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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anXpaper Jul 23. 2024

[잡담] 인공지능의 미래

과연 인간의 다정한 친구가 될 것인가? 

인공지능의 미래 - 과연 인간의 다정한 친구가 될 것인가?



인간은 이기적 유전자의 생존 전략에서 파생된 일종의 부산물이고, 사회는 기본적으로  보이지 않는 손이 지배하는 거래 관계의 구축물일 것이다. 그렇다. 생물학과 경제학의 이론들이 오늘날 사회를 설명하는 데에 가장 적합한 이론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론이란 것은 특정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종의 해석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과 사회 현상을 이해하는 데에 꽤나 도움이 되고, 그런 의미에서 진실에 상당히 근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제 머지않아 인간의 "의식" 또한 정보 처리 모듈의 일종으로, 그 본질이 기계적인 것으로 결론이 날지도 모르겠다. 물론 과학의 세계에서 "결론"이란 말은 항상 잠정적인 것이며 일종의 가설이다. 확률적으로 오류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100퍼센트 옳은 결론이란 건 없다. 그러나 인간의 의식이 (생체) 기계가 아니고 일종의 영혼 비슷한 것이라는 귀무가설을 기각할 강력한 증거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하는 것 같다. 


인공지능 이론을 슬쩍 들여만 봐도 등골이 오싹하다. 학습이라는 인간의 뇌세포 활동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데다가 기억의 소멸 같은 건 없고 대용량의 정보를 인간은 흉내 낼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순식간에) 처리한다. 기계 프로그램이 이제는 소설도 쓴다고 한다. 그것도 설득력 있고 엄청 빠른 속도로. 


설마 기계가 인간과 같은 의식을 지니게 될까? 개인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추측한다. 멀지 않은 미래에 기계는 의식뿐만 아니라 무의식도 지니게 될지 모른다. 스타트렉의 인조인간 컴퓨터인 <데이터>가 자신의 정체성을 두고 고뇌하는 장면 같은 게 그려진다. 미래에는 고뇌하는 로봇과 친구가 되어 대화를 나누는 우리의 아들딸 혹은 조카들을 흔히 볼 수 있게 될 것 같다. 


그건 소설에 불과해, 라고 단호하게 주장하는 사람의 얼굴을 나는 지그시 바라본다. 소설이라고? 


개인적으로 어느 정치인이 자신의 혐의를 모두 소설이라고 주장하며 “소설 쓰고 있네”라고 할 때 짜증이 난다. 그런 식으로 소설을 폄하하는 발언을 할 때 소설 읽기를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은 기분이 무척 나빠진다. 그런 말을 자주 하면 사회적으로 불면증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소설 쓰기가 매우 어렵기에 잠 못 드는 밤을 보내게 될 테니까 말이다. 어쨌든 소설 폄하 견해가 자주 통용되면, 인공지능도 열심히 그따위 말투를 학습하여, 소설과 소설가를 비아냥거리는 좋지 못한 습관을 지니게 될 것 같다. 물론 그 대신에 인공지능이 친구처럼 느껴질 수 있다. 편견에 빠진 보통 사람 친구 같은 인간적인(?) 분위기가 물씬 나겠지. 




내게 인공지능 친구가 있다면, 그의 이름을 목요일 오후 네시 사분이라고 짓고 싶다. 일주일 가운데 가장 힘든 지점을 막 통과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물론 내 경험상 그 시간이 그러하다는 것이다.) 어쨌든 불면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나는 도움을 받기 위해 인공지능 친구를 부른다. 


- 어이, 서즈데이 44! 불면증과 우울은 상관관계가 깊은가? 


- 95 퍼센트 신뢰구간의 답변을 원하십니까? 최근 일주일 동안의 전 세계 의료 진료 결과를 종합하면 말씀하신 두 증세가 동시에 발생한 환자 비율로 보건대…


- 서즈데이! 귀납적인 통계적 빈도 말고 이론적으로 증명해 봐. 아니, 아니다. 연역적인 방법론도 말고, 분자생물학 이론도 말고…. 다른 방식으로 접근 하자. 음, 나를 봐봐. 키 179, 몸무게 72. 기혼. 정신연령은 좀 어리지만 그 대신 잘 생겼지. 물론 가진 건 별로 없어. 고작 돈과 매력뿐이고… 이런 중년 남자가 우울증과 불면증에 동시에 시달리는 사례를 종합하여 이를 극복하는 생활 방법을 인공지능적으로 좀 써봐. 


- 저보고 지금 소설 쓰란 겁니까? 중년의 외로운 탐정 필립 말로가 등장하는 <빅 슬립> 같은 스타일로요?  


- 음. 그냥 수면제나 좀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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