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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르스IRS Nov 04. 2022

20대 중반 애송이가 생각하는 결혼

지금의 내 생각을 기록으로 남긴다

글 소재를 얻기 위해서 얼마 전에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내 생각이 궁금한 주제가 있는지 질문을 올려봤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 궁금한 경우가 많지 않아서 그런지 답변은 몇 개 안 됐지만 그중에 결혼에 대한 내 생각이 궁금하다는 답변이 와서 적어본다.


가벼운 분위기로 글을 시작해보자면 결혼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나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의미 없는 생각이기도 하다. 여자친구도 없고 아직 학생이면서 경제적으로 여유롭지도 않다. 그래서 친구들끼리 결혼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때면 '내 롤모델은 성경 인물인 사도 바울이다(사도 바울은 결혼을 하지 않았다)'라고 맨날 대답하곤 한다.


그렇다고 결혼에 대한 생각을 안 한 건 아니다. 사진 계정을 많이 팔로우하고 있다 보니 인스타그램 탐색 탭에서 스냅사진 게시물이 많이 뜨는데 한동안은 웨딩 스냅 게시물만 본 적도 있었다. 예전부터 자주 생각해왔고 계속해서 조금씩 바뀐다. 오늘 이 글을 쓰는 것은 현재 나의 생각을 기록해놓는 목적으로 쓰고자 한다. 시간이 지나 이 글을 다시 봤을 때 나는 무슨 생각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사진들만 보면 곧 결혼하는 사람인 줄 알 것 같다.


일단 결혼에 대한 생각이라고 하면 두 가지일 것 같다. 결혼 자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배우자는 어떤 사람을 생각하고 있는지.


먼저 결혼 자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적어보겠다.


내가 생각하는 결혼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배우자를 통해 내가 온전해지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글을 써온 것을 보면 알겠지만 나는 스스로에 대해 만족하고 감사하고 있다. 온전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이대로가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인지라 나는 구멍 투성이다. 나름 다양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모든 경험 대비 퍼센티지를 보면 굉장히 적고 관점을 넓히려고 노력하지만 부족하다. 하나의 문제에 대해 혼자 고민하는 것과 둘이서 고민하는 것은 1 vs 2가 아니라 1 vs 10 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문제 해결 같은 딱딱한 이유가 아니라 마음 건강 면에서도 과학과 의학의 발전으로 평균 100세는 살 거라고들 말하고 나는 가뜩이나 사람을 좋아하는 편인데 평생 적당한 거리를 둔 사람들로만 내 인간관계를 유지한다면 꽤나 힘들 것 같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온전히 공감해줄 수 있으면서 동시에 나를 믿고 자신의 이야기를 해줄 배우자를 만나는 건 내 마음 건강을 위해서라도 필요한 것 같다.


지금 문단의 내용은 내가 애송이인 데다가 결혼은커녕 연애도 안 하고 있는 사람이라 하는 생각일 수도 있다. 부모님은 결혼이 두 사람만의 일이 아니라 두 가정이 만나는 일이라 더 많이 생각해야 하고 잘 생각해야 한다고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일단 부부가 될 두 사람이 정말 서로에게 맞는 짝이라면 된 거 아닐까 싶다. 결혼식도 개인적으로는 양가 부모님들이 지인들의 축하를 받고 그동안 열심히 축의금과 부조금을 낸 노력의 결실을 맺는 그들의 이벤트가 아니라 부부를 위한 이벤트라고 생각한다. 이건 생각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친인척들과 가까운 지인들만 몇몇 모아서 결혼식을 하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이제 배우자에 대한 내 생각을 적어보고자 한다.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종교'다. 글을 쓰는 내용들의 기반이 성경이라고 생각하는 나인데 내 배우자가, 여자친구가 다른 종교이거나 종교가 없다면... 꽤나 자주 다툴 것 같다. 책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자신이 공격당했을 때 활성화되는 뇌의 부위는 자신의 가족이나 종교가 공격당했을 때도 활성화된다는 글을 읽었다. 그렇다고 내가 기독교를 믿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부정적으로 말하지 말아 달라고 하는 얘기는 아니다. 단지 연애를 하거나 부부가 되면 서로가 서로를 위해 양보를 하는 게 필요한데 종교와 같이 신념이나 가치관에 대한 부분에서는 양보하기가 정말 어렵기 때문에 애초에 그런 갈등 요소를 만드는 건 바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 배우자가 나와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앞으로 전진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도전해야 하고 위험하거나 잘못된 방향이라는 생각이 들면 대화로 생각을 공유해서 좋은 방법을 찾아나가는. 며칠 전 내 기질에 대해 올린 것처럼 맨땅에 헤딩해가면서 전진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나처럼 맨땅에 헤딩하는 사람이어도 좋고 반대로 현상 유지를 위해 단단하게 버텨줄 수 있는 사람이어도 좋을 것 같다. 둘 다 맨땅에 헤딩하는 걸 좋아하는 변태 부부라면 여러 의미로 대단한 부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마음이 건강한 배우자였으면 좋겠다. 마음이 건강하면 생각이 성숙하고 당연스럽게 서로를 존중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가 경험해봐서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이를 키울 때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육아를 하게 됐을 때 마음이 건강하지 않은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커서도 굉장히 힘들어할 것을 잘 알기에 미리 예방하고 싶다. 물론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내 배우자 탓만 하지 않기 위해서 나도 계속해서 스스로를 탐색하고 살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외에도 디테일한 부분이 있지만 이 이상은 TMI인 듯하여 여기까지. 큼직큼직한 부분들은 다 적은 것 같다. 나에게 주제를 던져주신 지인께도 충분한 답변이 되었으면 한다. 쓴 글을 잠시 훑어봤는데 무슨 구혼 공고 같기도 하다.


이번 글도 물론 무게를 두고 적었지만 주제 자체는 이전 글과는 다르게 누가 들어도 재미있을 법한 주제인 것 같아 새로웠다. 종종 이런 주제로 글을 적어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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