들었다.
영업지원부서
영업팀이 다루는 품목과 산업군에 따라 A, B로 나눠져 있었는데 우리 팀은 A, 타 팀은 B였다. B에는 영업지원소속으로 직원이 2명 있었지만 우리 팀에는 영업지원직원이 없었다.
해당 직원들은 영업사원들이 필요로 하는 견적작성, 레퍼런스수집, 고객사 서류업무, 마감업무를 전담으로 처리해 주었는데 영업사원들이 외근 시 불가능한 업무를 많이 처리해 주었기 때문에 업무효율을 향상할 수 있었다.
실제로 우리 팀 부장님들 역시 같은 문제를 여러 번 경영진에 제시했으나 받아들여진 적이 없었고, 나 역시 해당 부분을 부장님께 많이 제시했으나 '어차피 말해도 안돼'라는 이유로 반려되곤 했다.
다만 해당 서류업무 때문에 나를 포함해 Option 1을 선택했던 직원이 야근을 간간이 했는데 이 모습을 본 대표님이 왜 A팀은 항상 야근을 하냐고 물었다. 우리는 우리 상황을 대표님께 말씀드렸고 해당 부분이 반영이 되어 우리 팀 직속으로는 아니지만 고객지원팀에서 우리 팀 업무 일부를 가져가 업무분담을 다시 하긴 했다. 하지만 같은 영업팀임에도 다르게 운영하는 부분은 끝까지 받아들여지진 않았다.
이외에는 크게 기억에 남는 부분은 없다. 아마 사소하게 조직문화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이나 부서 간 소통의 문제가 대부분이었고 기억한다.
회사가 규모가 있었던 만큼 이미 성장이 어느 정도 된 상태였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변화를 이미 실천했을 게 분명하다. 다만 또 다른 Step-up을 위해서 사내문화를 개선하고 업무효율을 개선시키려는 노력이 부족한 부분은 굉장히 아쉬웠다.
특히 팀장님들 선에서 다음과 같은 답변을 들을 때면 그 의욕이 훅훅 깎여나갔다.
"이미 해봤는데 안 되더라"
"해봤자 어차피 반려야"
"거절당한 적이 있는데 굳이 또 올려봐야 되나?"
이미 레퍼토리를 뻔히 아는 팀장님들에게는 어떻게 보면 시간낭비처럼 비칠 수도 있었으리라. 다만, 당시에는 안되었지만 지금은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들이 분명 있었을 테다. 그리고 사내 문화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려는 시도를 시도조차 하지 못하게 의욕을 꺾는 부분은 장기적으로 Junior-level 들의 동기부여를 크게 떨어뜨리는 행위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100% 만족하면서 회사를 다닐 수는 없다. 특히 규모가 큰 회사일수록 조직적이고 조직의 결정은 사내의 한 사람만을 위한 결정이 아니다. 조직의 결정이 근무하고 있는 여러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기에 그 결정은 신중하고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몇 년, 몇수십 년간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들의 모습을 보면 그들은 기업 안팎으로 변화를 추구한다. 외형성장을 하고 나면 내실을 다시면서 잠시 쉬어가기도 하고, 다시 외형성장에 몰두해서 몸집을 키우고, 다시 쉬어가면서 더 단단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시대가 바뀌면 시대에 맞게 단단한 시스템을 잠시 무르게 만들 수도 있어야 하고, 이러한 결정은 바꾸려고 시도하는 한 사람이 지는 게 아니라 결정을 내린 조직이 함께 지는 것이어야 한다.
비록 이제는 회사를 나왔고, 조그만 가게부터 운영을 시작하지만 한 명 두 명 인원을 조금씩 늘리고 매출규모도 키워나갈 생각이다. 조직규모가 작을 때는 당연히 의사결정이 빠르겠지만 조직을 키워가면서 어떻게 하면 근무하는 사람들이 회사를 '만족'하면서 다닐 수 있게 만들지를 계속 고민해 봐야겠다. 그때 규모가 있는 회사에서의 이런 경험들이 분명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미 레퍼토리를 뻔히 아는 팀장님들에게는 어떻게 보면 시간낭비처럼 비칠 수도 있었으리라. 다만, 당시에는 안되었지만 지금은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들이 분명 있었을 테다. 그리고 사내 문화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려는 시도를 시도조차 하지 못하게 의욕을 꺾는 부분은 장기적으로 Junior-level 들의 동기부여를 크게 떨어뜨리는 행위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100% 만족하면서 회사를 다닐 수는 없다. 특히 규모가 큰 회사일수록 조직적이고 조직의 결정은 사내의 한 사람만을 위한 결정이 아니다. 조직의 결정이 근무하고 있는 여러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기에 그 결정은 신중하고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몇 년, 몇수십 년간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들의 모습을 보면 그들은 기업 안팎으로 변화를 추구한다. 외형성장을 하고 나면 내실을 다시면서 잠시 쉬어가기도 하고, 다시 외형성장에 몰두해서 몸집을 키우고, 다시 쉬어가면서 더 단단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시대가 바뀌면 시대에 맞게 단단한 시스템을 잠시 무르게 만들 수도 있어야 하고, 이러한 결정은 바꾸려고 시도하는 한 사람이 지는 게 아니라 결정을 내린 조직이 함께 지는 것이어야 한다.
비록 이제는 회사를 나왔고, 조그만 가게부터 운영을 시작하지만 한 명 두 명 인원을 조금씩 늘리고 매출규모도 키워나갈 생각이다. 조직규모가 작을 때는 당연히 의사결정이 빠르겠지만 조직을 키워가면서 어떻게 하면 근무하는 사람들이 회사를 '만족'하면서 다닐 수 있게 만들지를 계속 고민해 봐야겠다. 그때 규모가 있는 회사에서의 이런 경험들이 분명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