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 다가간다는 것은

심행_에세이

by 심행

하늘에서 분홍 벚꽃 잎이 바람에 몸을 맡겨 비처럼 흩날렸다.

그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문득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일렁였다.

이렇게 예쁘고 고운 순간은 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소중한 사람을 보고 싶게 만든다.

그래서 그 사람에게 저녁을 함께하자고 연락했다.


“뭐 먹고 싶어요? “

날이 흐린 저녁, 강남에서 막걸리와 전을 먹자는 답이 돌아왔다.

강남에서 다른 많은 맛집들을 갔지만, 전집은 많이 가보지 않아서 맛집 전문가의 아는 지인에게 강남에 소수로 가기 좋은 ‘맛집’을 추천받았다.


이렇듯, 해보지 않은 것을 시도할 땐 필연적으로 ‘누군가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며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도우며 살아간다.

내가 도움을 받기 위해선, 평소에 내가 어떤 도움을 건넸는지가 중요했던 것 같다.


관계는 결국 서로의 손이 닿는 지점에서 시작되고 자라난다.

그리고 그런 서로가 도움이 된다는 관계는 서로의 공통점을 통해 연결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소주 한 잔을 기울일 때, 주량이 3병인 사람에겐 원 샷도 가볍지만 주량이 1병인 사람에게는 그 한 잔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럴 땐 상대의 주량 속도에 맞춰 천천히 함께 걸어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헬스장에서 무게를 들어 올릴 때도 마찬가지다.

평소에 60kg을 드는 사람에겐 20kg이 가볍지만, 처음 드는 사람에겐 10kg도 버겁고 무거울 수 있다.

내가 느끼는 무게보다, 상대가 느끼는 무게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해 없이 나의 기준을 강요하면, 관계는 금세 큰 부담으로 다가와 함께하기 어려워진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기엔 너무 복잡하고 빠르게 변한다.

내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게 있듯, 다른 이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이 있다.

그렇게 서로의 장점과 단점이 모여 세상을 이룬다.

그래서 나는 내가 잘하는 것과 부족한 것을 먼저 파악하려 한다.

그리고 나를 도와주는 이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기준을 생각해보려 한다.

왜냐 하면, 그게 내 삶의 난이도를 가볍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내가 쉬운 것을 남에게도 쉽다고 여기며 강요한다면,

언젠가 내가 힘들 때 그들도 본인의 시선으로 나를 외면할지 모른다.

그런 시간이 쌓이면, 점점 사회에서 어느덧 내 자리의 의미마저 흐려진다.

그리고 그런 고립과 낮은 성과는 점점 나를 외롭게 만들어 빠져나오기 힘들게 만든다.


반대로, 내가 가진 여유를 나누고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나의 어려움에도 이해해 주고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이들이 생긴다.

그리고 그 순간이, 어쩌면 외로움에서 벗어나는 진짜 방법일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내 마음을 글로 적는다.

누군가에겐 작은 위로가, 또 다른 누군가에겐 손을 내미는 말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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