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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안 Jan 14. 2022

이직을 고민하며...

만 2년 밖에 안되었는데 왜..??

1. 현황

현 직장에 2020년 1월에 입사해서 2022년 1월이 되었으니, 어느덧 근속년수가 만 2년이 되었다. 첫 해에는 이전 글(https://brunch.co.kr/@iankang/26)에서 언급했듯이 1년에 7만km 이상을 오가면서 정말 '빡세게' 영업을 했다. 기술영업을 처음 시작해서 고객관계가 약하다고 생각해서 초반에 제대로 관계를 만들어두자라는 생각에 개인적으로 열심히 했던 것 같다.  

1년차 KPI였던 5억은 팀에서 배려해줘서 당연히 맞출 수 있었고,

2년차 KPI였던 24억은 정말 열심히 다니면서 만들었던 것 같다. 월에 100만원 판매하던 업체가 지금은 월에 3,000만원씩 팔고 있으니, 단순비교하면 3,000% 성장한 셈이다. (모든 거래처가 그렇진 않지만, 대표적으로...ㅎㅎ;;)


위와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다만 갑작스레 이직에 대한 마음이 생겨난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



2. 이직을 고려하게 된 원인

영업을 하면서 회사 내부적으로 영업이 가져갈만한 동기부여가 정말 약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었는데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1) 인센티브 부재: 영업 KPI달성해도 성과금 없음

→ 회사가 매출KPI를 달성하면 모든 부서가 N분의 1 하는 구조

2) 경영진의 소통부재 (대표적으로 영업팀장과 부서장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지 않음)


1년차 때는 인센티브가 없다는 사실이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2년차 넘어서고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매출달성에 대해 개인적으로 조율이 가능할 정도가 되니, 인센티브가 부재하다는 사실이 굉장히 크게 다가왔다. 내가 열심히 해도 더 가져가지 못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이유가 단 1도 없었다. 기존 네트워크만 잘 유지해도 매출목표는 달성이 가능하고, 조금 더 열심히 해서 매출목표를 넘어서겠다는 동기부여가 필요했으나 그 동기부여가 부재한 상태가 되어 버렸다.


또한 경영진 및 팀리더 사이에 소통의 부재는 팀원들이 한번에 업무를 하지 못하고, 여러번 불필요한 미팅을 거쳐 레포트를 수정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고 업무가 굉장히 불필요하게 가중이 되었다. 팀장에게 해당 부분에 대한 개선사항을 피력해도 개선되는 경우는 순간일 뿐이었고 본연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이러한 불만사항들이 가중되면서 2년차 말에 이직에 대한 욕망에 스멀스멀 피어올랐고, 장장 4개월에 걸쳐 4번의 면접을 끝으로 다른 외국계 기업에 최종합격을 할 수 있었다. 최종오퍼도 받았으나 (현 직장대비 연봉 20% 상승), 산업군을 아예 전환하는 커리어패스라서 아직까지 굉장히 고민은 되고 있다. 다만, 현 직장에 대한 불만 1번, 2번이 지속적으로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당연히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 이직하는 게 옳은 선택으로 보인다. 유일한 걱정은 현재 쌓아온 네트워크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사실이 꽤 큰 기회비용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이직을 고민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현 직장에서의 불만사항에 대해 개선사항을 건의해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경영진에서 이를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인다는 점인데, 최근 대표님과의 면담을 통해 개선사항들이 급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면 이직을 더 이상 고려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3. 역피라미드 구조라도 할 말은 해야 한다.

현 직장은 좋은 글로벌 회사고, 한 분야에서 선두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이만큼 오랜 업력을 이어올 수 있었던 데에는 많은 노력도 한 몫 했겠지만, 그만큼 많은 고인물을 만들어 냈다. 실제 회사에서 제일 많은 직급은 부장, 차장. 조직 내에 대리 1명, 사원 1명 꼴로 팀당 사원-대리 비율이 20%가 안 된다. (실제로 10명이 한 팀인 부서에 대리 1명, 사원 1명이 전부)

부장, 차장, 과장 비율이 50%를 훌쩍 넘는다.

역피라미드 구조에서 과장 이상의 관리자 직급에서는 불만사항에 대해 크게 개선의 의지가 약해 보였다. 연봉도 2배 이상 높고, KPI는 밑에서 알아서 달성해오는데 굳이 움직일 이유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1명, 2명에 불과하지만 대리-사원과 같은 저연차 직급에서도 근무효율에 있어서 불만사항을 지속적으로 언급해야 한다. 그래야만 위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움직이는 기미라고 보인다.


현재진행형이지만 가시적으로는 연봉에서부터, 또한 KPI와 무관하게 5시 이후에 강제되는 불필요한 업무지원과 내부회식에 대해서는 개선될 때가지 지속적으로 사내에서 발언할 예정이다. 특히 이러한 상황이 받아들여지는 이유 중 하나는 근속년수가 매우 짧은 신입사원들의 턴오버(Turnover)에 위기감을 느낀 대표님의 지시사항도 적극 반영되기 때문인데, 변화는 기회가 왔을 때 시도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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