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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르스IRS Nov 09. 2022

감정을 다룰 수 있게 도와주는 이성

이성과 감정의 모순된 이야기

얼마 전 적은 결혼에 관한 글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건강한 사람과 만나서 내 아이들의 정서를 건강하게 발달시켜주고 싶다. 마음이 건강하고 자존감이 높으면 그 이상 무언가를 해주지 않아도 알아서 쑥쑥 자라고 잘할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원리는 확실히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던 찰나에 한 영상을 보게 됐다. 그 영상은 오은영 박사님의 채널 영상 중 '감정 발달 이 영상 하나면 끝!(마음이 단단한 아이로 키우는 절대원칙'이라는 영상(https://youtu.be/ZXUh7Xat6Rw)이었다.


이 영상에서 오은영 박사님은 아이들의 감정이 건강하게 발달할 수 있게 도와주려면 부모가 아이들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제시한 것이 아이들이 어떠한 감정이 느껴져서 특정 행동을 했을 때 부모가 어떤 생각이 들었고 어떤 기분이었는지 물어보는 것이었다.


나는 감정은 자연스럽게 발달하고 알아서 잘 표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특히 특정 행동을 했을 때 느꼈던 감정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말해주는 것이 중요하단다. 영상에서는 아이가 유치원에서 어떤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순서를 기다렸다가 놀이 시간이 끝날 때까지 타지 못한 상황을 예시로 들었다. 이 아이가 집에 와서 '나 유치원 안 갈 거야! 선생님 미워!'라고 했을 때 가장 좋은 부모의 반응은 '그렇게 얘기하면 못 써!' 하면서 그 반응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었다. '무슨 일이 있었니?' 하고 물어보고 얘기를 듣고 나서 '놀이기구를 못 타서 속상했구나?', '선생님이 놀이기구를 못 타게 해서 서운했구나?' 하고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주는 동시에 그 감정이 어떤 건지 '말로' 다시 얘기해주는 것이었다.


유튜브 영상 '※감정 발달 이 영상 하나면 끝![오은영의 버킷리스트]' 중


내가 이 부분을 인상깊게 기억했던 이유는 이성과 감정이 별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람의 성격을 구분할 때도 이성적인 사람과 감정적인 사람으로 나누는데 그 두 가지가 서로 깊게 연관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말'이라는 것은 생각을 하고 곱씹어서 하는 이성적인 활동이고 '감정'이라는 것은 마음에서 느껴지는 굉장히 추상적인 느낌인데 아이의 감정이 잘 발달하려면 추상적인 '감정'을 이성적인 '말'로 꺼내야 한다니.


생각해보면 우리가 성숙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판단하는 사람이다. 감정이 올라왔다고 그대로, 또는 과장해서 표현하는 사람이나 느낀 감정을 모르거나 꾹 참고 누르는 사람을 우리는 성숙한 사람이라고 하지 않는다. 물론 본능적으로 사람은 감정을 먼저 느끼지만 그것을 한 번 멈추고 생각해볼 수 있다면 그런 사람이 바로 성숙한 사람이 아닐까 한다.


그래도 한 가지 희명을 느꼈는데 그것은 영상 중간에서 오은영 박사님이 '감정 발달에는 나이 제한이 없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내가 아무리 성인이고 나이가 많아도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실제로 주위 사람들에게 표현하는 도전이 계속된다면 감정 발달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내가 첫 상담을 받을 때 상담사 선생님이 보여주셨던 '감정 카드'가 생각이 났다. 감정의 이름들이 적힌 카드였는데 내 기분이 어떤지 그 중에서 뽑아보라고 하실 때 사용했었다. 인터넷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으니 내가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또는 사랑하는 사람 중에 도와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조심스레 나에게, 그 사람에게 선물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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