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화. 먹으며 즐긴 도쿄 여행
여행의 묘미는 보는 것과 먹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제는 도쿄를 돌아다니며 눈으로 즐겼다면, 오늘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여행을 만끽하기로 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질 때까지 숙소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한 후, 한국에서 지인들에게 추천받은 맛집을 검색했다.
(파워 J) 영업시간과 최적의 동선을 고려하여 하루 일정을 정리하는 게 편해서 출발하기 전, 방문할 장소들의 위치와 영업시간을 확인하며 동선을 정리했다.
일본에 왔다면 어떤 음식을 꼭 먹어야 할지 우선순위를 정했을 때 떠오르는 1순위는 스시였다.
그래서 8개의 선택지 중에서 시부야 히카리에 6층 Miuramisakikomegumi에 가보기로 마음먹었다.
숙소에서 1시간 이내의 적당한 거리와 2순위 스키야키 음식점과의 거리 등을 고려해 봤을 때 가장 적당해 보였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며 오늘도 일본 사람들의 신선한 일상들을 구경하며 시부야 히카리로 이동했다.
도쿄의 지하철은 바쁜 듯하면서도 정돈된 분위기를 자아냈다.
Miuramisakikomegumi는 백화점 내부에 있는 식당으로 우리나라 현대백화점이나 롯데백화점에 있는 식당가처럼 보이는 위치에 있었다.
엘리베이터보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도보로 식당으로 걸어가며 일본의 백화점에는 어떤 물품들이 파는지 구경하면서 걸어갔다.
식당 입구의 깔끔한 인테리어를 바라보며 들어가니, 입구에선 회전하는 접시 위에 초밥이 보였고 친절한 미소로 환대해 주시는 주방 모자를 쓴 주방장님의 모습이 보였다. 손님이 많지 않아 더욱 환하게 반겨주시는 모습 같아 보였다.
점심 피크 타임이 지나서 인지 바 테이블에는 커플이 앉아 있고 넓게 비어있기에 나는 그 옆옆 자리에 앉았다.
좌석마다 테이블 패드가 있었는데, 한국어로 된 메뉴판이 없어서 테이블 패드의 메뉴와 그림을 해석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혼자라서 여유롭게 모든 메뉴와 사진을 살펴봤다.
종류가 너무 많아 한참을 어떤 것부터 먹어야 할지 고민을 했다.
탭을 눌러도 마음에 드는 메뉴가 바로 보이지 않아, 파파고의 번역기를 거의 3바퀴를 돌리며 찾아봤다. 그러다 주방장이 추천하는 참치 오마카세라는 메뉴가 눈에 띄어 먼저 주문을 넣었다.
그리고 어제까지 스테이크와 와인 등의 일본에서 유명한 음식을 먹지 못했다는 생각에 오늘은 일본에서 꼭 맛보고 싶었던 삿포로 생맥주도 함께 시켰다.
한국에서와는 다르게 기본 반찬으로 녹차 가루와 따뜻한 물이 앞에 있었고 초생강이나 간장 등은 똑같았다. 그리고 따뜻한 물수건을 함께 주어 손을 닦을 때도 따뜻한 기분이 들어 좋았다.
곧 주문한 생맥주와 참치 오카마세 5점이 나왔다. 생긴 건 한국의 고급 횟집과 유사한 느낌이 들었다. 접시 위에 놓인 다섯 점의 참치 스시는 보기만 해도 황홀했다.
첫 점은 간장에 담가 절여진 초생강의 맛이 스시의 향을 방해할 것 같아, 간장만 살짝 묻혀서 먹어 보았다.
와.. 흔히 스시가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고 하는데, 딱 그 맛이었다.
부드러운 밥알과 고소한 참치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입에서 사르르 녹았다.
아이스크림처럼 녹으면서 드는 달콤하고 고소한 그 맛은 그동안 내가 먹어봤던 참치 스시가 우습게 느껴질 정도로 완벽했다.
너무 맛있어서 바로 다음 스시를 먹고 싶었지만, 4점 남은 안타까움에 눈앞에 준비한 따뜻한 녹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제야 알았다. 그리고 왜 일본에서 기본적으로 녹차를 제공하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미지근한 생수와는 달리 담백한 녹차를 입안에 머금으니 스시를 먹으며 감돌았던 입안의 감동이 진정되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덕분에 다음 스시를 위한 준비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스시의 감동을 녹차로 진정시키니 삿포로 생맥주가 김을 잃어가며 자신은 보지 않는지 보채는 것 같았다. 그래서 가볍게 맥주로 목을 축였다. 맥주 특유의 깔끔하면서도 시원한 목 넘김이 스시와 잘 어우러졌다.
이어서 남은 참치 스시들도 하나하나 음미하며 먹었다. 하지만 아직 배가 만족스럽게 차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왕 온 김에 제대로 먹고 가고 자는 마음으로 런치 세트를 추가로 주문했다.
양이 많아서 그런지 직원이 혼자 먹는 게 맞느냐고 두 번이나 확인했다. 심지어 다른 직원까지 와서 세 번째 확인까지 했다.
확신에 찬 모습으로 “맞다”라고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왠지 모르게 음식점 분위기가 더 밝아진 것 같았다.
역시, 여행에서는 돈을 많이 쓰면 더 친절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법이다.
새롭게 나온 점심 세트 메뉴는 기본 스시들과 장어초밥이 포함된 구성이었다. 그중에서도 큰 접시의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장어초밥이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했다. 마치 한 마리의 장어를 모두 사용해서 한 점을 만든 듯한 그 자태는 과연 네가 한입에 나를 먹을 수 있느냐?라는 도전적인 자태를 보이고 있었다.
이에 질 수 없다 느낀 나는 녹차를 한 모금 마신 후, 용기를 내어 한입에 넣었다.
입에 들어간 순간…
장어가 부드럽게 녹아내렸다.
아까 먹었던 참치가 바다의 신선한 풍미를 담은 부드러운 아이스크림 같았다면, 장어 스시는 좀 더 진한 맛과 강렬한 감칠맛이 인상적이었다.
그 크기에 맞지 않게 입안에서 빠른 속도로 녹으며 자신의 강렬함을 마음껏 내뿜는 것이 대단한 맛이었다. 정말 최고의 한 입이었다.
만족스럽게 식사를 마치고 계산서를 확인하니 총 6,000엔이 나왔다.
이 정도 맛과 경험이라면 충분히 가치 있는 지출이었다.
곧바로 스키야키를 먹으러 가기에는 배가 너무 불러서, 근처 아사쿠사를 산책하며 소화를 시키기로 생각하며 식당을 나왔다.
4-1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