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매일이 휴일인데… 왜 직장인들의 ‘10일 연휴’가 더 부러울까?
휴직한 지 두 달.
첫 번째 미션인 공인중개사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오늘도 나는 아침에 아내와 아이를 배웅하고 스터디카페로 향한다.
아직은 덥다.
그래도 당근에서 업어온 전기자전거가 있다.
최대 속도 25km/h가 주는 스릴은 생각보다 크다.
“아… 오늘도 내가 달리고 있구나.”
그 짧은 질주 속에서 잠시 현실을 잊는다.
그리고 스터디카페에 도착하면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함께 다시 정신을 붙잡는다.
이게 요즘 내 하루이다.
이제 곧 추석.
올해는 특히 길다.
샌드위치 연휴에 연차까지 쓰면 10일 쉰다는 사람도 있다.
그 ‘사람’은 바로 내 아내다.
문제는…
나는 휴직자라서 연휴가 의미가 없다는 것.
매일이 휴일인데, 정작 나는 하나도 안 쉬는 것 같다.
묘하게 서러운 마음을 달래며 “그래, 뭐… 남들보다 더 쉬는 거지”라는 자기합리화를 슬쩍 꺼내본다.
사실 나는 ‘육아휴직’했다는 사실을 아직 처가댁에 알리지 않았다.
여러 이유가 있다.
책임감 없어 보일까 하는 걱정,
그리고 ‘남자가 육아휴직을?’이라며 미묘한 시선이 날아올까 하는 불안.
그래서 이번 추석도 패턴은 그대로다.
아내와 아이가 먼저 내려가고,
나는 1박 2일로 조용히 합류했다가 올라오는 방식.
휴직자 신분을 꽁꽁 숨긴 채 말이다.
이렇게 은근한 불편함을 안고 지내는 육아휴직이지만,
그래도 얻은 것이 하나 있다.
아이와 내가… 어느새 가까워졌다는 것.
예전엔 나를 ‘가끔 보는 사람’ 정도로 취급하던 아이가
이제는 자다 깼을 때만 빼고는 뭐든 나랑 한다.
목욕도 나랑, 밥도 나랑, 낮잠도 나랑.
특히 아내에게 혼났을 때는 0.1초의 고민도 없이
“아빠!!!”를 외치며 내 품으로 달려온다.
그 순간만큼은
“휴직이고 뭐고, 나 지금 세상 다 가진 느낌인데?”
하는 벅참이 밀려온다.
그래서 오늘도 25km/h 스릴과 함께
스터디카페로 달린다.
아빠의 하루가, 휴직자 이상의 의미가 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