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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르스IRS Oct 14. 2022

마음건강은 전파된다

그러니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건강해져야 한다.

우리는 보통 힘들다, 우울하다 같은 부정적인 얘기를 하기 어려워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다른 사람들의 무거운 이야기들을 잘 들어주는 착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자신들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다보면 자신도 힘들어지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더 그런 듯하다. 그만큼 자신의 이야기를 누군가 들어주면 힘들어질 것이고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니까 피해를 주지 않게 하기 위해서 더 꽁꽁 싸매는 것이다.


나도 사실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돕는 것이 내 전부라고 생각해서 도움이 필요해보이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려고 했다. 지금도 알게 모르게 그런 게 나오긴 한다. 상담도 받고 심리학 도서를 읽으면서 배우고 알게 된 건 내가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얘기해주는 사람들의 감정에 내 감정이 같이 붙어버려서 내가 깉이 힘들어진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얼른 그 힘듦을 없애야겠다는 과한 사명감에 불탔더라. 지금은 내가 왜 그런 속성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게 돼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도 잘 내릴 수 있게 돼서 그런지 어떤 얘기를 들을 때 훨씬 부담스럽지 않게 되었다.


원리를 딱딱하게 설명하자면 다른 사람과 나 사이에 심리적인 거리를 둘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말만 들으면 진심으로 공감해주지 않는 것처럼 들리겠지만 따지고 보면 다른 사람의 모든 것을 그대로 느끼는 것은 불가능하고 나와 남은 다른 것이 맞기 때문에 오히려 그래야만 더 좋은 방향으로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다.


이런 점도 마음이 건강해졌기 때문에 가능해졌다고 생각하는데 나만 가능한 게 아니라 마음이 건강하고 단단한 분들은 능숙하게 해내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단단한 사람들에게 힘듦을 얘기한다면 지혜로운 방법으로 해결하고 더 나아가 근본적인 마음의 원인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면 마음이 아팠던 사람들도 건강해지게 되고 아팠다가 건강해진 과정을 본인이 직접 겪었기 때문에 또다른 마음이 아픈 사람들에게 충분히 공감해줄 수 있다.


이렇게 좋은 영향은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점점 퍼져나가기 마련이다. 힘들고 어려운 게 있을 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에게 털어놓더라도 서로가 더욱 힘을 얻는 것이 당연해지는 게 더 좋은 사회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죽을 만큼 힘들었던 아픔이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힘으로 되돌려 받았음에 감사하면서 주위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며 손을 내밀기를 계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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